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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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법무부 블로그 2011. 8. 24. 14:00

 

 

 

위의 사진은 어떤 사진일까요.

칸막이가 된 책상에서 사람들이 뭔가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물컵과 물통 같은 것도 보이는데요. 아마도 도서관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공부하는 분들이 좀 나이가 들어보이고,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곳은 아닌 것 같네요. 그렇다면, 고시 공부를 하는 곳일까요? ^^

고시 공부는 아니지만, 고시 공부를 하는 것처럼 사회와의 교류를 잠시 접어둔 채 미래를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곳이라고 하면 좀 힌트가 될까요?

 

이곳은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수형자 자치제 교도소인 영월교도소인데요. 사진은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교화프로그램 중 하나인 자율학습실입니다. 수용자 개인에게 각종 자격증 획득을 위한 학습과 외국어 학습 등의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출소 후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요.

영월교도소는 자율학습실 이외에도 시창작 문화교실, 중국어 교육반, 아버지 학교, 개가식 도서실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구청이나 시청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처럼 보이지요. ^^

 

특히, 영월교도소에서는 취업과 연계한 자격증 취득반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조경기능사반, 정보기술자격증반, 한지공예반 같은 것입니다.

 

 

 

 

  

운영의 성과는?

 

영월교도소는 2011년 2월 11일자로 개청을 했습니다. 아직까지 6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이어서 구체적인 성과를 따져보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는데요.

그래도 조금 급한 마음에 실적을 따져 보면, 2011년 7월 현재 영월교도소에서 출소한 66명 중 재범을 저질러 교정기관에 재입소한 사람은 전~혀 없습니다. 출소자 재입소율 0%라는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수용생활의 성적이 우수한 수용자들을 모아서 수용했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지만, 앞으로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수용자들은 자치제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수용자들의 84.3%가 자치제를 계속 운영해야 한다고 응답했는데요. 역시 제한된 범위이긴 하지만, 자율적으로 규율에 맞추어 자신들의 의지와 책임으로 수용생활을 하는 것이 교화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치제 교도소의 장점은 무엇일까?

 

수용자들이 생각하는 자치제 교도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수용자들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가족관계 회복과 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는데요. 영월교도소는 수형자 자치제 이외에 개방형 처우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접견 또한 개방형 접견을 실시하고, 전화나 귀휴, 가족만남의 날 행사 등도 비교적 잦은 편인데요. 그러다 보니 가족과의 유대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사회복귀능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는데요. 다른 교도소에서는 방별로 배식을 하는 것과는 달리 영월교도소에서는 수용자들이 식당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합니다. 또한, 제한된 범위이지만 자치회도 운영하는 등 여러 가지 자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런 프로그램들이 자율성을 함양하여 사회복귀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재범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꼽았는데요. 기존의 교도소에서는 혼거수용을 하다 보니 교도소에서 범죄를 배우는 사례도 일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영월교도소의 경우 모범 수용자들이 주로 수용되어 있다 보니 상습누범자로부터 악풍을 배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재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수용자들이 싫어하는 것은 없을까?

 

자치제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비율이 불만족이라는 비율보다 3배 이상 높았는데요. 만족하는 정도는 프로그램마다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중에서 싫어하는 비율이 제일 높았던 것은 무엇일까요.

군 복무를 마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밤에 불침번을 서는 일이 상당한 고역 중의 하나인데요. 특히, 첫 순서나 마지막 순서가 아닌 중간 순서에 불침번이 돌아오게 되면 상당히 성가시죠? 한참 곤히 잠들어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는데 누군가가 깨운다거나 한다면 더 그런데요.

 

영월교도소에서도 수용자들의 자율성을 기르고, 질서의식을 높이기 위해 수용자 자체적으로 불침번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몸도 좀 고달프고, 잠 시간을 빼앗기는 면이 있어서 그런지 불침번 프로그램이 다른 프로그램 보다는 불만족 비율이 조금 더 높았다고 하네요. 역시, 군대나 수용시설이나 꿈나라에서 만큼은 병영 혹은 담 밖의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고 싶다 보니 그 시간만큼은 철저히 보장받고 싶은가 봅니다. ^^

 

 

수용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수용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앞서도 한번 말씀드린 것인데요. 바로 가족간의 유대관계입니다. 영월교도소 수용자의 53.4%가 가족관계가 매우 화목하다고 답변했고, 37.3%가 화목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결국 수용자 10명 중 9명이 가족관계가 화목하다고 답변한 것입니다.

 

수용자가 아닌 일반가정을 조사해도 이처럼 높은 수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드는데요. 수용자들이 이렇게 가족관계가 화목하다고 대답한 것은 가족과 단절되지 않고 화목하게 살고 싶은 절심함, 열망, 소망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여기에 영월교도소에서 출소한 수용자들의 재복역율이 현재까지 0%인 것도 가족관계를 회복하거나 유지하는 프로그램들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

 

가족이란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사람

 

家族은 ‘집 가’와 ‘겨레 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집에 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용자 자치제의 운영 성과를 통해, 담을 사이에 두고 있어 한 집에 살 수 없는 수용자들이다 보니 마음만이라도 가족과 같은 곳에 살고 싶어 하는 바람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더불어 가족관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교화방법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글 =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