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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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글날! 깜박 잊으셨다고요?

법무부 블로그 2012. 10. 9. 17:00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여기서 문제!! 이 노래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눈치 채셨나요? 맞습니다. 바로 한글날 노래랍니다.

 

3.1절 노래, 6.25 노래는 들어봤어도 한글날 노래는 처음 들어보셨다고요? 이 글을 올리는 저마져도 생소한 노래인데요.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기사를 쓰다가 알게 된 노래랍니다. 그동안 '한글날’에게 너무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는데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인가요?^^;;

 

 

 

한글날은 처음부터 한글날이 아니었습니다. 한글날의 처음 이름은 ‘가갸날’이었는데요. 아마도 ‘가갸거겨….’에서 따 온 것 같습니다.

 

 

▶ '가갸날' 선포: 조선어 연구회(지금의 한글 학회)는, 일제의 억압에 짓눌려 위축되어 있던 겨레얼을 되살리고 북돋우기 위하여, 한글(훈민정음) 반포의 날을 기념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왕조 실록》권113 세종 28년(병인) 9월 조의 "이 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是月訓民正音成)."란 기록을 근거로 삼아 서기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 곧 한글을 편 지 8회갑(480년)을 맞이하여, 한글 반포 8회갑의 잔치를 베풀고, 이 날을 '가갸날'로 선포하였다.

 

▶ '한글날'로 이름을 바꿈: 1928년에는 '가갸날'의 이름을 '한글날'로 고치고, 계속 음력 9월 29일에 기념식을 올렸다.

 

현재 국어기본법에는 매년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고, 기념 행사를 갖도록 되어있습니다. 한글날은 우리의 자랑인 한글이 만들어진 날로서, 우리나라의 긍지와 자부심을 드높여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국어기본법

제20조(한글날) ① 정부는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매년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한글날을 무시하고 넘어간다는 점인데요, 아마도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1991년 공휴일이 너무 많아 경제 발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한글날은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에 한글 학회는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제정하자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2005년 10월 5일 ‘한글날 국경일 지정 촉구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005년 11월 30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키는 내용의 ‘국경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국경일 휴무 여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있어 국경일 지정이 곧바로 공휴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하는군요.

한글날이 휴무일이 아니다 보니, 사람들의 기억에서 그냥 여러 평범한 날 중 하나가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불편한 진실은 또 있습니다.

이처럼 버젓이 한글날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글 파괴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입니다. 국어 기본법 제2조의 내용을 잠시 보실까요?

 

국어기본법

제2조(기본 이념) 국가와 국민은 국어가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이며 문화 창조의 원동력임을 깊이 인식하여 국어 발전에 적극적으로 힘씀으로써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어를 잘 보전하여 후손에게 계승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국어를 잘 보전하여 후손에게 계승해야 하는데, 요즘 언어 파괴가 너무 심각해서 과연 아름다운 국어를 후손에게 계승할 수 있을지 자체가 의문입니다. 어미를 줄여서 사용한다든지, 긴 단어를 줄여 사용한다든지, 은어나 속어를 사용하는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언어파괴사례는 셀 수 없이 많은데요.

 

얼마 전 KBS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의 제목이 언어 파괴를 이유로 ‘착한남자’로 바뀐 것도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작진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반어적으로 표현 하기 위해 ‘차칸남자’라는 제목을 선택했지만, 결국 공영방송에서 한글을 파괴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판단으로 제목을 ‘착한남자’로 바꾸는 헤프닝이 있었죠. 언어 파괴를 바로 잡은 사례로 볼 수 있어요.

 

 

 

 

▲ KBS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제목 바꾸기 전(좌)과 후(우) ⒸKBS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국어 정책 수립에 필요한 실태조사를 하기도 하는데요. 시대에 맞지 않는 표준어나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 단어로 바꾸는 일도 이런 실태조사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어요.

 

국어기본법

제9조(실태 조사 등)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어 정책의 수립에 필요한 국민의 국어능력, 국어 의식, 국어 사용 환경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거나 실태를 조사할 수 있다. 

 

그동안 발음하기 어려웠던 ‘자장면’ 만이 표준어였던 때가 있었는데요. 2011년, 많은 사람들의 언어 사용습관을 반영하여 ‘짜장면’도 표준어가 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고 표현했는데요. 이렇듯 시대가 흐름에 따라 언어가 바뀌는 일도 있답니다. 과거에서 지금까지, 한글이 많은 변화를 해왔다는 것은 예전 훈민정음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한번 보세요. 지금의 한글과는 많이 다르죠?

 

 

 

 

언어 파괴는 법으로 제한할 수 없는 언어지만, 언어파괴를 하지 않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약속이니까 꼭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름다운 우리 한글, 그리고 그 한글날!

정말 소중하고, 지켜야 할 기념일인데 자꾸만 잊혀지는 것 같아 슬픈 생각이 들어요.

한글날이 국가공휴일이 되어 ‘노는 날’이 되길 기다리지만 말고

국가공휴일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인 중요한 날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말의 중요성을 알며, 책임감을 가지고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잖아요 ^^

 

 

글 = 장유정 기자

사진 = KBS, 세상어디에도없는 착한남자 홈페이지 / 구글이미지 /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