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한국 축구, 그리스전 승리는 예정되어 있었다!

법무부 블로그 2010. 6. 14. 14:00

 

지난 11일,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첫 경기는 개막 다음 날인 12일 토요일 저녁에 있었는데요,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첫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응원전을 펼쳤습니다.

 

이번 거리 응원은 비가 오는 바람에 코엑스 앞이나 시청앞 등 야외 응원무대에서는 우비를 입고 빗줄기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진행해야 했었기에 더욱 힘이 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선수들이 승리라는 큰 선물을 안겨준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응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서울과 성남, 부산에서의 거리응원 열기와 함께 경기가 끝난 후, 거리를 깨끗하게 치우는 아름다운 시민들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질서로 똘똘 뭉친 코엑스 앞 사거리 응원전

 

 

▲코엑스 앞 사거리 거리응원전 (한국vs그리스전)

 

경기가 시작되기 전 코엑스 앞에서 응원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코엑스 앞은 이미 붉은 악마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공연 초에는 비가 꽤 내렸기 때문에 대부분이 우비를 입고 응원을 하거나 물이 고인 아스팔트 바닥에 우비를 깔고 앉아 응원 공연을 봐야 했습니다.

 

응원 공연이 시작됨과 동시에 사람들은 비가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힘찬 함성 소리로 응원 공연의 열기를 더했습니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올수록 응원의 열기는 더해가고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는데요. 붉은 악마들도 대형 스크린 앞에 마련된 응원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앞에 있는 사람들은 뒷사람들을 위해 뒤에 있는 사람들은 더 뒤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몸을 숙였습니다. 질서를 도와주는 정장을 입은 스태프들 역시 붉은 악마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비를 맞아가며 노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코엑스 앞에 자리 잡은 붉은 악마들의 응원 역시 시작되었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서 응원을 하기 시작하자 서로서로에게 더 큰 힘이 되는 듯 했습니다. 경기 도중 한 곳에서 작은 소리로 응원이 시작되면 그 응원은 어느새 붉은 악마 전체에게로 퍼져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응원전의 질서 역시 잘 지켜졌는데요. 앞에 사람이 일어서서 스크린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화내는 사람들은 없었고, 대신 질서를 도와주는 스태프에게 부탁하거나, 모두 큰 목소리로 “앞에 서 계신 분, 앉아 주세요. 뒤에 잘 안 보여요.” 라고 하는 등, 서로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실수로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모두들 조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붉은 잔디의 힘! 성남 종합운동장 응원전

 

▲ 한국과 그리스전 응원을 위해 속속 모여드는 사람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성남지역에서는 경기 시작 전, B-boy 공연으로 응원을 위해 모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현란한 춤으로 잔뜩 고조된 분위기는 곧이어 시작된 경기에서 더욱 뜨거워진 열기로 이어졌는데요. 축구장을 가득 메운 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던 중, 전반 7분 만에 시원하게 터진 이정수 선수의 골을 본 사람들은 성남종합운동장이 떠나가라 큰 함성을 터뜨렸습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요,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었을 즈음에는 잔디구장 뿐 아니라 좌측 관중석 또한 온통 붉은 물결로 가득했습니다.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쓰레기 줍는 훈훈한 가족

▲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은 3만명 이상의 붉은 물결로 뒤덥혔습니다. 이정수 선수, 박지성 선수의 골이 터질 때마다 붉은악마들의 떠나갈듯 한 함성이 운동장을 뒤덮었습니다. 전반 이정수 선수의 골과 후반전 시원하게 터진 박지성 선수의 골을 보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부산 시민들은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를 정리하고 비옷이나 응원 풍선을 챙겨가는 등 선진 시민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훈훈했던 것은, 자신의 쓰레기를 챙기지 않았던 몇몇 사람들로 인해 지저분하게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뻔 했던 쓰레기들이 솔선수범하여 쓰레기를 치우는 많은 시민들 덕분에 깨끗이 종적을 감췄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먹고 버린 쓰레기가 아닌데도 사람들이 퇴장한 후 한가한 틈을 타 쓰레기를 정리하는 한 가족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Q. 이번 경기 어떠셨나요?

A. 우리 태극전사들이 너무 잘해서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Q. 방금 뒷정리를 깨끗이 하는 모범시민의식을 보여주셨는데요?

A. 경기를 이기고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뒷정리를 했고요. 부산모범시민으로써 깨끗한 뒷정리는 기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오늘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의 법질서는 잘 지켜졌다고 생각하시나요?

