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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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곰 배에 빨대 꽂아 봤어? 안해 봤음 말을 말어~

법무부 블로그 2010. 5. 14. 14:00

왕의 남자’를 기억하시나요?

영화 왕의 남자에는 왕이 광대들에게 원숭이·닭·돼지 등의 동물 탈을 씌우고 도망다니도록 한 후, 가짜 화살을 들고 쫓아다니며 사냥 놀이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왕의남자 Ⓒ 네이버영화

 

사람에게 탈을 씌워 사냥을 하다니! 아무리 가짜 화살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입니다. 영화 속 왕(연산)은 가짜 동물 사냥을 했지만, 사실 과거에는 진짜 동물 사냥 즐기는 왕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옛 사냥 모습은 고구려 무용총 벽화인 <수렵도>에서 볼 수 있는데요, 말을 타고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이 늠름하고 용맹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사냥은 오랜 시대에 걸쳐 귀족들의 좋은 오락거리였고, 특히 고려 때에는 귀족층에서 매사냥을 즐겨 매를 기르는 관청으로 응방을 두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고구려 무용총 벽화 수렵도

 

 

 

동물보호하는 법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일까요?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는 현재, 동물 사냥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은밀히 진행되는 ‘애니멀 헌팅 게임’이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실제 동물 사냥으로, 돈을 지불한 뒤 원하는 동물에게 총을 겨누는 끔찍한 사냥입니다. 사람들이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야생동물을 이용하는 것이죠.

이렇듯 법을 피해 은밀히 동물 사냥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만약 사냥을 하다가 적발된다면 【동물보호법 제7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 의해 처벌받게 됩니다. 재미로 동물을 죽이고, 내 건강을 위해 동물을 죽이는 사람들! 과연 양심은 있는 걸까요?

 

 

동물보호법 제7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②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3.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민속경기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③ 누구든지 제9조제1항의 규정에 따른 보호조치의 대상이 되는 동물(보호조치 중에 있는 동물을 포함한다)을 포획하여 판매하거나 죽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질병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이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인도적인 방법에 의하여 처리하여야 한다.

 

 

곰쓸개 찾아 베트남으로!

동물 사냥도 문제지만, 자신의 몸보신을 위해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불법사육장을 찾아 동물을 이용해 ‘몸보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수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큰 문제가 되었던 ‘곰쓸개’사건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몸에 좋다면 뭐든 먹고 보는 사람들이 곰쓸개가 좋다고 하자 너도나도 곰쓸개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입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불법 웅담농장까지 등장해 한국인들의 관광 코스가 되기까지 했습니다. 과정은 굉장히 혐오스러운데요, 먼저 농장 주인은 곰을 마취시켜 배에 긴 바늘을 꼽아 끝에 묻은 액의 맛을 보며 쓸개를 찾아낸 후 기계펌프로 담즙을 채취합니다. 이 과정에서 곰들은 세균에 감염돼 복막염이나 패혈증으로 죽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합니다. 결국 베트남 정부는 2005년에 세계동물보호협회(WSPA)와의 합의에 따라 불법으로 운영되는 곰 사육농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현행법상 외국에서의 위법한 행위 등으로 국위를 크게 손상시켜 관계 행정기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자는 여권법 제12조 3항에 의거, 1년 이상 3년 이하 기간 동안 여권의 발급 또는 재발급이 제한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 법에 의해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여권법 제12조(여권의 발급 등의 거부·제한)

③ 외교통상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그 사실이 있는 날부터 1년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동안 여권의 발급 또는 재발급을 제한할 수 있다.

2. 외국에서의 위법한 행위 등으로 국위(國威)를 크게 손상시킨 사실이 재외공관 또는 관계 행정기관으로부터 통보된 사람

 

형법 제3조(내국인의 국외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

   

내가 직접 무기를 들고 동물에게 해를 입히지 않더라도 도덕적이지 않은 행동으로 국위를 크게 손상시켰다면 외국에 나갈 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죠. 다행히 지금은 법의식도 많이 생기고,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하여 함부로 곰쓸개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서 더 걱정스럽습니다. 그 시절, 자랑스럽게 곰쓸개 드신 분들, 지금 건강히 잘 살아 계신지도 궁금하네요.

 

 

동물이 무섭다는 사람, 사람이 무섭다는 동물

사자나 곰을 만나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낍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낍니다. 그렇다고 사자나 곰은 사람이 두렵지 않을까요? 따지고 보면, 총을 만들 수 있는 머리가 있고, 총을 쏠 수 있는 손이 있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동물들은 괜히 사람에게 해를 입히진 않습니다. 그들이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데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지요. 동물들에겐 아무 이유 없이 단지 재미로 사냥을 하는 사람들, 어디 아픈데도 없는데 오래 살겠다고 곰의 배에 바늘을 꽂는 사람들이 더 무서운 존재입니다.

 

부디 동물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함께 아끼고 사랑하며 보듬는 사회가 오길 바랍니다. 동물의 생명은 인간의 건강이나 재미에 희생되는 것 이상으로 가치 있는 것이니까요.

모든일러스트 = 오픈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