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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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법무부로 걸려온 ‘간 큰 보이스 피싱’

법무부 블로그 2010. 5. 26. 14:00

얼마 전, 사무실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습니다.

 

- 감사합니다. 법무...

- 안녕하십니까. 우체국입니다. 귀하의 소포가 반송 되었으니 1번을 눌러주십시오.

 

우체국 보이스피싱 소문난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이런 고전적인 방법을...!!

저는 왠지 한마디 해주고 싶어서 1번을 눌렀습니다.

 

- (어눌한 말투) 고객님 소포가 반송되어서 전화드렸습니다.

- (친절~ 친절~) 네 감사합니다. 여긴 법무부인데요.

- (화들짝!) 네? 법무부요?

- (걸렸구나!) 네. 여긴 법무부고 지금 다 녹음되고 있습니다. 위치 추적 끝났고요. 지금 검거하러...

 

뚜뚜뚜...

 

법무부로 낚시대를 던진 간 큰 보이스 피싱은 발신자의 줄행랑(?)으로 끝이 났습니다. 다소 시시하죠?^^;;

 

보이스 피싱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어쩜 그렇게들 아이디어가 좋은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신종 보이스 피싱 등장

오늘 뉴스를 보니, 공무원이나 학교 선생님들에게 무작위로 ‘불륜이나 비위사실을 알고 있다.’고 협박전화를 해 돈을 뜯어 낸 일당이 붙잡혔다고 합니다.

 

'불륜사실 알고 있다'…공무원 등 협박 금품 갈취한 50代 2명 검거 | 뉴시스 2010.5.24.

http://j.mp/cbqAqX

  

일단 돈을 뜯어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긴 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돈을 뜯긴 사람들도 참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말 한마디에 돈을 갖다 바치는 것도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불륜이나 비위가 실제 있어서 제 발에 지려 돈을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드는 걸 보면 말입니다.^^;;

 

 

보이스 피싱도 가지가지 

‘보이스 피싱’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먼저, ‘정부기관 사칭형’이 있습니다. 검찰이나 경찰, 세무서 등을 사칭하여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식으로 개인정보를 빼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경우죠.

 

다음으로 ‘금융기관 사칭형’이 있는데요. 은행이나 카드회사라고 하면서 이체가 잘못되었다는 등의 핑계를 대고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국민보험공단이나 세무서라고 속이는 ‘환급사기형’도 있습니다. 보험료라든가 세금 환급금이 발생했다고 속여 ‘금융인증번호’를 알아내어 돈을 빼내는 수법입니다.

 

가장 질이 안 좋다고 할 수 있는 ‘납치빙자형’도 있습니다. 부모들의 보호심리를 이용해 자녀를 납치했다고 속여 돈을 뜯어내는 경우죠. 이런 사람들은 더 세게 처벌해야 하지 않을까요? ^^

 

최근에는 ‘부동산 전화사기형’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급매물을 내놓은 사람에게 매물을 비싸게 구입하겠다고 접근한 뒤 감정을 하거나 절차를 밟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속여 가로채는 수법입니다. 여기에 요즘에는 ‘국제전화 사기형’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사람에게 국제전화를 수신자 부담으로 걸어 통화료 중 일부를 착복하는 유형입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으로 선정되었는데 나오지 않아 과태료가 부과되었다고 거짓말하는 방법, 택배가 반송되었다고 거짓말하여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법 등도 있다고 하는데요. 정말 가지가지네요. 그렇게 머리를 쓰려면 정당한 방법으로 일하는 것이 더 빠른 부자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요?^^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

전혀 속을 것 같지 않지만, 속고 나면 어이없어 땅을 치는 보이스 피싱!

과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먼저,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합니다. 패스워드, 화면보호기 설정 등 PC관리의 기본을 지키고, 공유폴더는 최소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거래를 할 때는 링크 사이트 대신 직접 사이트에 접속해야 합니다. 물론 공인인증서나 안전결제(ISP) 서비스의 사용은 기본이겠지요. 메일 미리보기를 해제하고, 감염된 프로그램이나 무료백신 등 신뢰성 없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는 것도 좋은 예방법 중 하나입니다.

 

보이스피싱은 앞서도 본 바와 같이 국제전화를 통한 경우도 많으므로 기계음이나 어눌한 발음, 부정확한 소리가 들리면 바로 끊어야 합니다. 또한, 가족에 대한 비상연락을 위해 평소 친구나 선생님 등의 연락처를 확인해 두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겠죠. 여기에 전화를 이용해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등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일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에는 각 은행에서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을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발신자 표시가 없거나 008, 030, 086 등 처음 보는 국제전화번호인 경우에는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전화번호를 재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본인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경우 휴대폰을 통한 문자 알림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다에선 고기낚시, 인터넷에선 제목낚시, 전화통에선?

낚시는 바다나 강, 호수, 저수지 등에서 하는 것이 전통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인터넷에서 제목을 통해 조회수를 낚시하는 새로운 낚시법이 개발되더니 급기야는 전화 목소리를 통해 낚시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인터넷 제목 낚시야 특별히 손해 보는 일이 없어서 애교로 봐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보이스 피싱은 금전적 손해에다 정신적 충격까지 더해지는 매우 무섭고 치졸한 범죄입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범죄 유형도 발달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제대로 된 문명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이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모든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