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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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장발장, 넌 대체 무슨 죄를 저지른 거니?

법무부 블로그 2013. 1. 21. 17:00

 

 

 

▲ 영화 레미제라블 메인 포스터 ©네이버 영화 '레미제라블'

 

 

요즘 흥행하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

"배고파하는 나의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 훔친 죄밖에 없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장발장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

 

과연 장발장은 겨우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밖에 없을까요?

빵을 훔친 죄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장발장이 저지른 다른 죄들도 한번 알아보도록 할게요.

물론 레미제라블이 만들어진 시기의 법과, 현재 우리나라의 법은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어떻게 처벌되어질지도 재미삼아 한 번 알아보도록 해요!

 

 

 

첫번째! 감옥에 들어가게 된 장발장,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장발장에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왜 장발장이 감옥에 갇히게 된 걸까요?

이유는 바로 ‘절도죄’ 때문이었습니다.

 

장발장은 가난한 집에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장발장은 배고파하는 조카를 위해 빵집에서 빵을 훔치게 되었죠.

그 결과 장발장은 절도죄로 감옥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도죄를 어떻게 처벌하고 있을까요?

 

§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감옥에서 노역을 하고 있는 장발장(가운데)과 수용자들 ©네이버 영화 '레미제라블'

 

 

 

 

두번째! 원래 정해졌던 징역보다 훨씬 오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 이유는?

절도죄를 저지른 장발장은 원래 4~5년 정도만 감옥에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장발장은 감옥에서 19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장발장이 감옥에서 탈옥을 시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장발장은 짧은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번 탈옥을 시도했다가 오히려 감옥생활을 더 오래하게 된 것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교도소를 빠져나와 도주를 시도하려는 수용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어요.

 

§ 형법

제145조(도주, 집합명령위반) ① 법률에 의하여 체포 또는 구금된 자가 도주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전항의 구금된 자가 천재, 사변 기타 법령에 의하여 잠시 해금 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집합명령에 위반한 때에도 전항 의 형과 같다. 

 

 

 

 

 

세번째! 가석방 중 법을 어기고 '마들렌'으로 이름을 개명한 장발장! 과연 죄가 없는 걸까요?

 

 

▲다른 사람이 장발장이라는 누명을 쓰게 되자, 억울한 그 사람을 위해 자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 영화 '레미제라블'

 

 

가석방 중이었던 장발장은 자신을 도운 신부님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마들렌’이라는 다른 사람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항상 지녀야 하는 문서(자신이 가석방중이며, 위험 인물이라는 종이 문서)를 찢어버린 뒤 이름을 개명하는데요. 이러한 행위는 가석방중인 그를 관리해야하는 관리자 입장에서는 가석방대상자가 관리자의 눈을 피해 잠적한 것으로 보일 수 있겠죠?

 

우리나라는 [가석방 관리규정]에 따라 가석방자가 지켜야 할 의무를 정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가석방자는 가석방증에 적힌 기한 내에 관할경찰서에서 출석확인을 받아야 하고, 10일 이상 여행을 가거나 이사 등으로 거주지를 옮길 때에는 허가 신청서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답니다.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가석방이 실효되거나 취소될 수 있죠!

 

§ 가석방자 관리규정

제5조(가석방자의 출석의무) 가석방자는 제4조제2항에 따른 가석방증에 적힌 기한 내에 관할경찰서에 출석하여 가석방증에 출석확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천재지변,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기한 내에 출석할 수 없거나 출석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유를 가장 가까운 경찰서의 장에게 신고하고 별지 제1호 서식의 확인서를 받아 관할경찰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제10조(국내 주거지 이전 및 여행) 가석방자가 국내에서 주거지를 이전(移轉)하거나 10일 이상 여행하려는 경우에는 그 사유, 새 주거지 또는 여행 목적지, 주거지 이전 예정일 또는 여행 예정기간 등을 적은 별지 제2호 서식의 허가신청서를 관할경찰서의 장에게 제출하여 허가를 받아야 한다. 

 

 

 

 

 

'레미제라블'에서는 장발장 외에 죄를 지은 사람이 없을까?

 

 

▲판틴의 딸을 키우며 일을 부려먹는 테나르디에 부부 ©네이버 영화 '레미제라블'

 

 

 

영화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은 도망자 신세지만, 얄밉게 법망을 피해 죄를 짓고 사는 부부도 등장합니다.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테나르디에 부부입니다. 이 부부는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부부인데, 손님들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기본이고 판틴의 딸인 코제트를 맡아 기른다는 핑계로 일을 부려먹습니다. 자신의 친딸은 애지중지 하면서 코제트에게는 물을 길어오게 하고 청소를 시키면서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사람들이죠.

 

테나르디에 부부가 현재 한국에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어떤 죄를 지은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테나르디에는 아직 어린 코제트를 구박하고 일을 시켰으므로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것이 됩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아동을 매매하는 행위

2. 아동에게 음행을 시키거나 음행을 매개하는 행위

3.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

4.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ㆍ성폭력 등의 학대행위

5.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6. 자신의 보호ㆍ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ㆍ양육ㆍ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

7. 장애를 가진 아동을 공중에 관람시키는 행위

8. 아동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아동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

9.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아동의 건강 또는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

10.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 외의 자가 아동의 양육을 알선하고 금품을 취득하거나 금품을 요구 또는 약속하는 행위

11. 아동을 위하여 증여 또는 급여된 금품을 그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 

 

이 법에 따르면 테나르디에 부부는 어떤 벌을 받게 될까요?

 

§아동복지법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제1호(「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른 매매는 제외한다)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10호 또는 제11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제9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테나르디에 부부는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을 통해서가 아닌 판틴과의 개인적인 약속으로 아이를 맡았고(아동복지법 제17조 제10항 위반), 자신이 보호해야 할 아동을 제대로 보호하거나 양육하지 않았고(동법 제17조 제6항 위반), 결국에는 아동을 매매하기까지 했으므로(동법 제17조 제1항 위반) 그 죄 값을 다 물으려면 정말 엄청난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해질 것 같습니다.^^;

 

 

 

▲장발장의 인생을 바꿔놓은 신부님의 은촛대 다들 아시죠?^^ ©네이버 영화 '레미제라블'

 

 

'레미제라블' 영화에는 장발장, 테나르디에 부부 뿐만 아니라 궁핍한 사람들이 사소한 부분에서 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죄를 지은 장발장이, 사기꾼인 테나르디에 부부가 무조건 나쁘다고만 말할 수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장발장이 살던 시대가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따라서 테나르디에 부부의 경우, 그 죄 값을 꼭 묻게 될 것이며 오히려 장발장은 처해진 상황을 고려하여 수용생활 대신 사회봉사명령을 받거나 감형처분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글 = 이유정 기자

이미지 = 네이버 영화 '레미제라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