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로 알아본 법률상식

    

 

남성미 풍기는 마동석과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윤계상의 멋진 액션 연기가 일품인 영화 ‘범죄도시’ 보셨나요? 범죄를 소재로 한 액션영화이다 보니, 영화 곳곳에 다양한 법 위반 장면들이 볼 수 있는데요. 막연히 ‘범죄다!’라고 알고 있는 그들의 행동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죄에 해당하는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범죄도시 스틸컷 (네이버 영화)

 

 

영화 초반 장첸은 불법 대부업을 하는 모습이 비칩니다. 돈을 빌려간 사람이 제 때 돈을 갚지 않으면 납치하고 감금해서 돈을 받아내는 것인데요. 이 장면에서 한 조직의 조직원이 수 천 만원의 돈을 장첸에게 빌리지만 법정이자율을 넘어선 고액의 이자 때문에 억 단위의 돈을 요구받게 됩니다. 그리고 빌린 돈과 이자 금액은 시시각각 올라가는데요. 빌린 돈과 이자를 갚지 못한 조직의 조직원은 장첸 패거리에 의해 트렁크에 감금되어 끌려 다닙니다. 이 와중에 장첸은 자신의 패거리와 도끼와 칼 등 흉기를 이용해 돈을 갚지 않는 타 조직원의 손을 자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장면에서 장첸의 죄는 무엇이며, 장첸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우리나라 형법에서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사람을 납치하고 감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사람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자들에 의해 납치되거나 감금되는 사례는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그 자세한 내용을 우리나라 형법 조항을 통해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형법 제277조(중체포, 중감금, 존속중체포, 존속중감금) ①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여 가혹한 행위를 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278조(특수체포, 특수감금)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전 2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제281조(체포·감금등의 치사상) ①제276조 내지 제280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우선, 장첸이 돈을 빌려간 사람을 무력을 사용해 불법으로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감금하고 폭행을 가한 행위는 형법상 ‘중감금’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장첸은 혼자가 아니라 자신의 패거리 2명과 함께 다중의 위력을 보이며, 도끼와 칼 등 흉기를 휴대하였으므로, 이는 ‘특수감금’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장첸과 그 패거리는 피해자를 폭행하고 손을 자르기까지 하여 상해를 입히기에 이릅니다. 이는 ‘특수감금’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 해당하므로 결국 장첸의 위 행위에는 형법 제281조 제1항에 해당하는 ‘특수감금치상’이 성립하고, 1년 이상의 유기징역(가중사유가 없다면 최대 30년 이하)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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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 리뷰 30초 예고편 스틸샷 (네이버 영화)

  

 

그리고 여기서 장첸은 형법뿐만 아니라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이하 ‘대부업법’) 제3조를 위반하여 등록절차 없이 대부행위를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업법 제3조 제1항에서는 ‘대부업 또는 대부중개업을 하려는 자(여신금융기관은 제외한다)는 영업소별로 해당 영업소를 관할하는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다만, 여신금융기관과 위탁계약 등을 맺고 대부중개업을 하는 자는 해당 위탁계약 범위에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대부업을 영위하려는 사람은 등록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부업을 등록하지 않고 대부행위를 할 경우 벌칙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부업법 제19조 제1항에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동조 동항 제1호에서 ‘제3조(등록 등) 또는 제3조의2(등록갱신)를 위반하여 등록 또는 등록갱신을 하지 아니하고 대부업등을 한 자’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장첸의 경우 대부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대부행위를 했기 때문에 대부업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대부업 등록이 안 되었으므로 장첸의 대부행위가 불법에 해당하는 것은 앞에서 살펴 본대로 명백한데요. 그럼 여기서 잠깐! 장첸이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원금이 3천만원인데도 불구하고 이자까지 합쳐서 2억을 요구한 행위는 법적으로 가능한 행위일까요?

 

대부업법 제8조 제1항에서는 ‘대부업자가 개인이나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제2항에 따른 소기업(小企業)에 해당하는 법인에 대부를 하는 경우 그 이자율은 연 100분의 27.9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율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부업법 시행령」 제5조란, 연 100분의 27.9를 말하는데요. 합법적으로 대부업을 영위하더라도 1년 이자율이 원금의 100분의 27.9라고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장첸이 대부업을 영위한 것이 합법이라고 하더라도 3천만원을 빌려주고 2억을 요구하는 행위는 대부업법 제8조 제1항을 위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대부업법 제8조 제3항에서는 ‘제1항을 위반하여 대부계약을 체결한 경우 제1항에 따른 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이자계약은 무효로 한다.’라고 하여 초과 이자율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제8조 제4항에서는 ‘채무자가 대부업자에게 제1항에 따른 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지급한 경우 그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금액은 원본(元本)에 충당되고, 원본에 충당되고 남은 금액이 있으면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하여 채무자가 이미 초과하는 이자를 대부업자에게 지급하더라도 그 초과하는 이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업법에서는 앞서 본 것처럼 이자율을 초과해서 대부업행위를 영위하는 경우에도 벌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업법에 의하면 장첸은 2억원을 받았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었을 것입니다.

