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변론에 들어가기 전, 소송을 하는 당사자는 각자 ‘준비서면’을 작성하고 법원에 제출하는 절차를 거치는데요, 만약 이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어떤 법적 효과가 발생할까요?
오늘은 민사소송에서 준비서면의 의미는 무엇인지, 이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았을 때 어떤 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 준비서면이란?
준비서면이란 본격적으로 소송에서 변론 기일이 열리기 전에 소송을 하는 당사자가 변론에서 진술하려는 사항을 미리 적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을 말합니다. 이 준비서면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소송 당사자 서로가 변론에서 다루어질 사안을 미리 파악하여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준비서면은 변론에서 진술할 사항을 기일 전에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준비서면으로 진술할 내용을 제출하는 것만으로 소송자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우리 민사소송에서는 구술주의가 원칙이기 때문에 변론에서 준비서면에 적은 내용을 진술해야만 소송자료가 됩니다.
▪ 준비서면엔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할까?
준비서면에 적어야 할 사항은 민사소송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관련 법조문을 함께 살펴볼까요?
민사소송법
제274조(준비서면의 기재사항) ①준비서면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다.
1. 당사자의 성명ㆍ명칭 또는 상호와 주소
2. 대리인의 성명과 주소
3. 사건의 표시
4.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
5. 상대방의 청구와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에 대한 진술
6. 덧붙인 서류의 표시
7. 작성한 날짜
8. 법원의 표시
위 조문 내용에서와 같이 준비서면에는 당사자 성명 및 사건의 표시,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 상대방의 청구와 공격 또는 방어 방법에 대한 진술 등을 기재하여야 합니다.
▪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어떤 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까요?
*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때
원고가 소를 제기하여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되면, 피고는 원고의 청구를 다툴 경우 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이 답변서 역시 준비서면에 속하는데요, 만약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습니다. 즉 원고가 주장하는 일정 사실을 자백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다만,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한다면, 자백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규정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57조(변론 없이 하는 판결) ①법원은 피고가 제256조제1항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다만,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준비서면에 적지 아니한 것은 상대방 불출석 시 주장 불가!
준비서면을 제출하였더라도 민사소송법 제276조에 따라 준비서면에 적지 아니한 사실은 상대방이 출석하지 않은 때 변론에서 주장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준비서면조차 제출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을 때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상대방이 출석하였다면 준비서면에 기재하지 아니한 사실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출석하지 않았을 때에도 변론에서 주장하려면 미리 변론에서 주장할 사항을 예고한 준비서면 제출이 필요한 것입니다.
▪ 준비서면을 제출하였다면?
반면, 준비서면을 제출하면 어떤 법적 효과가 발생할까요?
* 진술간주
민사소송법
제148조(한 쪽 당사자가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 ①원고 또는 피고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거나, 출석하고서도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가 제출한 소장ㆍ답변서, 그 밖의 준비서면에 적혀 있는 사항을 진술한 것으로 보고 출석한 상대방에게 변론을 명할 수 있다.
만약 변론기일에 원고 또는 피고 한 쪽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고서도 변론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제출한 소장이나 답변서, 그 밖의 준비서면에 적은 사항이 진술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리고 법원은 출석한 상대방에게 변론을 명할 수 있습니다.
* 원고의 소 취하에 대한 피고의 동의권 발생
민사소송법
제266조(소의 취하) ①소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그 전부나 일부를 취하할 수 있다.
②소의 취하는 상대방이 본안에 관하여 준비서면을 제출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거나 변론을 한 뒤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효력을 가진다.
원고가 제기한 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법원에 철회한다는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소의 취하’라고 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본안에 관하여 준비서면을 제출했다면, 원고가 소를 취하할 때 반드시 상대방(피고)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즉, 준비서면을 제출한 피고는 소의 취하에 대한 동의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민사소송에서 준비서면의 의미와 준비서면을 제출하였을 경우와 제출하지 않았을 경우 법적 효과 몇 가지를 일부 살펴보았습니다. (1)준비서면은 변론 전 진술할 사항을 미리 적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이라는 점 (2)준비서면에 적지 않은 사항은 상대방이 기일에 불출석 시 주장이 불가하다는 점 (3)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어 변론 없이 판결될 수 있다는 점을 법률 상식으로 알고 가면 좋겠습니다 :)
글 = 제16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이도은(대학부)
'법블기 이야기 > 힘이되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분증 위조 사용은 범죄입니다 (0) | 2024.11.26 |
---|---|
시험과 부정행위에 대한 모든 것 (1) | 2024.11.26 |
기습공탁? 먹튀공탁? 법 개정으로 형사공탁제도 악용을 막는다! (0) | 2024.11.20 |
딥페이크 성범죄! 앞으로 달라지는 것은? (0) | 2024.11.19 |
청소년 사이버도박? 성인 도박과 똑같은 범죄입니다! (1) | 2024.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