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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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뭔가 허전하다!?

법무부 블로그 2010. 8. 10. 17:00

 

 

여름의 기세가 꺾일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집 앞 대형 마트로 몰린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더울 때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면 잠시 더위가 잊혀지기도 하는데요. 시원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 혹시 아이스크림 포장에 가격표시가 사라졌다는 것을 눈치 채셨나요? 사라진 아이스크림 가격의 비밀!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아이스크림의 가격 해방! ‘오픈 프라이스 제도’

지난 달부터 정부에서는 아이스크림에 대해 오픈 프라이스제도(open price, 판매가격표시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예전에 아이스크림 봉지에 표시되어 있던 권장소비자가격을 없애고 말 그대로 열린 가격, 즉 최종 소매업체가 판매 가격을 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3조(가격의 표시) 주무부장관은 소비자의 보호 또는 공정한 거래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물품을 생산·판매하거나 그 매매를 업으로 하는 자 또는 용역의 제공을 업으로 하는 자(이하 "사업자"라 한다)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물품의 가격 또는 용역의 대가를 표시할 것을 명할 수 있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는 소비자기본법과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요.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은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르는 것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대부분 가게가 50% 할인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렇게 권장소비자가격을 높게 책정해놓고 동시에 할인판매를 하는 제조업체들의 판매방식이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를 방해한다고 판단하고 ‘오픈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지요.

 

사실, 정부는 이미 1999년에 화장품을 시작으로 가전제품, 정장, 운동화 등 32종에 대해 오픈 프라이스 제도를 확대 적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의류, 라면, 과자, 빙과류, 아이스크림류 등 247개 품목이 오픈 프라이스 제도의 대상으로 추가된 것입니다.

   

확대되는 오픈 프라이스 대상 품목 Ⓒ한국경제 2010. 06. 30일자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 남짓 지난 지금, 가게 사이의 경쟁으로 낮아진 가격에 만족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생각하기에 터무니없이 비쌌던 권장소비자가격이 사라져 아이스크림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 먹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똑똑해야 질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는 시대

 

 

가게들의 가격 경쟁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를 돕기 위해 마련된 이 제도가 마냥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판매점별로 가격이 너무 천차만별이라 생활 속에서 혼란을 겪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기 있는 한 아이스크림은 가격이 300원대에서 1000원대까지 천차만별이라고 하더군요. 이제는 소비자가 스스로 가게를 비교하여 값이 더 싼 곳을 이용함으로써 가격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진정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위한 제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최종 소매업체가 가격 표시를 분명하게 하고 올바른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천편일률적으로 정해진 권장소비자가격이 아닌 가게마다 다른 ‘판매가격 표시제도’를 시행하면 경쟁을 통한 가격인하가 이루어짐으로써 똑같은 상품을 더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것처럼 보이는 값싼 원료로 생산한 제품을 값싸게 구입하게 되는 악순환 구조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미국에서는 35년 전에 오픈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하여 유통 혁신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권장소비자가격 의무 표시 제도가 폐지되면서 제조업체들의 '눈속임 마케팅'은 점차 자취를 감췄고, 전반적인 상품가격도 하락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으니, 그 과도기적 시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잖아도 더운 여름, 이 과도기를 제대로 잘 넘겨서 내년 여름에는 소비자들이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수 있는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조 = 美 35년전 도입…`눈속임 마케팅` 사라지고 유통혁신 이뤄, 한국경제 2010.7.3

이젠 아이스크림 살 때도 '머리'를 써야 한다 , 오마이뉴스 2010.7.2.

 

오픈 프라이스 대상 품목 표 = 한국경제 2010. 6. 30

모든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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