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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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굴삭기와 오래된 붓의 향연

법무부 블로그 2009. 4. 20. 15:53

 

얼마 전, 맛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의 훈훈한 이야기를

소개한 적이 있었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봉사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번엔 굴삭기와 붓으로

사회봉사를 실천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합니다.

어떤 분들인지 만나볼까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소재한 노인 요양시설인 ‘시몬의 집’에서는 노란 굴삭기 한 대가 요란한 기계음을 내며 씩씩하게 수로정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굴삭기를 작동시키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교통사고를 내 법원에서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윤기명씨!(가명, 42세).

경력 20년의 굴삭기 기술자로 공사현장에서는 ‘윤반장’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수로 정비작업은 열 명 정도의 성인 남자가 삽으로 한 달은 해야 될 큰일입니다. 하지만 사회봉사자인 윤 반장님의 굴삭기 덕분에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가 작동시키는 굴삭기는 지난 2월부터 고양보호관찰소의 농촌 일손 돕기와 독거노인 집수리 사회봉사 활동을 해오며 중장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윤◯◯씨가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일손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굴삭기와 함께 나타나주신 홍반장, 아니, 윤반장님!

그와의 인터뷰를 진행해 봤습니다.

 

 

>>> 인터뷰 - 굴삭기로 사회봉사하는 윤반장 <<<

 

 
Q. 사회봉사 하시는데 굴삭기를 동원할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A.

원래 포크레인으로 일을 하는 사람인데, 실수로 죄를 짓게 되었지요. 여러 시간 봉사를 하면서 ‘이게 그냥 내 힘으로만 할 일이 아니구나, 좀 더 융통성을 발휘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 적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제 의견을 수렴해 주시고 봉사에 굴착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셨지요.

 

Q. 사회봉사 시작하셨을 때, 힘든 점은 없으셨어요?
A.

죄를 지어 봉사를 하는 것이었지만, 봉사를 하다 보니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거래처를 관리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심지어는 생계유지가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담당 감찰관님께 얘길 했더니, 시간을 조정해 주셨습니다. 감찰관님이 먼저 배려를 해 주셔서 저도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굴착기로 작업을 하게 된 것이죠.

 

Q.

사회봉사를 통해 얻는 점도 많은가요?

A.

얻는 것 당연히 많지요. 저도 어머니를 모시는데 제가 봉사한 곳이 어르신들 요양하는 곳이라서 어머니 집 수리해드린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물론 어르신들 얼굴을 뵙지는 못했지만, 관계자분들이 많이 좋아하셔서 뿌듯했습니다. 포크레인으로 주변 정리하고, 논 무너진 곳을 복구하는 작업도 했는데, 저를 통해 누군가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뿌듯하구나! 하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습니다.

 

 

 

 

 

 

고양시 사리현동 ‘벧엘의 집’에서는 따사로운 봄 햇살을 받으며 담 벽에 벽화를 그리는 사회봉사자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20년간 영화간판과 벽화를 그려온 김△△(가명, 51세)씨.

지인들은 그를 김화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를 하게 된 김△△씨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서 봉사를 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물감으로 사회봉사하는 김화백님 <<<

 

 
Q. 사회봉사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어떤 계기 인가요?
A.

사회봉사 하기 전에 관할 서에서 저에 대한 신상 명세를 적는 란이 있었습니다. 그 직업란에 ‘화가’라고 적었더니, 장애인들이 사는 집 담에 그림을 그리는 봉사가 있는데 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당연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벧엘의 집’의 원생들은 얼룩이 가득했던 벽이 순식간에 형형색색의 그림들로 채워지는 것이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합니다.

벧엘의 집 홍창국 원장은 “그 동안 열악한 재정으로 담 벽을 꾸밀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렇게 예쁜 그림을 그려주시니 장애우들이 무척 좋아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Q. 봉사를 하며 남다른 느낌이라고?
A.

실은, 저도 장애인입니다. 척추 수술을 해서 장애5급 판정을 받았거든요. 저보다 조금 더 불편한 친구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죠.

 

김△△씨는 사회봉사를 하기 이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자원봉사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예술 감각이 뛰어나 통기타도 잘 치는데요, 통기타를 치며 자선 공연을 하는 것은 그에게 큰 기쁨이었다고 합니다.

 

Q.

사회봉사가 끝나더라도 계속 봉사 하실 의향이 있나요?

A.

“제가 비록 잘못을 저질러서 생긴 인연이지만, 참 소중합니다. 사회봉사 기간이 끝나더라도 봉사는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요. 벽화를 그리는데 물감과 붓이 많이 필요하답니다. 만약에 물감이나 붓 등 물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면 제 시간 쪼개서 계속 봉사 하고 싶습니다.”

 

 

현재 고양 보호 관찰소는 전기, 도배 등 집수리에서 미용, 목욕, 요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특기 사회 봉사자들을 활용하여 독거노인, 한 부모 가정, 장애우 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고양보호관찰소 황진규 소장은 “고양, 파주 지역만 한해 1,500명에 이르는 사회봉사자들의  특기와 적성을 살리면, 지역사회에 더 많은 보탬이 되고 봉사하는 기쁨도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며 특기 집행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뜻을 밝혔습니다.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봉사는 아니지만,
사회봉사를 통해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시간 때우기 식의 봉사가 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봉사를 하면서 그리고 도움을 받으면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 하는 많은 것들을 주고받습니다.
봉사는 분명히 봉사하는 행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