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살인으로 무기징역 살던 나에게 구두를 맡기는 사람들

법무부 블로그 2010. 4. 26. 14:31

                                   

 

저는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무기수였습니다.

 

교도소에서 바른 생활을 하면서 20년형으로 감형 받아 세상에 나왔지만,

20년 동안 세상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피혁공장에서 일하셨다고 하셨죠? 구두 닦기 센터 한번 해보시면 어때요?”

 

구두 닦기 센터는 내 지난 경험도 살릴 수 있고, 소자본으로도 충분히 창업할 수 있다기에

광주 교도소 취업 전담반 직원들의 도움으로 2009년 1월부터 이동식 구두 닦기 센터를 창업했습니다.

 

“아저씨, 제 구두도 닦아 주세요!”

“광이 번쩍 번쩍 나네! 아저씨 실력 좋으신데요?”

 

죄 많은 손에 많은 구두를 들려주시는 분들...

저는 살인을 저질렀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이 저의 뉘우침에 힘이 되어 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1일 평균 40여족의 구두를 닦았으며, OO우체국 노동조합의 도움으로

주2회 구두를 닦아주는 정기회원(월 10,000원) 10여명도 생겨났습니다.

 

저는 한 때 손에 피를 묻혔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손에 구두약을 묻히고 있습니다.

이 손에 묻은 왁스 냄새가 그 어느 때 보다 정겹습니다.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이 이렇게 고맙고 즐거운 건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지난 2008년 12월, 성탄절 가석방으로 출소한 최범수(가명)씨는

현재 이동식 구두 닦기 센터를 창업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 정착했습니다.

 

수형생활 중 작업 장려금으로 모은 자금으로 300만원 상당의 장비를 구입하고,

2009년 1월부터 OO우체국 앞에서 창업을 했는데요,

더 이상 ‘과거’로 질책 받는 것이 아닌 현재의 ‘실력’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돌아갈 곳이 없는 출소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 또 범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출소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은 그들의 재범을 막는 것과 같습니다.

제대로 된 정착기반은 그들에게 범죄가 아닌 삶을 일구게 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혼자 만드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얻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최범수씨의 인생에 ‘희망의 봄’을 안겨준 많은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법무부에서는 4. 27.(화) 서울(안양실내체육관), 대구(청송교정타운체육관), 광주(광주교도소 연무관),

대전(천안개방교도소 수양관) 4개 교정청 별로 출소 예정자를 위한 취업박람회를 개최합니다.

출소 예정자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