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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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신분세탁, 현실에서는?

법무부 블로그 2022. 9. 7. 16:00

 

드라마나 영화에는 '신분 세탁'이 소재가 되는 일이 많다. 주인공이나 주인공과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이 신분을 바꾸어 권리나 지위가 바뀌어 극적 효과가 일어난다. 보통 얼굴을 성형한다거나 출신배경 심지어 DNA 정보를 위조한다. 요즘은 여권, 신분증에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정보를 넣는 등 공문서를 위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 신분 세탁이란 직장 및 학교 같은 소속, 국적, 인상착의, 주민번호 등의 신분을 몰래 변경하여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언론 보도에는 주로 출신지(고향), 학력(학벌) 등의 문제로 오르내린다.

 

 

 

특히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 도피를 하거나 몰래 숨어 살다가 들통이 날 때 신분 세탁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유명대학 출신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닌 경우나, 미국 교포라고 행세했지만 미국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는 웃지못할 사건들에서도 접한다. 허세나 허위로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한 경우다.

 

 

▲ tvN 드라마 ‘자백’(2019)의 한 장면. 신분세탁 후 교도관으로 있던 윤경호는 사실 살인범이었다.

 

 

 

사람들이 신분 세탁에 둔감해지는 것은 인터넷이나 대중문화 탓이 크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변장을 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경우다. 여권이나 신분증을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으로 위조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극중 인물이 위기를 모면하거나 신분 상승을 위해 신분 세탁을 할 때가 많다.

 

 

영원히 속이진 못하고 결국 탄로 나지만 사법처리를 받거나 사회적 처벌을 받는 부분은 보통 생략된다. 사람들이 신분 세탁은 서로 양해하고 넘어가면 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이 주로 경험하는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메신저 프로그램 활동에서다. 일부 이용자는 성별을 바꾸기도 하고 아예 다른 사람의 이름을 쓰며 글을 쓴다.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활동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프로필 사진을 바꾸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익명을 악용한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건은 언론 보도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 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2011)’에서는 극중 인물 장미리가 위조 여권으로 한국에 간다.

 

 

 

포털사이트에서 '신분세탁'을 검색하면 경험담이나 뉴스들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관련 검색어로 "신분 세탁 해드립니다" "신분 세탁 비용" "신분 세탁 브로커" "한국 신분 세탁" 등 주로 부정적인 것들이 뜬다. 온라인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없게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모두 삭제하고 휴대전화번호를 바꾸라는 조언도 나온다.

 

 

헤어스타일부터 얼굴 성형을 하라거나 이름을 바꾸는 개명도 권하기도 한다. 합당한 이유나 사정이 있으면 '개명'이 허용되는데 자신을 알아볼 수 없게 할 때 쓰면 된다는 식이다. 신분 세탁은 일단 그 목적이나 대상이 누구냐를 떠나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다. 정상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거짓으로 바꾸는 일이다.

 

 

007 같은 첩보영화에서는 극적인 효과나 반전을 주는 신분 세탁이라지만 현실은 어떨까? 형법에 따르면 신분증 위조는 공문서 위조로 징역형에 처해진다. 한마디로 중대 범죄다. 올해 바뀐 항공보안법 개정안에 따르면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하고 항공기에 탑승하면 10년형이다.

 

 

 

 

청소년들도 학생증을 변조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 사립학교 학생증을 위조하면 사문서 위조죄이고 국립학교 학생증을 바꾸면 형법 제225(공문서 등의 위조·변조)에 해당한다.

 

 

드라마에서는 '재미' 요소지만 현실에서는 범죄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행동하며 거짓말로 일을 꾸며 피해를 입힌다면 '사기죄'에 걸릴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해킹 등으로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손쉽게 알아내 신분 세탁에 쓰일 때도 있다. 개인정보의 침해에 해당하는 만큼 인터넷 서비스 이용 시 주의해야 한다.

 

 

더러워진 옷을 새 옷처럼 바꾸는 세탁은 긍정적인 단어다. 앞에 '신분'이 붙으면 위법한 행위를 상징하는 뜻이 된다. 욕망을 단 시간에 해결하기 위한 '신분 세탁'이 끝까지 성공하는 경우는 현실에 존재할지 모르지만 행복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은 물론 ''를 속이며 살아가는 일이 좋을 수 있을까? 드라마, 영화에서 '신분 세탁'에 속지 말자.

 

 

 

= 14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최인화(고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