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혜화동에 가본 적 있나요?
전철을 타고 혜화역 1번 출구를 나서서 혜화동 로터리 쪽으로 가다보면,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외국에 왔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 사람들입니다.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들인지 궁금했습니다.
“where are you from?"
“퓔뤼삔에서 와써욧!”
"엥?"
유창하지는 않지만, 어설프게나마 한국말로 대답을 하는
필리핀 사람들이 친근해보였는데요.
그렇다면 무슨 일로 이렇게 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보이는 걸까요?
“아, 여기 왜 오셨어요?”
“pray and market!”
“마켓?”
“yes.”
바로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필리핀 사람들이 나오면
그들이 필요로 하는 필리핀 물품들을 파는 장터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혜화동의 한 성당에 필리핀 신부가 한국에 일하러 온 필리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자 타갈로그어로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 타갈로그어(Tagalog)
필리핀 마닐라를 중심으로 하는 루손섬 중부, 민도로섬 등에 분포하는 타갈로그족의 언어로 영어와 함께 필리핀의 공용어로 사용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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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나 둘 필리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들을 위한 장터도 생기기 시작했죠. 요즘은 일요일마다 오후 1시 30분에서 3시까지 1,000여 명 가까운 필리핀 사람들이 대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이곳에 들러 필요한 물건도 사고, 서로의 소식과 낯선 땅에 필요한 정보도 주고 받는다고 합니다.
■ 혜화동 속 필리핀 시장 구경하세~!
그렇다면 시장의 모습을 한 번 살펴볼까요?
▲ 혜화동에 열린 필리핀 시장
▲ 필리핀 사람들이 즐겨먹는 오크라.
lady finger라고 불림
▲ 다양한 식료품들
▲ 필리핀 먹을거리들
각종 통조림, 소시지, 과일, 채소, 생활용품, 국제전화카드 등 정말 다양하죠?
물건 뿐 아니라 이곳에 오는 사람들도 다양하답니다.
취재를 하던 도중, 한국말로 ‘맛있다’를 연발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 이곳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한국인 커플이라는데요.
임완택 씨(학생)는 예전에 필리핀 유학을 했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종종 이곳에 들른다고 합니다.
▲ 유학생활을 추억하는 커플 / 사진찍기 창피하시대요^^
이처럼 필리핀 사람들을 비롯해, 호기심으로 또는 추억을 곱씹기 위해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 비슷한 문화환경을 가진 다른 동남아시아 사람들까지 더해져 일요일의 혜화동 로터리는 늘 북적거립니다.
■ 한국 속 다문화, 당신은 나의 동반자~♬
“쿠무스타카~ (안녕하세요)”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하시는 필리핀 분을 만나 즉석 거리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 지멧 (38, 필리핀)
Q.성함과 나이는? 이름은 지멧이고 나이는 38세 입니다.
Q. 한국에 오신지 몇 년 되셨고, 하시는 일은요? 아이스크림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한국 온지는 6년 되었습니다. 조만간 필리핀으로 돌아가요.
Q. 이곳엔 매주 오시나요? 오시면 무엇이 좋은가요? 멀리 살아서 자주는 못 오고, 몇 주에 한 번씩 혜화동에 와서 미사도 드리고 물건도 삽니다. 한국인과 결혼한 필리핀 친구들을 보기도 해서 좋아요.
Q. 한국 생활 중 특별히 힘든 점이 있나요? 한국말 때문에 힘들었어요, 사실은 아직도 잘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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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온 이주여성이나 노동자들에게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곳인데요.
이곳에도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바로 민원으로 인한 구청의 단속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사라질 위기도 겪었지만 합의점을 찾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 체류 외국인 : 총 1,424,930명 (2011년 8월 현재)
중국 705,820명 미국 139,243명 베트남 116,567명 일본 57,152명 필리핀 48,961명 태국 41,138명 몽골 30,031명 기타 286,018명 출처: 법무부 |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1980년에는 4만여 명, 1990년에는 4만9,500여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속히 증가해 2009년에는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열게 됐고 현재는 14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이제는 더 이상 하나의 민족이 아니라,
다민족 ▪ 다문화 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래 성장 동력인 다문화의 공존과 공생을 통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나가면 좋겠습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인만큼 다른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고 ‘동반자’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한국 안에서 다문화를 느낄 수 있는 거리,
이번 일요일에는 가족과 함께 가보면 어떨까요? ^^
취재, 사진=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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