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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콩밥’ 먹기 어려워진 이유

법무부 블로그 2010. 8. 3. 20:00

세월 따라 변해 온 교도소의 급식 문화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의·식·주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관심의 대상이지요. 특히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에는 더욱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우리 인간의 식생활은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일부 학자들은 식생활이 그 국가의 문화라고도 표현합니다. 우리나라도 과거 배고팠던 시절의 보릿고개를 거쳐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많은 식생활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더불어 교정시설의 급식도 시대에 따라 많은 변천을 거듭해 왔습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배고팠던 시절이 있었듯이 교정시설의 급식도 상대적으로 허기를 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 열악하던 과거 교도소 취사장.

나라가 가난했던 과거의 징역은 배고픈 설움과 한을 반드시 거쳐야 했습니다.

 

 

 

교도소에서‘콩밥’먹던 시절

한국전쟁이 끝나고 피폐했던 1955~60년대에는 배고픔을 면하기 위하여 양적인 면을 강조하였다면 경제발전이 시작된 1970년대에는 급식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1980년대에는 영양과 기호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갖추게 된 1990년부터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편의성과 기능성을 찾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1957년 7월 19일에는 우리 교정행정 최초로 수용자의 급식에 관한 법령인 ‘재소자 식량급여규칙’이 제정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식량이 부족하여 곡식의 혼합비율을 쌀 30%, 보리50%, 콩20%로 보리쌀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지급되는 밥의 양도 노작의 정도에 따라 틀을 다르게 제작하여 1등식에서 5등식으로 구분하여 차등지급하였습니다.

 

 

▲1등식에서 5등식으로 구분하여 차등지급하기 위해 밥의 양을 달리하여 찍는 틀

 

밥그릇처럼 생긴 틀로 밥을 찍어서 주었기에 틀로 찍어낸 밥을 ‘가다 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가다는 일본어로 형(型,거푸집 형)이고 가다 밥은 ‘틀 밥’, ‘찍은 밥’ 이란 뜻입니다. 그러다가 1986년도에 쌀50%, 보리쌀50%로 혼합비율이 바뀌면서 급식에서 콩이 사라졌으며 이때까지 유지되었던 틀 밥 제도도 폐지되었습니다.

 

지금도 “너 콩밥 좀 먹어야겠다.”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 말은 ‘너 교도소에 가야겠다.’는 뜻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교도소하면 콩밥을 떠올리는 것은 1986년 이전까지 계속적으로 콩밥을 지급했던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콩밥=교도소’라는 상징적인 의미만 남아있는데요. 교도소에서 가끔 먹는 ‘콩밥’은 건강식이 되어버렸답니다.^^;;

 

 

 

과거 수용자 작업 0순위 '취사장'? 지금은 3D업종으로 비인기

 

 ▲쌓여있는 쌀가마니와 취사장에서 작업하는 수용자들

 

과거 수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업장이 취사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취사장에 출역하게 되면 밥은 충분히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교정시설에서 수용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3D업종의 하나가 되었으니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1989년에 이르러서는 쌀60%, 보리쌀40%로 쌀의 비율이 반을 넘었고, 1994년에는 쌀70%, 보리쌀30%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1995년에는 쌀80%, 보리쌀20%로 쌀의 비율이 높아졌으며 국가적으로 쌀 소비가 둔화되어 재고 쌀이 문제가 될 정도가 된 2008년에는 쌀90%, 보리쌀10%비율로 된 밥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교도소 밥은 꽁보리밥 수준?

아직까지도 교정시설에서 제공하는 밥이 쌀은 별로 없고 꽁보리밥 수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밥에서 보리가 두드러지게 많아 보이기 때문이지 결코 비율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혹시라도 집에서 쌀과 보리를 섞어서 밥을 지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교정시설의 쌀과 보리쌀의 혼합비율은 시대에 따라 국가의 경제력 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지급되는 주식의 양을 살펴보면 2008년까지는 1일 1인당 750g을 지급하였으나 2009년부터는 오히려 양이 줄어 650g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비부담으로 구매하여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가 풍족하고 영양상태가 좋아진 수용자들이 밥을 덜 먹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이어트를 위해 정량을 다 먹지 않고 남기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감량지급하게 된 것입니다.

 

근래에는 유사시를 대비하여 주식(쌀, 보리쌀)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상식량(건빵)을 비치하는 등 비상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습니다.

 

▲천안개방교도소에서는 별도의 식당에서 자율배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생활 형편이 나아짐에 따라 급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962년도에는 재소자에 대한 급식 관리에 관하여 심의하고 건의하는 ‘재소자 및 원생 급식관리 위원회’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위원회는 법무부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내부위원으로는 교정국장, 보호국장이 위원으로 선정되었으며, 외부위원으로는 영양 및 위생 전문가인 대학교수들로 구성하여 급식의 질적 향상을 위한 자문을 구했습니다. 최근에는 교정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내부위원으로는 교정정책단장과 소년과장을 선정,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예전에는 일부 기관에서만 급식 전문가(영양사)를 채용하여 식단을 운영하였지만 2005년부터는 전 기관에서 급식전문가(영양사)를 채용하여 위생급식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등 교정시설 수용자 급식은 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배고픈 설움이 사라진지 오랩니다. 지금은 오히려 살찌는 것을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하니 보릿고개를 겪으신 분들은 믿기 어려울 듯하네요.^^

 

날로 발전하고 있는 수용급식이지만 보다 철저한 위생관리와 취사부 및 전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위생교육, 취사장 환경 개선 등 아직도 교정시설 급식이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더불어 수용자들의 급식에 대한 요구 수준도 계속 높아지고 있지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식문화에 발맞추어 수용자들에게도 적절한 급식 처우를 해주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몫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모든 이미지 = 월간 교정 Vol.339호

 

 

 이 글은 [월간 교정 Vol.339호]에 실린 기사를 요약정리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