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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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미혼모는 생명을 선택한 사람, 학습권 뺐지 마세요!

법무부 블로그 2010. 5. 23. 08:00

 

 

 

청소년 미혼모 87.6%가 “공부하고 싶다”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63명의 청소년 미혼모들을 조사한 결과 18명이 조사 당시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그 중 6명이 학교에서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6명은 그 후 어떻게 됐을까요? 4명은 휴학권고를 받고 2명은 자퇴권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미혼모들은 이처럼 아이를 갖는 순간, 국민의 3대 권리 중에 하나인 ‘교육 받을 권리’를 빼앗기게 됩니다.

학교나 주변에서 휴학 또는 자퇴권고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학업을 중단해야 되는 미혼모들. 그들에게 학업에 대한 생각을 묻자 87.6%가 계속해서 공부하고 싶다고 강한 학업 욕구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미혼모의 교육 받을 권리는 과연 어디에서 보장해 줘야 할까요?

 

 

 

외국에서는 미혼모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을까? 

 

스웨덴은 여성복지가 잘 되어 있는 국가입니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3명 중 1명은 미혼모에게서 태어난다고 합니다. 스웨덴은 미혼모들의 의식주를 보장하고, 차별 없는 고용을 통해 경제적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학기에 270만원씩 학비 보조를 해주기 때문에 미혼모들이 자녀양육을 하면서도 학교에 다닐 수 있습니다.

덴마크의 경우는 미혼모에 대한 비난이나 사회적 낙인이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없습니다. 또 미혼모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들이 있지요. 예를 들면 모든 미혼모 자녀들에게 그 아버지의 성 및 보호를 받을 권리를 주고, 아버지로부터 재정적 후원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0대의 미혼모가 증가함에 따라 예방대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이 학교에서 수행되고 있는 10대 양육프로그램(TAPP)이지요. 미국은 TAPP를 통해 청소년들의 성교육, 절제교육, 기술교육, 피임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APP의 무엇보다 중요한 목적은 임신을 이유로 학교를 중퇴하는 것을 막는 것 입니다. 미혼모들이 임신하고 있는 동안에도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미혼모 독립 지원이 사회적 복지 비용 줄이는 방법

 

우리나라는 미혼모 특히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옛날보다 미혼모의 수는 증가했지만 인식과 지원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된 미혼모들은 낙태나 입양을 선택하게 됩니다. 미혼모 스스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전혀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죠. 학교에서도 미혼모들은 밖으로 내몰립니다. 학교의 위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나쁜 본보기가 된다는 이유로 청소년 미혼모들은 자퇴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미혼모들은 아이의 생명을 선택하고 양육을 결심한 ‘엄마’들이지만, 사회에서는 어디까지나 ‘약자’일 뿐입니다.

 

스웨덴, 미국 등 여러 국가들은 청소년 미혼모가 공부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복지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 미혼모들이 학업을 이어가는 것은 독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일입니다. 이는 미혼모의 육아지원과 취업지원과 더불어 중요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하루 빨리 미혼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시설과 탁아시설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