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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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국민사형투표' 속 정의는 과연 옳을까?

법무부 블로그 2023. 12. 7. 10:00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을 해치는 등 극악무도해지는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요즘입니다. 마약과 흉악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사회불안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압구정동 롤스로이스 마약남의 차량 돌진사고, 서현역 칼부림 사건, 출근길 등산로에서 참변을 당해 숨진 교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재판중인 사건도 있지만, 이미 결론 난 사건중에는 국민감정에 턱없이 부족한 형량으로 선고가 되어 많은 국민이 울분을 터트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법을 대신해 흉악 범죄자를 심판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와 드라마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최근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국민사형투표>도 국민들의 사회적 울분을 터뜨릴 정도의 악랄한 범죄자를 법이 아닌 국민의 투표를 통해 처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민사형투표 포스터 (출처: SBS)

 

 

 

웹툰 원작의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는 개 얼굴의 가면을 쓴 정체 미상의 인물 개탈전 국민의 스마트폰을 해킹해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국민들의 스마트폰으로 흉악 범죄자들을 사형할지 여부를 결정하라는 투표를 진행합니다. 국민이 그 투표에 참여하면, 그 최종 결과를 근거로 범죄자를 처단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실제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구성한 내용이기 때문에 흉악 범죄 등에 법률적 처벌이 너무 관용적이라는 여론에 답이라도 하듯 국민의 가슴 속 한 구석의 응어리를 시원하게 풀어준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탈의 행위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정당하고 합법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개탈이 하는 정의를 빙자한 복수가 법률을 위반한 것은 아닐까요? 드라마에서 드러난 개탈의 행태가 현실에서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떤 법적 처벌을 받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 의견을 물어 사형을 집행한다는 드라마의 스토리 상 개탈이 전 국민의 스마트폰에 사형투표 프로그램 어플을 설치한 것은 반드시 선행되어야할 행위라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개탈의 프로그램 설치 목적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데 있지 않고 단순한 정보 전달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의 없이 국민들의 스마트폰에 침범하여 강제적으로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사형을 유도한 것은 해킹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그는 먼저, 정보통신망법에 의거하여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동법 제70조의2)에 처해 질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ㆍ멸실ㆍ변경ㆍ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하 “악성프로그램”이라 한다)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기술력 뛰어난 해커의 능력으로 국민들의 스마트폰에 프로그램을 설치한 개탈은 국민사형투표 대상자를 순차적으로 공개합니다. 1차는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아동 성범죄자, 2차는 남편을 셋이나 죽이고 아동을 학대한 보험사기 엄마, 3차는 군대 내 성폭력을 저질러 피해자를 자살로 내몰고 전역 후 개명까지 하고 의사로 살아가는 예비역 대위 등 여러 형태의 흉악범 사형 투표 여부를 묻습니다.

 

 

 

 

개탈은 흉악범의 민낯을 밝히고 50% 이상의 찬성으로 대상자를 사형 집행으로 심판합니다. 이렇게 법의 심판을 대신하여 흉악범들에게 정의를 내세워 사형을 집행하는 개탈의 처단 행위는 사람을 죽이는 범죄, 즉 살인죄를 상습적으로 저지른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으로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받고 투표에 참여한 18세 이상의 국민들은 죄가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처벌을 받게 될까요?

 

사형 투표 프로그램은 본인의 동의 없이 강제로 설치되었고, 유저에게는 자유로운 종료 기능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따라서 투표는 자율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찬성을 던진 사람들은 개탈의 행위에 동조하고 죽음을 방조한 것이기에 살인방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할 일도 발생한 적도 없기 때문에 찬성을 던진 사람들이 현실에서 꼭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 할 수만은 없습니다. 사실, 실제로 발생한 적이 없고 판례 또한 없는 현실에서는 국민사형투표에 찬성한 사람들이 처벌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본인 스스로는 아무리 그 대상이 범죄자라 할지라도 내가 누군가를 살인하는 것에 동의했다는 그 사실을 잊지 못할 것이고, 그 사실이 자신의 인생을 내내 괴롭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형법
제252조(촉탁, 승낙에 의한 살인 등) ① 사람의 촉탁이나 승낙을 받아 그를 살해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사람을 교사하거나 방조하여 자살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드라마 <국민사형투표>를 통해, 누굴 대신해서 아무리 정의를 표방해도 결국 사람을 죽이는 것은 살인죄에 해당하고 투표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설치하는 행동 역시 해킹이라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현실에서 드라마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윤리적,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 당연합니다. 이에, 우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 개개인의 권리와 인권을 보호받는 것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정의는, ‘무고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가 다치거나 죽어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공명정대하게 법이 집행되는 사회일 것입니다.

 

 

 

 

= 15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박민주(고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