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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않은 론스타게이트!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번에 정리해봄

법무부 블로그 2023. 4. 13. 17:00

 

 

 

2019년 개봉한 영화 '블랙머니'를 아시나요?

 

 

이 영화는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5000억이라는 헐값에 넘어간 희대의 사건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검사 양민혁(조진웅 분)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정지영 감독은 홍보 과정에서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있다고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면 떠오르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03년 시작된 '론스타 게이트'가 그것입니다.

 

 

2023년 올해는 론스타 게이트가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32, 대한민국 법무부와 미국 당국과 공조하여 전 론스타 지사장인 스티븐 리를 체포하였는데요, 한국 현대사의 흑역사라고도 볼 수 있는 론스타 게이트는 도대체 어떤 사건 이길래 20년 동안이나 끝나지 않고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론스타 게이트'를 파헤쳐 봅시다.

 

 

ⓒ ㈜ 아우라픽쳐스 ,  블랙머니 , 2019

 

 

 

1) 사건의 시작

 

외환은행은 1997IMF 때 크게 부실화된 이후 쭉 우리 정부의 골칫거리였습니다. 정부는 국내의 다른 금융기업들이 외환은행을 인수해주기를 바랐지만, 그랬다간 그 기업들 역시 망할 수도 있었기에 나서는 기업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3, 미국의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 사모펀드(PEF)란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게서 자본을 출자받아 기업이나 채권,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보는 펀드를 말합니다.

 

 

 

 

하지만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대한민국 은행법은 ‘금융자본’만이 시중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였지만 론스타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이었기 때문이죠.

 

 

단, 예외 규정이 있었습니다. 만약 BIS 비율(자기자본비율)이 8% 이하인 부실기업을 인수할 경우, ‘산업자본’도 인수자격이 부여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BIS 비율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2003년 7월, 이강원 외환은행장은 BIS 비율을 6.16%로 예상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금융감독원에 보냈고 금융감독원은 2003년 9월, 이 문서를 근거로 ‘론스타’의 ‘외환은행’인수를 공식 승인해줍니다.

 

 

 

2) 론스타의 주가 폭등, 스티븐 리의 도피

 

 

 

그렇게 200310월 론스타는 13834억을 지급하고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취득합니다. 그런데, 20042, 인수 석 달 만에 외화은행의 주가가 폭등하게 됩니다. 론스타가 1조원의 평가이익을 얻게 된 것이죠.

 

 

이런 과정에서 헐값 매각 논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2005, 외환은행이 BIS 비율을 조작하여 론스타를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되기 시작했고 국회의 감사청구에 따라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합니다. 그러자 당시 론스타코리아 대표였던 스티븐 리(이정환)가 미국으로 도피합니다.

 

 

 

3) 론스타의 먹튀, 검찰의 저지

 

 

 

론스타는 2006년 1월, 먹튀 행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 6월, 감사원이 BIS 비율이 조작되었기 때문에 론스타는 인수자격이 없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그에 따라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에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스티븐 리는 미국으로 도피한 뒤였죠. 어쩔 수 없이 검찰은 그를 기소중지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론스타 먹튀 사건의 수사를 외환은행 헐값 매각, 비자금 조성, 론스타 탈세, 외환카드 주가조작의 네 갈래로 나누어 강도 높게 진행하였습니다.

 

 

형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론스타의 매각은 계속 지연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론스타 코리아 대표 유회원(스티븐 리가 대표였던 시절, 실무를 맡은 인물)이 외환은행과 외환카드 합병 과정에서 ‘외환카드 주가조작’을 했다는 혐의는 부분은 최종 유죄판결이 나기도 했기 때문에 인수과정에서 론스타의 잘못은 명백했습니다.

 

 

 

4) 매각, 그리고 ISDS 소송

 

 

결국 2006년 추진한 매각은, 2010년 11월이 되어서야 하나금융지주의 인수를 승인하면서 끝나게 되었지만, 애초에 너무 헐값에 인수하였기 때문에 론스타는 4조원이나 되는 차익을 남겼습니다. 국세청이 론스타가 거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노력도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11월, 론스타는 억지주장을 시작합니다. 이미 4조원이나 되는 차익을 남겼음에도 “한국 정부의 부당한 조치로 매각이 지연되고 더 낮은 가격에 매각할 수밖에 없게 되어 손실을 입었다“면서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를 통해 대한민국에 5조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합니다. 그렇게 10년간의 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5) 10년에 나온 판정! 결과는?

 

 

 

그리고 10년간의 분쟁의 결과가 지난 해 8월 공개되었습니다. ICSID 중재 판정부는, 론스타가 우리 정부에 요구한 63215억 원 중, 4.6%에 해당하는 2925억원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내린 것입니다. 판정이 늦어지자 2020, 론스타가 11700억원의 합의안을 제시한 점이나, 투자자에게 유리한 ICSID판결의 특성을 볼 때 수조원대 지출을 수천억 원으로 줄인 만큼 선방했다는 평가가 우세한 만큼 사실상 승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재판 비용으로 많은 세금이 소비되었고 지연이자로 천억원 이상을 내야하므로 우리 정부의 완전한 승리라고 볼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론스타 국제투자분쟁 사건 판정 관련 브리핑을 열어서 론스타 청구액보다 많이 감액이 됐지만 이번 중재판정부 판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다퉈볼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  ICSID  론스타 판정문  272 쪽 발췌  /  판정문 전문보기  ( 클릭 )

 

 

 

 

 

법무부는 ICSID의 판정요지서와 판정문을 보도자료를 통해 전문 공개한 바 있는데요. 판정문에는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한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고 이 때문에 론스타가 매각한 외환은행의 주가가 낮아졌다'는 우리 정부 측의 방어 논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지점에서 판정부는 론스타가 '먹튀'(Eat and Run)를 넘어 '속튀'(Cheat and Run)행위를 했음을 인정했고 한국 정부의 책임이 아예 없다는 소수의견도 있는 만큼 이 쟁점을 다시 한 번 다퉈볼 만할 여지가 있는 것이죠.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론스타 사건 판정문의 배상 명령에 ①배상금 과다 산정 ②이자의 중복 계산 등 오기, 오산으로 인한 잘못이 있음을 확인하고 판정문 정정신청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이는 법무부장관이 앞서 밝힌 취소 절차와는 별도의 절차입니다.

 

 

 

6) 스티븐 리 체포, 다음은?

 

 

 

올해 3월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스티븐 리'17년 만에 미국에서 체포되어 한국 송환을 준비중입니다. 이번 법무부에서 미국 내 고위급 채널을 통해 송환전략을 전면 수정한 이후, 법무부가 스티븐 리의 최신 미국 소재지 자료를 분석해 미국 당국에 제공했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 뉴저지주 연방 검찰청이 스티븐 리를 체포한 것입니다.

 

 

관료들이 외환은행의 부실을 부풀려 론스타에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의 핵심인물인 스티븐 리가 미국으로 도피해 의혹 규명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 체포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또한 법무부는 2023년 업무보고에서 국제법무국 창설을 예고하며 론스타 소송을 포함한 국제투자분쟁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하였는데요 아마도 이러한 움직임이 론스타 관련 문제 해결에 더 큰 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2003년 이후 20년 가까이 우리 정부와 국민들을 괴롭혔던 론스타 게이트. 스티븐 리를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국제 소송의 철저한 대응과 함께 완전한 승리를 이루어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이 유출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봅니다.

 

 

 

 

= 15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신효진(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