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업중지권이란?
일을 하다가 신변에 위협이 생겼을 때,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때에도 일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근로자에게는 작업중지권이 있습니다.
작업중지권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작업중지권’이란 근로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이와 같은 권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사업주의 작업중지)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에서 대피시키는 등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52조(근로자의 작업중지)
①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에서는 사업주의 작업중지 의무를 명시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2. 작업중지권의 행사요건
작업중지권의 행사 요건은 ‘산업재해의 발생가능성’과 ‘급박한 위험’을 들 수 있습니다.
(출처: “작업중지권 행사의 요건과 효과”, 노동법률, 리포트_판례&법규, 권창영)
(1) 산업재해의 발생가능성
작업중지권이 행사되기 위해서는 첫째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산업재해라는 것은 노동자가 업무 중에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이 발생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말합니다. 노동자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자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도 산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 급박한 위험
둘째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어야 합니다. 통상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안전배려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는, 안전배려의무에 위반되는 행위의 중지를 청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급박한 위험이란 산업재해발생이 임박한 경우를 말하는데요, 이러한 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으로 인해 재해를 피할 수 없는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행사돼야 합니다.
3. 최신 판례로 알아보는 행사요건
최근 판결은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요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시했습니다. 산업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는 구체적·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상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판례는 반드시 공식적인 재난지휘통제소의 발표나 조치가 없더라도 산업재해발생을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소방본부의 설명이나 근로감독관의 발언 등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라면, 합리적인 근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3. 11. 9. 선고 2018다288662 판결).
4. 작업중지권의 행사효과
(1) 민사상 면책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해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정당하게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것은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그에 따른 민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합니다. 합리적 근거가 없더라도 민법상 긴급피난의 법리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되면 근로자의 민사책임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2) 형사상 면책
작업중지권 행사가 정당한 경우 근로자는 형사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업무방해죄 등이 성립합니다. 단순히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항의하기 위해 작업을 중지한 경우에는 충분히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근로자가 착오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경우는 형사책임을 묻지 않기도 합니다. 장시간 근로 및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한 피로의 누적, 주의력감퇴 등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근로자가 착오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22조 제3항에서 불안한 상태에서 당황으로 인한 ‘과잉긴급피난’의 경우 책임조각사유를 인정하고 있어 형사책임을 묻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은 근로자가 산업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한 사망,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습니다.
글 = 제16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박윤지(대학부)
출처: 작업중지권 행사의 요건과 효과”, 노동법률, 리포트_판례&법규, 권창영
대법원 2023. 11. 9. 선고 2018다28866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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