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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의 범죄, 유전일까? 환경일까?

법무부 블로그 2010. 5. 25. 18:00

아동 성폭력 사건 등 반인륜적 범죄 잇따라

최근 조두순, 김길태 사건을 비롯해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딸이나 조카를 성폭행하여 친권이나 후견인으로서의 자격을 박탈하는 사례( http://blog.daum.net/mojjustice/8703981) 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검찰에서도 친권상실을 적극적으로 청구하기로 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아버지로서의 역할까지 박탈하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검찰, 성폭행 아버지 친권상실 적극청구’ 매일경제 | 2010.05.24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10&no=265191

 

 

잊을 수 없는 이름 김길태

얼마전 여중생을 성폭행·살해한 김길태의 경우, 어릴 때 버려져 입양된 아이였다는 점이 또 다른 사회적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평소에 입양을 꺼리는 분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입양에 대해 더욱 안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김길태가 자신이 입양된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비뚤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신 분들은 자라온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범죄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은 범죄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고 있을까요?

 

 

유전? vs 환경?

범죄의 원인이 ‘유전이냐? 혹은 환경이냐?’ 라는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형사정책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 오랜 테마 중에 하나였습니다. 범죄의 원인을 찾는데 있어서 유전적인 요인을 주목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아이들의 외모나 성격 등이 부모를 닮는다는 사실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범죄학자들은 범죄의 원인을 연구하기 위해 쌍생아(쌍둥이)연구, 입양아 연구 등을 했는데요. 과연 범죄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쌍둥이, 범죄성향도 비슷할까?

쌍둥이 연구는 범죄의 원인에 있어서 유전적인 요인이 환경적 요인보다 크다고 가정한다면, 쌍둥이가 일으키는 범죄의 유사성이 일란성 쌍둥이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이란성 쌍둥이이며, 일반적인 형제간이 제일 낮을 것이라는 추측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쌍둥이 연구를 처음 범죄원인 연구에 도입한 사람은 영국의 ‘갈튼’과 독일의 ‘랑게’라는 사람이었는데요. 랑게는 일란성 13쌍, 이란성 17쌍 등 총 30쌍의 성인 남성 쌍둥이의 범죄일치성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10쌍,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2쌍의 범죄성이 일치하였다고 하네요. 처음 세웠던 가설처럼 일란성 쌍둥이의 범죄일치율이 더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 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같은 방법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는데요. 일란성 쌍둥이의 범죄일치율이 이란성 쌍둥이보다 높다는 점에 결과가 일치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범죄에 대한 유전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입양아에 대한 연구

입양아 연구는 범죄자 중에서 양자인 경우를 조사하여 실제 아버지와 양아버지의 범죄성을 비교하여 실제 범죄성이 있는 친아버지를 둔 양자의 범죄율과 범죄성 있는 양아버지 밑에서 자란 양자의 범죄율을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허칭스’와 ‘메드닉’이라는 사람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도되었는데요. 이들은 1927년부터 1941년 사이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생한 143명의 양자 범죄자와 143명의 양자 비범죄자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아버지가 범죄자였던 양자가 양아버지의 범죄적 결함이 없는 양자보다도 범죄율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경우는 실제 아버지와 양아버지가 모두 범죄자였던 경우, 아이의 범죄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친아버지가 범죄성향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양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범죄성향이 있는 양아버지를 보고 자란 양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확률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즉,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유전적 영향도 있지만, 환경적 영향도 상당히 크다는 점이 입증된 것입니다.  

 

사회의 무관심, 그 피해는 우리 자신에게

유전과 환경 중 어느 것이 범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단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범죄에는 후천적(환경적)인 원인이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김길태가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아니,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 충격을 제대로 다스려 주었더라면 여중생 희생자가 생겼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유전과 환경! 어느 것이 더 큰 범죄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직도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가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범죄자로 전락해 버린다면 그 피해는 반드시 우리들에게 돌아온다는 점 아닐까요.

 

모든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