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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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선녀 옷을 훔칠 때, 나무꾼과 사슴은 공범이었다?

법무부 블로그 2010. 8. 11. 08:00

  

 

가끔 개그프로그램을 보면 어린 시절 재밌게 읽었던 동화를 어른 시각으로 새롭게 구성해 웃음을 주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 현행법을 적용해 새롭게 보는 동화도 꽤 재미가 있습니다. 오늘은 모두가 알고 있는‘선녀와 나무꾼’을 통해 재밌는 법률상식을 알아보기로 해요.

 

 

나무꾼의 잘못된 사랑은 유죄

 

보통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친절을 베풀고 정성을 다합니다. 자신과 결혼하면 행복한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속삭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선녀와 나무꾼’에 나오는 나무꾼은 조금 다르게 행동했습니다. 엉뚱하게도 목욕하고 있는 선녀의 옷을 훔쳤지요. 그리고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선녀가 울고 있자, 도움을 주겠다며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평생 외롭게 살았던 나무꾼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죠? 나무꾼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 때문에 선녀는 졸지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만약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무꾼은 처벌을 받게 될까요? 아니면 죄가 있어도 아이까지 낳고 알콩달콩 살고 있으니 그냥 용서해야 될까요?

 

만약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선녀가 나무꾼에게 소송을 걸었다면, 나무꾼은 ‘감금죄’가 적용되어 처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금죄는 매우 무거운 죄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선녀의 옷을 훔쳤으니 절도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날개옷을 훔쳐 선녀가 하늘나라로 못 가도록 막았기 때문에 ‘감금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정한 장소에서 억지로 못 나오게 하면, 감금죄!

 

감금죄는 사람을 일정한 장소에서 억지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범죄입니다. 만약 사람을 체포하거나 감금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 대상이 만약 배우자나 직계존속이었다면, 죄는 더 무거워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형법 제276조)

 

만약 어떤 사람이 지붕에 올라갔는데, 그 사람에게 복수할 의도로 사다리를 숨겨 지붕에서 못 내려오게 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 역시 감금죄가 될까요? 정답은 ‘감금죄가 된다’입니다. 흔히 감금죄라고 하면 밧줄 등으로 묶어 지하실 등에 가두는 것을 연상하기 쉬운데요, 감금죄는 앞서 말한 대로 ‘일정한 장소에서 억지로 못나오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자동차에 사람을 태우고 문을 못 열게 하는 것도 감금죄가 되며, 목욕하고 있는 사람의 옷을 숨겨서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모두 감금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나무꾼에게 공범이 있었다?

 

여기서 하나만 더 따져볼까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 ‘사슴’에게도 죄가 있습니다. 사슴은 나무꾼에게 선녀들이 어디에서 목욕을 하고 있고, 선녀와 같이 살기 위해서는 날개옷을 숨겨야 하고, 그 옷은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 절대 돌려주면 안 된다고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줬는데요. 사슴은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나무꾼이 고맙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그렇게 알려준 것이지만, 사실 나무꾼이 앞으로 해야 될 것들을 주도면밀하게 아주 상세히 알려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법에서는 사슴을 나무꾼의 범죄를 도운 공범(共犯)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고 또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슴도 나무꾼과 함께 교도소에 갇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꾼은 이미 벌을 받았습니다!

 

선녀의 옷을 훔쳤던 나무꾼은 그래도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을 그리워하는 선녀의 모습에 마음이 아파 아기 셋을 낳기 전에 날개옷을 돌려주고 말지요. 결국 선녀는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가고, 나무꾼은 다시 혼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책에 따라서는 나중에 나무꾼이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하늘에 올라갔지만 어머니를 보기 위해 천마를 타고 땅에 내려왔다가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쩌면 나무꾼에게는 감금죄로 사또에게 불려가 옥에 갇히는 것보다 선녀가 떠나는 것이 더 무서운 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란 참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법을 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나무꾼은 그 착한 마음씨로 충분히 선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고 하늘로 올라가지 못 하게 했기 때문에 다시 혼자가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는지도 모릅니다.  

 

법무부 법교육팀

법무부·소년조선일보 공동기획

 

● 헌법 짱 퀴즈 !

 

나무꾼과 결혼한 선녀, 알고 보니 사치가 심했습니다. 몇 천 만원 하는 아주 비싼 비단 옷을 사 모으다 보니 옷값을 내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선녀의 남편인 나무꾼은 선녀가 내지 못한 옷값을 대신 내야 할 의무가 있을까요?

힌트 : 철없는 아내의 빚, 남편이 갚아야 할 의무가 있을까?

 

① 의무가 없다 ② 의무가 있다 

 

정답은 아래를 드래그 하세요. 

① 의무가 없다.

나무꾼은 선녀의 옷값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가정을 이루어 사는 부부는 같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의무가 있어서 가족들이 사는 데 필요한 돈을 같이 부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가족의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치품’을 구입하는 것은 부부가 함께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 우리 민법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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