A. 네, 정말 잘 지켜진 것 같습니다. 특히 몇만 명의 시민이 경기장에 모여서 응원을 했는데도 큰 탈 없이 조용히 입장하고 퇴장하는 모습이 너무 멋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선진 시민의식이 점차 정착되어 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부산시 동래구 박은주(40)씨 가족)

 

 

 

 

성남종합운동장, 어린 붉은악마들의 솔선수범

 

부산도 참 좋은 경기 문화를 보여 준 모양이군요! 성남 종합운동장에서도 진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경기가 끝나자 우비와 각종 음식물 쓰레기를 발견 할 수 있었는데요. 그대로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이었습니다. 응원이 끝나고 인원이 반쯤 나가자, 남아있던 사람들은 자신이 버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두 명의 여학생과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주운 권혜민(왼쪽), 권진영(오른쪽) 학생

 

Q. 오늘 월드컵 경기 어땠어요?

A. 우선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Q. 자기가 버린 쓰레기도 아닌데 선뜻 치우는 모습이 참 예쁜데...?

A. 어른들이 맥주병을 여기저기 버리고 가시는데 아이들을 위해 치워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ㅠㅠ 기쁜 마음으로 응원하고 가는데 끝까지 아름다워야죠~

 

Q. 예전에 비해 관중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는 거 알고 계세요?

A. 전에 TV에서 야구경기장에 맥주 캔을 던지고, 난동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화면을 본 적이 있어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어요. 지금은 야구경기장이나 축구경기장에서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으니 참 다행이에요. 몇몇 사람들은 쓰레기를 그냥 두고 나가지만, 대부분 자기 쓰레기는 알아서 챙겨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저희 뒤로 보이는 경기장이 깨끗하죠? 이런 경험이 계속 거듭되면서 법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경기는 이정수 선수와 박지성의 골로 2:0 이라는 압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한국의 법질서는 과연 몇 대 몇일까요? 코엑스로 넘겨보겠습니다.~

 

 

코엑스앞 사거리, 우비를 쓰레기 봉투로 만드는 신기술 등장!

 

▲우비를 묶어 쓰레기봉투를 만들고 쓰레기를 한데 모아 정리하는 사람들

 

다시 코엑스 앞 사거리입니다. 거리 법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을 취재하기 위해 경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 취재를 했는데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서자 깔고 앉아 있던 우비, 먹고 남은 음식의 포장지 등 쓰레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비가 왔기 때문에 모두 축축하게 젖어 있었죠. 그대로 둔다면 이 많은 쓰레기를 치우는 데 24시간이 꼬박 걸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우비를 묶어 쓰레기봉투를 만들고 쓰레기를 주워 담기 시작했습니다. 우비를 쓰레기봉투로 만드는 놀라운 지혜!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모른 채 하고 가는 사람 없이 모두 함께 쓰레기를 치우자, 그 많은 쓰레기들이 순식간에 정리됐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모은 쓰레기를 한군데로 모았는데요. 붉은 악마들의 협동심은 응원뿐 만이 아니라 응원이 끝난 후 응원 장소 뒷정리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응원이 끝난 후 거리 청소를 한 박지연(18) 양과 인터뷰를 해 보았습니다.

 

Q. 경기가 끝난 후 비가 와서 힘들었을 텐데도 열심히 청소하시던데 혹시 그렇게 하신 이유가 있나요?

A. 2002년에 시청광장에 사람들이 모였을 때 쓰레기를 다들 잘 치우셔가지고 기사도 나고 했잖아요, 그 때 너무 뿌듯해서 저도 길거리 응원을 가면 꼭 쓰레기를 열심히 치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또 꼭 저뿐만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들도 다 열심히 청소하셔서 분위기 자체도 다 열심히 청소하는 정말 훈훈한 분위기였어요.

 

Q. 길거리가 빠른 시간 내에 깨끗해졌을 때는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A.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서 참 자랑스럽고 또 뿌듯했습니다.

Q: 코엑스 길거리 응원전의 질서는 어땠나요?

A: 사람들이 많이 오고 비도 와서 경기 전에는 정말 붐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일단 경기가 시작되니까 다들 앉아서 질서 정연하게 봤고요, 또 질서를 유지해주시는 스태프 분들이 일어서있는 분들이 계시면 앉도록 지도해 주시고 해서 경기 관람을 즐겁고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길거리 응원이 끝난 후 청소를 하고 있는 박지연 양

  

월드컵 첫 경기 응원전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국민들의 거리 질서는 아름다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모든 시민들이 동참하진 않았다는 것이었죠. 깜박 잊고 그냥 가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남들이 치우니까 그냥 가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귀찮다는 핑계로 사람들의 눈을 피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응원을 하고, 경기도 이긴 뒤에 많은 쓰레기들이 남는다면 과연 그 나라가 승리를 거머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한국의 거리 질서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이번 그리스전의 승리는 예정되어 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 만큼 멋진 거리 질서를 보여준 대한민국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사고 없이 응원전을 치러 내고, 많은 쓰레기를 치우는 시민의식이야 말로 월드컵 16강을 이뤄낼 만한 선진 의식을 갖춘 시민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응원하며!

이번 17일에 있을 아르헨티나전과 23일에 있을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지금보다 더 멋진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