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0%에 도전한다!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

최근 6월 25일부터 윤창호법이 시행되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습니다. 지난 8월 14일,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 방문하였습니다.

 

먼저 ‘윤창호법’이란,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른바, ‘특가법’) 개정안」과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말합니다.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어 숨진 故윤창호 씨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법안입니다. 윤창호법의 주요 내용은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

 

 

양천구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는 2018년부터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가상현실(VR) 치료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57개 보호관찰소에서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통신지도, 대면접촉,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 등을 실시하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느끼도록 하고, 더 이상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전 보호관찰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Q.음주운전이 나쁜 것을 알면서도 재범이 계속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처벌과 음주운전자들의 잘못된 생각이 음주운전 재범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단속에 걸리면 대체로 벌금형을 받고, 재범을 해도 인명사고가 없다면 또 다시 벌금형을 받고 풀려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제도적 관행은 운전자들에게 음주운전을 해도 크게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고 이를 강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Q.재범 우려가 높은 사람들을 법적으로 음주를 금하는 등의 제도가 있나요?

A.법원에서 알코올의존증이 있거나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보호관찰을 명하면서 ‘일정량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 것’이라는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Q.보호관찰 기간 중 음주운전을 하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요?

A.음주운전 현장을 보호관찰관이 직접 목격한 경우 음주운전자는 구치소에 유치되고 집행유예 취소의 불이익을 받습니다. 이와 별개로 보호관찰관은 관할 경찰서에 수사의뢰도 하는데, 보호관찰관이 음주운전 사실을 나중에 인지한 경우라도 사안이 중한 경우에는 집행유예 취소 신청 등 엄격한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Q.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은 어떤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고 그 효과는 무엇인가요?

A.주로 음주운전사범에게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을 권하고 있습니다.

가상음주운전 체험을 한 사람 중 일부는 “내가 이렇게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하며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다만, 가상음주운전 체험을 하는 동안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증상을 호소하는 대상자도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체험해 본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

 

 

 

인터뷰가 끝나고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보았습니다.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은 음주운전사범을 대상으로 하며, 혈중알코올농도 0.05% (소주2~3잔), 0.10% (소주 6~7잔), 0.15% (소주8~9잔)의 단계로 음주운전 상황을 머리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HMD를 활용하여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하는 것입니다.

 

직진을 할 때보다 커브길을 돌 때 실제 음주상태가 아닌 때보다 훨씬 더 휘어보였으며 그로 인해 더 많이 핸들을 돌리게 되어 사고가 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또한 땅이 일정하고 편평하게 보이지 않고 울퉁불퉁 불안정하게 보였고, 인지 속도가 느려지는 등 감각이 느려지고 대처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음주운전은 나의 목숨 뿐 아니라 타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위험한 행동인 것을 직접 느껴보니 지인들에게도 무슨 일이 있어도 음주운전은 하지 말라고 당부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지도전화를 하는 모습(좌)과 실제로 보내는 단속문자 내용(우)

 

 

성인보호관찰과에서는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 외에도 대면상담, 문자, 전화 등의 통신지도를 하는 보호관찰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곧 다가올 추석을 대비해 음복 후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지도 전화를 하였습니다. 추석 때 어디로 가는지, 음복 후 음주운전을 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안내와 함께 다음 대면 상담 일정을 말해주는 등 전화를 통한 지도를 하였습니다.

 

추석과 설날 등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신나게 놀 수 있는 휴가철 등 음주운전의 위험이 있는 날이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전화, 문자로 지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Q.음주운전 재범률이 줄어들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A.전체 음주운전 재범률은 큰 변화가 없지만,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 감소는 보호관찰의 수시 음주 측정, 출석면담이나 현장방문을 통한 지도감독, 가상현실치료와 알코올치료 프로그램 집행 등 다양한 계도 활동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보호관찰관들의 지도와 노력으로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대폭 감소하였습니다.

 

 

“보호관찰관은 범죄자의 사회복지사 역할을 합니다.”

보호관찰 대상자의 지도 감독과 치료를 도맡고 있으며 관심을 기울여 음주운전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힘쓰고 있는 보호관찰관의 현장을 느껴보았습니다. 음주운전은 나와 타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위험한 행위임을 알고 그 위험성을 모두 인지하여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와 피해가 없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 = 제11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이화진(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