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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X, 처벌 받아야 할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법무부 블로그 2012. 12. 25. 17:00

지난 10월에 개봉한 영화 중 천재 수학자의 맹목적인 사랑에 관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용의자 X”입니다.

이 영화는 일본소설인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화 한 것인데요. 수학천재 석고, 전 남편을 죽인 진짜 살인범인 화선, 그리고 화선의 조카인 유미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석고(류승범 분)와 화선(이요원 분) Ⓒ네이버 영화검색 ‘용의자X'

 

맨 처음 이 사건의 발단은 화선의 전 남편이 화선과 유미가 살고 있는 집에 침입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화선과 유미를 성폭행 하려고 하다가 다리미 줄에 의해 질식사 하게 되지요. 그 다리미 줄로 목을 죈 사람은 화선, 그리고 그가 움직이지 못하게 두 손을 포박하고 깨문 사람은 유미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화선, 유미 그리고 전 남편의 죄는 무엇일까요?

 

 

먼저, 전 남편의 죄를 알아봅시다.

화선과 유미가 살고 있는 집을 수소문하여 알아낸 뒤, 주인이 싫다는데도 억지로 문을 열고 들어온 그의 행위는 ‘주거 침입죄’에 해당합니다. 만약 화선의 전 남편이 살아있었다면 형법 제 31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졌을 겁니다.

 

형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그의 죄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유미와 화선을 성폭행 하려고 했으므로 성범죄 중에서도 ‘특수강도강간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그는 형법 제301조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형벌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1조(강간등 상해·치상) 제297조 내지 제300조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301조(강간등 상해ㆍ치상)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두 번째로, 우발적인 사고였으나 결국은 사람을 죽이고만 화선과 유미는 어떤 벌을 받을까요? 자신과 이모 또는 조카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이었지만 사람을 죽였기에 벌은 받아야 되는 것이 당연하겠죠? 그러나 화선은 그를 죽일 마음은 없었으므로 과실치사죄에 해당하는데요, 그녀들은 형법 제 26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형법

제267조(과실치사)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뒤, 화선은 전 남편이 죽은 것을 알고 놀라며 경찰에 자진신고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방음벽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옆집에 살던 수학천재 석고가 도와주겠다고 말하며 화선의 집에 들어옵니다.

 

석고는 이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러고는 과학수사대를 피해 그 다음날 또 다른 사람을 죽여 전 남편인 것처럼 위장하고, 거짓 알리바이들을 만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석고의 죄는 무엇일까요?

석고는 화선의 죄를 덮어주었으므로 형법 제 151조인 ‘범인 은닉죄’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또한, 증거를 없엤으므로 ‘증거인멸죄’에도 해당하며, 다른 사람의 목숨을 고의적으로 빼앗았으므로 살인죄에도 해당합니다.

 

형법

제151조(범인은닉과 친족간의 특례) ①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55조(증거인멸등과 친족간의 특례) ①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인을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③피고인, 피의자 또는 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전2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석고는 자신이 죽인 사람이 실제로는 전 남편이 아니라는 것을 거짓으로 알리려고 그 남자의 지문이나 홍채등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모든 신체적 정보를 완전히 망가뜨려 버립니다. 또한 전 남편의 진짜 시체는 자신만이 아는 곳에 숨겨버립니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사체손괴죄, 유기죄, 은닉죄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161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제161조(사체등의 영득) ① 사체, 유골, 유발 또는 관내에 장치한 물건을 손괴, 유기, 은닉 또는 영득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법의 이름으로 벌을 받아야하는 화선을 이렇게 도와주는 석고!

아무 죄가 없는 그였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돕다보니 너무나 많은 죄를 저지르고야 말았습니다. 어찌보면 그의 사랑은 너무나도 맹목적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그의 사랑이 옳았다면 그녀에게 더더욱 자진신고를 하라고 권유해야했던 것이 아닐까요? 석고의 안타깝고도 잘못된 사랑,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글 = 안신영 기자

이미지 = 네이버 영화검색, 용의자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