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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낙태죄 어떻게 될까?

법무부 블로그 2020. 8. 20. 11:04

1953년에 제정된 낙태죄는 66년만인 2019,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 올해 말인 20201231일까지 낙태죄 대안 법안을 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올해가 낙태죄의 존폐가 결정나는 중요한 해인 만큼 낙태죄의 역사와 찬반 의견 등에 대해 알아볼까요?

 

낙태죄란?

 

우선 낙태죄(落胎罪)란 태아를 자연분만기에 앞서 인위적인 방법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시키거나 약물 등으로 모체 안에서 제거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형법 제269(낙태)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헌법불합치, 2017헌바127, 2019. 4. 11.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269조 제1, 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조항들은 2020.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270(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낙태)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없이 낙태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3항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

 

 

 

현재 형법에는 낙태한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고 의료인이 낙태에 관여하게 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을 받도록 규정되어있습니다. 생명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할 의료인이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낙태한 여성보다 낙태에 관여한 의료인이 더 큰 처벌을 받는 조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낙태죄는 태아의 죽음에 대해 집중해 존재해왔다면 점점 임신한 여성의 권리와 자유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져왔습니다.

 

여성 불평등과 여성 권리와 건강에 집중하며 낙태에 대한 여성 처벌 조항 삭제를 요구하는 모낙페(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38일부터 한 달간 임신중지 상식에 관련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임신 중지에 관한 위험도를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모낙페는 그 이유를 합법적인 임신중지의 환경이 이루어지지 못함을 꼽았습니다. 이들은 410,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그동안 낙태죄에 관해 손을 놓고 있던 정부와 국회를 비판했습니다.

 

반면,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은 어떨까요? 생명 윤리에 집중하는 입장에서는 낙태죄를 반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9, 낙태죄가 헌법불합치로 결정될 당시 합헌의 의견을 냈던 두 판사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태아와 출생한 사람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태앙가 모체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임신한 여성에게 생명의 내재적 가치를 소멸시킬 권리, 즉 낙태할 권리가 자기결정권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등 태아의 생명을 중시하고 낙태할 권리를 여성의 자기결정권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낙태에 대한 의견이 쟁쟁한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 재난 상태가 심각해지면서 낙태가 진행됨에 있어 여러 논란을 빚는 국가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낙태는 이미 대법원에 의해 1973년의 로 대 웨이드판결 이후 합법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4, 미국 테네시는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의료장비를 절약하기 위해 3주간 낙태금지 명령을 내렸고 법원은 낙태가 의료장비를 낭비하고 혹시 금지시키더라도 의료장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며 기각했습니다. 테네시 뿐만 아니라 아칸소주, 오클라호마주, 오하이오주, 텍사주 등 공화당이 이끄는 다른 주들도 역시 기각된 바 있습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낙태가 합법화되더라도 치료에 있어 동등한 시선을 받기 어렵다는 시각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회는 낙태에 관한 혼란스러운 입장과 생각들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낙태에 관한 대안 법안을 내거나 낙태죄에 대한 일치된 의견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낙태죄의 존폐가 완전히 결정되는 올해인 만큼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 12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지윤(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