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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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지 묻다, 메이즈러너

법무부 블로그 2018. 5. 15. 16:30




국내·외에서 다양한 매니아층을 갖고 있는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1메이즈러너(The Maze Runner), 2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Maze Runner: Scorch Trials), 3<메이즈러너: 데스큐어> Maze Runner: The Death Cure 로 된 시리즈 작품입니다. 특히, 세 번째 작품인 <메이즈러너: 데스큐어>가 올 초에 개봉하면서 국내 220만 관객 수를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요. 영화는 SF, 스릴러, 액션, 미스터리 장르에 속하며 모든 기억이 삭제된 채 의문의 장소로 보내진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와 그의 친구들이 매일 밤 살아 움직이는 미로를 뚫고 탈출을 시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소년 소녀들을 한 곳에 모여 목숨을 건 미로를 탈출하게 된 건 바로, ‘위키드라는 집단의 실험 때문입니다. 위키드는 전 세계에 퍼진 플레버 바이러스에 맞서기 위해 내성을 가진 젊은이들을 테스트하여 백신을 개발하려고, 면역을 가진 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 수많은 위기를 겪도록 하는데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실험자가 된 이 소년 소녀들이 그 과정에서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영화 메이즈러너:데스큐어 (Maze Runner: The Death Cure), 2017 메인포스터

네이버 영화검색



물론, 이 소년 소녀들의 위기가 모두 다 데이터화 되어 결국엔 세계를 오염시킨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백신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공동의 목적(백신개발)을 위해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나요?

 

영화에서는 사실, 크고 작은 불법행동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단순하게 위키드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춰, 그들이 어떤 불법 행위들을 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생명권 침해입니다.


헌법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위키드는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타지에 미로를 만들어 소년 소녀들(이하, 러너)에게 다양한 괴물들과 싸우게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러너들이 죽임을 당합니다. 다시 말해, 그들의 생명권을 보장해주지 않죠. 매일 같은 시간에 열리는 큰 장벽 속으로 들어가 출구를 찾는 과정 속에서 그리버라는 괴물에게 찔려 사망하는 러너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키드는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부여된 기본권 중 하나인 러너들의 생명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메이즈 러너한 장면 네이버 영화검색

    

 

둘째, 선택의 자유 및 신체의 자유 침해입니다.


헌법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영화 속 대부분의 러너들은 면역자인데요. 그들은 처음부터 실험 대상자가 되기를 선택한 적이 없습니다. 기억을 잃은 채 케이지 안에서 눈을 뜨면, 그때부터 생사가 넘나드는 미로에서 오로지 살기위해 애써야 합니다. 어느 날 당신이 기억을 잃은 채 눈 앞에 큰 장벽들로만 둘러 쌓인 곳에서 일어난다면! 그 아찔함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겁니다. 국민은 누구나 자기 신체에 대한 자유를 가집니다. 누구든 법률에 의하지 않고 체포나, 구속을 할 수 없으며, 그러한 행동은 당연히 법에 위반한 행위입니다.

 

 

▲「메이즈러너(The Maze Runner)중에서, 기억을 잃은 채 케이지 안에서 깨어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분)

 [네이버 영화검색]

 

 

세 번째, 동의없는 생체실험 강행입니다.


장기 등 이식에 대한 법률

12 (장기 등의 기증에 관한 동의) 이 법에 따른 기증 희망자 본인 및 가족, 유족의 장기 등의 기증에 관한 동의는 다음 각 호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1. 본인의 동의: 본인이 서명한 문서에 의한 동의 또는 민법의 유언에 관한 규정에 따른 유언의 방식으로 한 동의

2. 가족 또는 유족의 동의: 4조 제 6호 각 목에 따른 가족 또는 유족의 순서에 따른 선순위자 1명의 서면 동의. 다만, 선순위자 1명이 미성년자이면 그 미성년자와 미성년자가 아닌 다음 순서의 가족 또는 유족 1명이 함께 동의한 것이어야 하고, 선순위자가 행방불명이거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동의를 할 수 없으면 그 다음 순위자가 동의할 수 있다.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Maze Runner: Scorch Trials)중에서 생체 실험 방을 보고 탈출을 시도하는

토마스 (딜런 오브라이언) 와 친구들 [네이버 영화검색 출처]

 

시리즈 2<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Maze Runner: Scorch Trials 에서 토마스 (딜런 오브라이언) 와 친구들은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잰슨 (에이단 길렌 분) 의 생체실험 방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면역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장기 기증을 희망한 적이 없었으며, 위키드가 실험하는 모든 과정은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위키드는 장기 등 이식에 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 됩니다.

      

장기 이식 등에 대한 법률장기 등의 기증에 관한 사항과 사람의 장기 등을 다른 사람의 장기 등의 기능 회복을 위하여 적출하고 이식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장기 등의 적출 및 이식을 적정하게 하고 국민 보건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 등의 적출 및 이식은 인도적 정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자발적인 것이어야 하고, 윤리적으로 타당하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이어야만 합니다(동법 제2).


하지만, 메이즈러너 속 위키드는 이러한 모든 기본적인 사항들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는 듯, 면역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것이죠.

 

 

 

이 영화를 보며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바로, “공동의 목적인 백신 개발을 위해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한가?”라는 것입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은 감수해야하는 것일까요? 물론, 인류를 위한 불가피한 희생 유무 여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다수를 위해 소수의 자유권과 생명권을 박탈당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수든 소수든, 인간은 모두 존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 10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유지현(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