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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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폭행녀’와 ‘막말남’에 초등학생들 화났다!

법무부 블로그 2011. 7. 12. 08:00

 

왜냐고? 나와 내 아이는 소중하니까!

얼마 전, 자신의 아이를 만졌다고 아이 엄마가 할머니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행까지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불편하니 자세를 고쳐 앉으라는 할아버지에게 폭언을 퍼붓는 지하철 막말남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자기 아이를 만졌다고 할머니를 폭행한 사건 ⓒ sbs뉴스

 

 

자기 아이를 만졌다고 화를 낸 아이 엄마나 공공장소에서 자세를 고쳐 앉으란 말에 폭언을 퍼부은 남자 모두 ‘나’와 ‘내 것’에 대한 사랑이 너무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와 ‘내 것’을 지킨다는 이유만으로 남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막말을 퍼붓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예전에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 말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하철 예의 없는 행동에 초등생들 화났다!

요즘 들어, 지하철에서 '노인'을 무시하거나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니는 대전중리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보았는데요. 많은 학생들이 지하철에서 일어난 위의 두 사건에 대해 아이 엄마와 폭언을 퍼부은 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 대전중리초등학교 5~6학년 대상으로 한 ‘자하철 폭행녀·막말남’ 설문조사 결과

321명 중 290명이 ‘처벌을 해야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사건이어서 그런지, 많은 학생들이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요. 지하철 폭행녀와 막말남을 처벌해야 할까요? 하는 물음에 총321명이 응답해 주었고, 그 중 ‘처벌해야 한다’는 290표, ‘처벌하지 않아도 된다.’는 24표, ‘잘 모르겠다.’는 7표로 결과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투표에서 사건의 가해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대답해 준 한 학생에게 물어보았습니다.

 

Q. 지하철 폭행녀와 막말남을 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A. 당연히 처벌해야죠. 노인을 함부로 무시하는 지하철 할머니 폭행녀와 지하철 막말남은 당연히 처벌 받아야 해요. 우리 어린이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 아는데, 아마 그 사람들은 초등학교를 제대로 안 나온 사람들 같아요. 무시당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죄송하다고 사죄를 해야 하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처벌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 대해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들은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같은 어른으로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보니, 선생님의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Q. 설문조사를 해 보니, 학생들은 지하철 폭행녀와 막말남을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선생님은 어떠세요?

A. 학생들의 의견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생각이 달라요. 무조건 처벌해야 한다고 밀어붙일 게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다시 되새겨 보고 잘못된 점을 짚어서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무조건적인 ‘처벌’이 정답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이와 동시에 노인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법도 빨리 제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에게 모범이 되어 주세요

이 사건에 화가 난 학생들이 아이 엄마와 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되고, 선생님께서 무조건 처벌하는 것 보다 그들이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기자인 제가 보기에도 저보다 어른인 아이 엄마와 아저씨가 공공장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한 사건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앞에서 할머니를 폭행한 엄마에게 아이가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옛날 이야기 중에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할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산에다 내버린 아버지에게 ‘지게를 가져가서 잘 간수해야겠다. 나중에 아버지도 늙고 병들면 산에 버려야겠다.’고 말한 아들의 이야기는 아주 유명합니다. 나중에 아이도 엄마처럼 행동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막말남도 마찬가지고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별 생각 없이 보던 '노약자'란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이가 들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약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노인관련법도 제정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노인 학대를 법으로 챙기기 이전에 노인과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먼저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열쇠는 우리가 쥐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초, 중, 고등학생들도 예의 없는 어른들을 따라가지 말고, 공부를 챙기는 만큼 예의와 공경심을 챙길 수 있는 바른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캡쳐 = SBS

이미지사진 = 알트이미지

취재.사진 = 김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