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통장을 혼자쓰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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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이스북에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대화의 주 내용은 두 사람이 돈 문제로 싸우다 이별을 맞이하는 내용이었는데요. 불화의 씨앗은 바로 ‘커플 통장’ 혹은 ‘데이트 통장’으로 불리는 통장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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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일로 급하게 돈을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기자 커플 중 한 사람이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데이트 비용으로 모은 금액을 사용한 것입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 상대방이 해명을 요청했고, 결국 이것이 발단이 되어 큰 싸움으로 번진 것이죠. 해당 게시물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퍼져나갔고, 많은 네티즌들의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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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슈가 된 페이스북 대화 메시지 캡쳐

이렇듯 데이트를 위해 커플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함께 사용하는 ‘커플통장’은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러 은행들에서 유사한 상품들이 하나 둘 만들어 졌습니다. 꼭 은행의 공식적인 상품이 아니더라도 개인 계좌에 돈을 함께 모아서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하는 커플들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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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지(25세/학생)씨는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부담을 주기 싫어서 함께 똑같이 돈을 모아서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때에 따라 통장에 모은 돈 외에 기쁜 마음으로 쓰는 돈들이 있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함께 돈을 모아 사용하니 서로 불만도 없고 더욱 애틋해 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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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서 보신 사례처럼 좋은 의도로 만들어 사용하던 커플 통장이 때론 돌이킬 수 없는 불화의 씨앗이 되곤 합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해서 역시나 많은 커플들이 공금을 모으고 있는데요. 이에 커플통장에 대한 법적 이슈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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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통장 속 돈은 공금! 1원이라도 쓰면 횡령죄

앞서 말씀드렸듯 커플 통장은 커플이 하나의 통장을 개설하고 각자 돈을 모은 뒤 데이트에 함께 사용하는 형식입니다. 때문에 법적으로 볼 때 커플 통장 안에 모아진 돈은 엄밀히 ‘공동 소유’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공금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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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상대방에게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돈을 빼서 사용하거나 이에 대한 반환을 거부할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횡령죄에 해당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횡령죄는 단 1원을 횡령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겨우 이정도의 금액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다.’는 식의 생각은 하지 말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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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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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연인과 헤어진 뒤 커플 통장의 남은 돈’도 큰 논쟁거리가 되곤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연인과 헤어졌다고 해서 화나는 마음에 돈을 함부로 다 써버리거나, 상대방이 돈에 대한 반환을 요구했을 때 이를 거부하면 경우에 따라 큰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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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플 통장을 만들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자유롭게 사용하라’는 말을 했다면 이는 일종의 ‘증여’로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에 처벌이나 돈을 돌려받는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자신의 재산을 대가 없이 준다는 뜻의 ‘증여’는 반환 청구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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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제 연인으로 지냈던 특수성을 고려하여, 형법에 위반 될 여지가 있어도 실형을 선고 받기보다는 사건 당사자들을 불러 합의를 유도하는 쪽으로 원만하게 해결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처벌과는 별개로 커플통장에 모인 금액을 꼭 돌려받고 싶을 경우에는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해당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돈의 성격인데요. 커플통장에 돈을 모으면서 ‘우리가 만나는 기간 동안 마음껏 써라’ 혹은 ‘연인관계가 소멸하면 통장의 남은 돈을 반환한다’는 조건을 달았다면 ‘조건부 증여’로 판단해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경우에는 해당 이야기를 진행한 대화내용이나 메신저 기록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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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관계에서 돈 문제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함께 사랑을 키워나갈 때도 서로 배려하며 맞춰가야 할 문제이지만 헤어진 후에도 서로 깔끔하고 깨끗한 마무리가 필요한 부분이죠. 커플통장을 이용하는 많은 커플들이 보다 현명하고 올바르게 사랑을 키워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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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제9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남혁진(일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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