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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대생 vs 일본 법대생, 누가 더 공부 많이할까?

법무부 블로그 2011. 6. 6. 19:00

 

한국인 유학생의 일본법대 생활 들여다보기

흔히 ‘법조인’ 이미지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십니까? 단정하고 반듯하지만 때로는 인정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법조인이 되기 위해 오로지 공부만 해왔던 공부벌레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만큼 ‘법’을 다루는 사람은 냉철해야 한다는 믿음일 수도 있고, 다른 것에 한눈팔면서 법조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 할 정도로 법이 어렵다는 뜻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한국에서 법조인이 되기 위해 법대나 로스쿨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처럼, 외국에서도 법조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부에 모든 시간을 투자하는 우리나라의 법대생들과는 생활이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일본의 게이오 대학교(慶応義塾大学) 법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최희경씨를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Q.한국에도 많은 법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법대를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특별히 해외 법대에 의미가 있었다기보다는 어릴 적 부 터 일본어, 영어와 같은 외국어공부를 해왔었기 때문에 국내 대학보다는 해외유학을 통해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접하고 견문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저는 지금 법학부 정치학과 1학년인데, 학부생으로서 법과 정치를 구체적으로 공부할 기회를 가지게 되면서 해외법대의 진학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접하면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사물을 생각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게이오대학 유학생 최희경양. 법학부 1학년.

 

Q. 학교에서 어떠한 것들을 배우나요?

A. 저희 학교 법학부 정치학과에서는 외국어학습을 대단히 장려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부생들이 두 종류 이상의 외국어수업을 수강하고 있지요. 그 외 과목은 필수과목인 전공수업과 일반교양 수업이 있습니다. 저는 1학년입니다만, 전공수업에는 법학기초, 헌법, 정치학 기초, 정치사상 기초, 일본정치 기초, 국제정치 기초, 사회학, 경제학 등 다양한 수업이 있습니다. 이수에 실패하면 다음해에도 이수를 해야 하는 중요한 과목입니다.

 

일반교양 수업에는 미술, 음악, 지역문화연구, 자연과학, 논리학, 심리학, 배드민턴, 아쿠아엑서사이즈 등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수업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논리학, 생물, 영국지역문화연구 등을 교양수업으로 들었습니다.

 

한국의 법대에서는 로스쿨 준비반을 운영하여 법조인이 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는데 반해, 일본의 게이오 법대는 외국어 학습을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 새로웠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두 종류 이상의 외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게이오 법대의 학생들은, 훗날 법조인이 되었을 때 국제적인 법률문제도 능숙하게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일본 법대학생들의 학교생활은 어떤가요?

A. 법대생이라서 특별한 학교생활을 하는 건 아니에요. 일반적으로 이쪽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와 서클활동을 합니다. 서클은 운동, 치어리더, 서핑, 테니스, 밴드, 악기, 연극, 요리, 오케스트라 등 셀 수 없는 분야의 서클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공부 이외에 흥미가 있는 분야의 서클에 1학년부터 가입해 꽤나 전문적잉ㄴ 레벨이라고 말할 정도의 취미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수업에서는 친구를 사귈 기회가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서클활동을 통해 취미가 같은 동기와 선배들과 친하게 지냅니다. 여름방학, 봄방학과 같은 장기적인 휴가 시즌에는 모두가 합숙을 가거나 스키여행 등을 갑니다. 아르바이트 등으로 번 용돈은 대부분 여기서 쓰입니다. 파티를 하기도 하고요

 

보통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서 고시원이나 학원, 도서관에서 주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의 학생들에 비해 일본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생활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스트레스를 잘 풀어주고, 그 에너지로 공부를 하는 일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자나깨나 공부에만 매달려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우리도 자신의 삶을 즐기며 법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Q. 일본에는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 어떠한 시험을 쳐야 하나요?

A. 일본에도 법과대학원(로스쿨)과 사법시험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대부분 3학년 여름부터 취업활동준비를 하는데, 법과대학원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취업활동을 하지 않고, 사법시험을 준비하죠. 일본 역시 사법시험은 굉장히 어려운 국가고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하거든요. 일본의 로스쿨 제도는 2004년에 시작했는데, 로스쿨을 수료하고 신(新)사법시험에 합격해야 법조인 자격을 얻습니다.

 

 

2004년 처음 도입한 일본의 로스쿨은 현재 햇수로 8년째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급증하는 변호사 수에 비해 그들이 일을 할 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고, 변호사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지며 변호사라는 ‘명성’으로 명예로운 삶을 사는 것이 불가능해 졌다고 합니다. 게이오법대 등 많은 일본의 법대에서 외국어 공부와 서클 활동을 독려하는 이유도 날로 늘어나는 변호사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키우고 법 지식 이외의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덮어놓고 놀면서 어떻게 법 공부를 하나 했더니, 그런 활동도 다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키우기 위한 활동이었군요!^^

 

Q. 법대나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만 전해주세요!

A. 법 공부를 시작할 때에 기초가 되는 전문용어 등이 어려워서 공부하기 까다로운 분야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는 듯합니다. 그래서 다른 학문보다 더 파고들고 더 시간을 할애하여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죠. 하지만 오로지 법만 공부해서 법조인이 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법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자기가 주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외국에서 법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외국 로스쿨에 진학하기 전에 외국어 능력을 탄탄하게 쌓아두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지인이 아니라서 언어가 부족하고, 그 때문에 다른 친구들보다 수업 내용을 못 알아듣는다는 핑계는 나를 발전시키는 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거든요.

 

 

           

 

 

일본에서 법대생활을 하고 있는 최희경 학생에게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본 로스쿨의 도입과 정착 과정을 들으면서 로스쿨 도입 초기에 법 공부를 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데요. 변호사라고 하여 ‘법’만 아는 획일적인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전문분야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중점 분야를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로스쿨 제도를 통해 법조인이 된 사람들이 노력한다면, 법조인은 ‘딱딱하고 냉정하며 공부밖에 모른다’는 과거의 이미지가 아닌, ‘다방면에 해박한 팔방미인’이라는 새로운 이미지가 탄생할 수도 있겠지요? 그럴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이미지 = 이미지클릭-알트이미지

인터뷰 = 이강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