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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라면 어느정도의 인신공격은 참아야 마땅하다?

법무부 블로그 2010. 8. 4. 17:00

연예인! 저지른 사건에 대한 평가 보다 인신공격이 더 많아

 

 얼마 전, 배우 K양이 술자리 폭행 사건에 연루 되었다가 양쪽 합의하에 훈방조치 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지금 큰 활동이 없는 그녀가 연예프로그램이 아닌 뉴스로 오랜만에 얼굴을 내비쳤다니!! 네티즌들은 곧 많은 댓글들을 줄줄이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K양이 폭행을 한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악플이 상당수였습니다. 후배 여배우를 폭행한 C씨 사건에 대한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불거진 연예인의 폭행 사건이었기에 모든 연예인을 싸잡아 나쁘게 표현한 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이디 yo*** 는 “딴따라들은 늙으나 젊으나 왜들 그 모양이냐”며 전체 연예인에게 화살을 돌렸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K양이 아침부터 술을 마신 것부터 좋지 않게 보는 것 같았습니다.

 

 

연예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인신공격은 감내해야 하는 걸까?

말 하나로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이런 연예인 관련 사건이 터질 때 마다 말이 가진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는‘한마디’지만 그 한마디가 모이면 엄청난 힘을 갖게 되지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많은 연예인들은 물론 오랜 우울증이 원인이었지만, 죽음을 선택하도록 불씨를 당긴 것이 바로‘악플’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악플로 시달리는 연예인이 많아지는 요즘,‘연예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인신공격은 감내해야 하는 걸까?’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번 K양 사건에서도 그녀의 폭행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그녀의 평소 모습과 이미지 등에 대한 악플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폭행은 잘못이지만 다른 것은 왜 언급 하냐는 질문에‘자기에게 쏟아지는 의견들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면 연예인은 왜하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떤이는‘악플이 무서우면 누가 연예인하래? 연예인이 될 때는 그런 각오 하고 나오는 거 아냐?’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그녀의 행동을 지적하고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댓글보다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악플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악플을 달며 희열을 느끼는 일명‘악플러’라고 불리는 그들은 연예인이 악플로 인해 자살을 하거나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그 악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연예인들이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병약하기 때문이라고 결정짓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악플러들은 자신이 끔찍이 싫어하는 연예인들에게만 악플을 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습관적으로 사회적인 시선이 집중되는 한 사람에게 찾아가 꼬투리를 잡고 인신공격을 하는 특성도 가지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연‘악플을 감당해 낼 수 있는 의연함’이 연예인이 되기 위한 하나의 조건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악플을 이기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연예인들이나 우울증에 걸리는 연예인들은 정말 정신적으로 병약하기 때문일까요?

 

 

인신공격! 지치지도 않나봐

우리 법은 연예인 일반인 할 것 없이 타인에게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줄 경우 그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내리게 되어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1조 (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말 한마디, 댓글 하나로 위와 같은 큰 죄를 묻는다는 것은 그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를 말해줍니다. 물론 연예인들이 공인이라서 사람들의 눈에 자주 비치고, 그렇기 때문에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향한‘인신공격’을 일삼는 것은 보이지 않는 폭력을 일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인데요. 이번 K양 사건과 관련하여 아이디 b***는 “어떻게 바로 면전에 대고 활동이 저조하다는 식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내뱉느냐? 나라도 화가 나겠다" 며 K양의 입장을 이해했습니다. 또한 아이디 black****는 '친구들과 밤새 술 마셔 본적도 없는 성인군자들만 있나? 왜 이렇게 도덕군자들이 많은 거야? 본인이 밤새 술을 마시면 낭만이고 연예인이 밤새 술 마시면 진상이고. 처음 보는 사람이 너한테 요즘 직장 생활 개판이던데 하고 말 걸어오면 좋겠나?' 라며 무조건 K양만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에게 일침을 가했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이 모두 인터넷 세상을 아름답게 해야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두 K양의 팬도 아니겠죠? 단지 그들은 그냥 지저분한 인신공격이 싫을 뿐입니다.

 

가끔은 대중에 알려졌다고 해서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을 보며 불쌍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다시는 그런 개념 없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라고 충고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연예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연예인들도 카메라 뒤에서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지른 사건에 대해서만 질타하는 성숙한 네티즌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K양의 행동은 네티즌의 질타를 얻는 것이 당연합니다. 공인으로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니까요. 하지만 이번 K양 사건으로 그녀를 비롯한 많은 연예인들이 한꺼번에 그들의 평소 행동과 행실이 심판에 올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도 신이 아닌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고, 그들도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말도 안 되는 욕이나 모욕감을 주는 언어는 그것을 보는 사람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더 큰 거부감만을 느끼게 합니다. 진심으로 해당 연예인의 행동 교정을 원한다거나 진심으로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접하고 싶다면 근거 없는 모욕 대신 논리적인 설명과 호된 꾸짖음이 필요합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네티즌의 힘이니까요.

 

 

 

 

아무리 악플이 많아도 의견을 표출하지 않고 소리없는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해당 연예인보다 악플 자체를 더 싫어하고 있으며, 또한 해당 연예인이 이런 악플을 잘 이겨내고 멋진 모습으로 재기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