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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범' 손예진의 침묵은 유죄일까?

법무부 블로그 2013. 11. 7. 09:00

한 가지 끔찍한 상상을 해봅시다.

만약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시대의 살인마가 나의 가족이라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감당해 나갈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버겁기만 합니다.

 

 

▶ 이미지 : 영화 '공범' 포스터 (http://gongbum.interest.me/)

 

이러한 상상을 스크린으로 옮겨 최근 할리우드 영화 공습 속에서도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공범'이라는 영화인데요.

 

이 영화는 오직 딸만 바라보는 딸바보 아빠 순만(김갑수 분)이 유괴살인사건의 용의자라는 의심을 가지게 되는

딸 다은(손예진 분)의 고민과 혼란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망생인 다은(손예진 분)은 면접 준비를 위해 친구들과 영화를 보다가 삽입된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세상에서 가장 익숙한 아버지를 존재를 느끼게 됩니다.

 

목소리와 말투 뿐만 아니라 어릴 적부터 들어오던 문장까지 같았기 때문인데요.

 

 

  

 

▶ 이미지 : 영화 '공범' 예고편 화면 캡쳐 (http://gongbum.interest.me/)

 

택배 일을 하면서 세상으로부터 멸시 받고 힘들어도 딸에게는 한 없이 자상하기만 했던 아버지이기에 잊으려 하지만

의심은 깊어지고, '아버지는 범인이 아닐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아버지를 몰래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신상을 뒤쫓던 중 정보가 경찰의 손에 넘어가게 되고

경찰과 피해자의 아버지는 다은(손예진 분)의 아버지(김갑수 분)을 15년 전 유괴살인범으로 확신하게 되지만,

다은(손예진 분)은 아버지(김갑수 분)을 범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아버지를 감싸게 되는데요.

    

 

 ▶ 이미지 : 영화 '공범' 예고편 화면 캡쳐 (http://gongbum.interest.me/)

      

만약 아버지(김갑수 분)가 범인이라면 의심과 혼란 속에서 얻은 아버지가 범인이라는 확신을 경찰에게 숨긴

다은(손예진 분)은 영화의 제목처럼 공범이 되는 걸까요?

 

§형법 제9장 도주와 범인은닉의 죄 제151조(범인은닉과 친족 간의 특례)

①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개정 2005.3.31>

  

형법상 범죄자의 도주를 돕거나 범인을 은닉하게 되면 해당 법률에 따라 범인 은닉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아버지(김갑수 분)이 범인이더라도 다은(손예진 분)은 처벌을 받지 않게 되는데요.

범인을 은닉했는데 처벌받지 않는다?

바로 특례조항에 따라 면책을 받기 때문입니다.

특례조항은 국가의 형벌권보다 가족관계가 우선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지요.

 

현실 속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올 해 많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탈주범 이대우를 도피할 수 있도록 도왔던 지인과

가족 중 도피자금 50만원을 주고 잠자리를 제공한 박모(58)씨는 범인 은닉죄로 처벌받았지만,

어머니와 동생은 특례조항에 따라 면책을 받아 처벌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 이미지 : 영화 '공범' 예고편 화면 캡쳐 (http://gongbum.interest.me/)

 

영화 후반으로 접어들면 다은(손예진 분)의 의심은 극에 다다르며 진실게임의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하지만 영화는 다은(손예진 분)이 아버지(김갑수 분)를 범인으로 의심한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시점까지

범인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장 공소 제3절 공판의 재판 제326조(면소의 판결)

다음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1. 확정판결이 있은 때

2. 사면이 있은 때

3. 공소의 시효가 완성되었을 때

4.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여기서 공소시효란 어떤 범죄사건이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형벌권이 소멸되는 제도를 말합니다.

결국 영화 속 의문의 범인은 공소시효 만료로 15년간의 숨겨진 족쇄에서 풀려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에 대한 공소시효가 15년이라니,

조금은 가볍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형사소송법 제2장 공소 제249조(공소시효의 기간)

① 공소시효는 다음 기간의 경과로 완성한다. <개정 1973.1.25, 2007.12.21>

1.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25년

2.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5년

3.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0년

4.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7년

5.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5년

6.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3년

7.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 구류, 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년

②공소가 제기된 범죄는 판결의 확정이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25년을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한다. <신설 1961.9.1, 2007.12.21>

 

사실 현행법상 살인사건 공소시효는 25년입니다.

그렇다면 영화 '공범'속 살인범에 대한 공소시효 15년은 옥의 티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살인사건 공소시효는 15년이었지만

너무 짧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2007년 25년으로 늘어난 것인데요.

하지만 소급 적용되지 않다보니 2007년 이전에 일어난 살인범죄는 지금도 공소시효가 15년에 불과합니다. 

영화 속 살인사건은 1998년에 일어난 것으로 가정되었으니 공소시효는 15년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미국의 대다수 주와 독일, 일본 등에서는

최고형량이 사형인 살인죄와 계획적 살인죄 등은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 YTN뉴스 화면 캡쳐(www.ytn.co.kr)

 

지난해 법무부 역시 살인 사건의 공소시효를 외국처럼 아예 없애서 몇 십 년 전에 일어난 범죄라도

범인을 잡기만하면 언제든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 했었는데요.

 

하지만 국무회의까지 통과한 법안이 다른 현안에 밀려 1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고 합니다.

 

공소시효는 범죄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날 경우

증거 판단과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DNA 분석이나 CCTV 등 여러 가지 과학 수사 환경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공소시효 제도에 대한 변화와 개선은 꼭 필요해 보입니다.

     

 

 

▶ 이미지 : 영화 '공범' 예고편 화면 캡쳐 (http://gongbum.interest.me/)

 

영화 '공범'은 피해자 보다는 '범인은 누군가의 가족입니다'라는 사실을 중심으로

믿었던 사람이 살인자라는 의심과 혼란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입니다.

 

범인은닉과 공소시효에 대한 법률을 알고 영화를 감상하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끝없는 의심 속에 반전으로 마무리 되는 영화 '공범', 영화관에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