 

 

대부업법 제19조(벌칙)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8조 또는 제11조제1항에 따른 이자율을 초과하여 이자를 받은 자

 

 

그럼 다시 영화의 줄거리로 돌아와 장첸의 또 다른 범법행위가 어떤 처벌을 받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장첸은 돈을 빌려준 사람이 속한 조직의 두목에게서 2억원을 받으려고 하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그 조직을 접수하기 위해 두목을 조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흉기를 사용해 살해합니다. 그렇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을 살해한 살인범은 어떤 처벌을 받을까요?

 

우리 형법에서는 살인은 한 사람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살인죄에 대해 가장 무거운 형벌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법 제250조 제1항에서는 살인죄에 대해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법에 따라 장첸은 한 조직의 두목인 사람을 살해했으므로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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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 스틸컷 (네이버 영화)

  

 

그 외에도 장첸은 다른 조직들을 접수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곳곳에서 사람들을 폭행하고 상해를 입힙니다. 특히, 폭행은 영화의 매 장면마다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다른 사람을 폭행한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형법에서는 폭행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①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제261조(특수폭행)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60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62조(폭행치사상) 전2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때에는 제257조 내지 제259조의 예에 의한다.   제264조(상습범) 상습으로 제257조, 제258조, 제258조의2, 제260조 또는 제261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형법의 폭행 조항들을 살펴보면 장첸은 다른 조직원과 일반인들의 신체에 폭행을 했으므로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첸의 경우 혼자가 아니라 자신의 패거리와 함께 도끼와 칼 등 무기를 들고 폭행을 행사하기 때문에 특수폭행에 해당하게 되는데요. 이 경우 일반적인 폭행보다 더 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폭행으로 인해 상대방이 다치거나 죽게 되는 경우 상해죄 조항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또한 장첸은 다른 조직들을 통합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폭행을 행사하므로 앞의 폭행죄 처벌에서 2분의 1을 더한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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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 스틸컷 (네이버 영화)

  

 

그리고 장첸의 패거리는 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지배인의 팔을 잘라 버리기도 하고, 자신의 위치를 경찰들에게 알린 사람들에게도 상해를 가하는데요. 이렇게 사람을 다치게 할 목적으로 실제로 다치게 할 경우 상해죄에 해당합니다. 우리 형법에서는 상해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처벌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①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58조의2(특수상해) ①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7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장첸의 경우 사람들의 신체를 훼손했기 때문에 상해죄에 해당함을 물론 장첸은 패거리들과 함께 무기를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상해를 입혔으므로 이 경우에는 상해죄보다 처벌이 무거운 특수상해에 해당하게 됩니다. 따라서 장첸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형을 받을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형벌이 상한선을 정하고 있지만 하한선을 정하고 있지 않는 것과 비교한다면, 상해죄는 1년 이상이라는 하한선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무거운 형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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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 리뷰 30초 예고편 스틸샷 (네이버 영화)

  

 

그리고 장첸은 다른 조직들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폭행과 상해뿐만 아니라 타인 소유의 물건들을 부수기도 합니다. 이렇게 타인 명의의 물건을 부수는 행위는 형법상 손괴죄에 해당합니다. 손괴란 타인의 재물에 대해 효용의 전부나 일부를 해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타인의 물건을 타인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형법에서는 이러한 손괴죄에 대해서도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69조(특수손괴) ①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366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범죄도시 영화 속 장첸 패거리처럼 단체가 위험한 물건인 도끼나 방망이 등을 가지고 타인의 물건을 부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 범죄도시 스틸컷 (네이버 영화)

 

 

그리고 장첸은 영화 내에서 경찰과도 대립각을 세우는데요. 그래서 폭력조직을 단속하는 형사들과도 자주 마찰을 일으키며, 수사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공무를 수행하는 형사들의 업무를 방해하며 상해도 입히고, 심지어 살인을 하려고 시도 한 행위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우리나라 형법의 제8장에서는 공무방해에 관한 죄에 대해 열거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136조(공무집행방해) 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44조(특수공무방해) ①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36조, 제138조와 제140조 내지 전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각조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② 제1항의 죄를 범하여 공무원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장첸과 그 패거리는 공무원인 형사들이 수사를 시작하자 이 수사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형사들과 대립합니다. 한 식당에서 마주친 그들은 막내 형사에게 화상을 입히고 도망가는데요. 이후에도 형사들과 싸움을 하며 상해를 입히고, 심지어 막내 형사를 죽이려고 합니다. 우선 폭행을 가하며 공무원인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장첸은 패거리들과 함께 흉기를 사용하였지요. 이는 ‘특수공무방해’가 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장첸은 형사들에게 상해를 입혔기 때문에, 형법 제144조 제2항의 ‘특수공무방해치상’이 성립하고 3년 이상의 유기징역(가중사유가 없다면 최대 30년 이하)에 처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범죄도시에 나오는 장첸과 그 패거리들의 범죄행위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이들은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폭행은 물론 특수감금치상, 특수공무방해치상, 대부업법위반 등 다양한 범죄가 성립했습니다. 만약 장첸이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면, 위 모든 범죄들이 경합 가중되어 최대 50년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될것으로 보입니다. 현실에서는 이런 범죄들이 일어나면 안 되겠죠? 어디까지나 영화는 영화, 우리들은 법을 잘 지키는 준법정신이 투철한 국민이 됩시다.

 

 

글 = 제9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강도원(일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