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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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여명의 공무원! 토요일 반납하고 집단행동 한 사연?

법무부 블로그 2011. 3. 29. 08:00

 

유난히도 추웠던 올해 3월! 어느덧 찬바람을 피해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새봄을 맞이하여 법무부 산하 172개 기관, 2713명의 직원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집단행동에 나섰는데요. 바로 지난 26일을 ‘법무 가족이 함께하는 희망나눔 사랑나눔 자원봉사의 날’로 지정하여 전국 각지에 있는 범죄피해자, 독거노인, 결혼이민자, 난민인정자 등을 찾아 희망과 사랑의 손길을 내민 것이었습니다.

 

한날 전국 각지에서 시행된 법무부의 사랑의 손잡기 운동

 

 

 

▲도배봉사가 한창인 한마음 봉사단(대전지검)

 

전국 193개 가정과 복지시설의 이웃들은 법무부 직원들의 방문에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법무부 장·차관도 역시 대전지검 한마음 봉사단과 함께 대전광역시 동구 소제동에 위치한 한 가정을 방문하였는데요. 특히, 대전지검 한마음 봉사단은 이틀에 걸쳐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이미 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힘든 내색 없이 너무나도 밝은 모습에 취재차 서울에서 먼 걸음을 한 우리 기자들도 피곤함을 잊고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도배할 방을 둘러보는 황희철 법무부차관(좌)과 이귀남 법무부장관(우)

 

 

▲장관님은 작년부터 도배봉사를 몇 번 해보셔서 이제 달인이 되었어요!^^

 

법무부 장·차관과 대전지검 한마음 봉사단은 이 날 도배를 하고, 장판을 새로 깔고, 집을 보수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도배와 장판 교체작업을 하기 위해 집에 있는 모든 짐을 바깥으로 옮기고 작업을 했는데요. 오랜 세월 가구들 사이에서 묵었던 먼지와 곰팡이들이 호흡기를 자극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봉사를 통해 이런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해 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봉사 대상 가정은 엄마와 5남매가 같이 살고 있었는데요. 엄마는 허리가 불편하여 어려운 일은 하지 못하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장남 김영재(가명.10세)군은 한쪽 눈이 보이지 않고 다른 한쪽 눈은 흐릿하게 보이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 텐데, 치료는 잘 받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정되어 국가에서 받는 돈 이외에는 별다른 수입이 없어 생활이 무척 어려워 보였는데요.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는 식구들의 모습이 참 해맑아 보였습니다.

 

 

 

▲ 밖으로 옮긴 가구를 깨끗이 닦는 한마음 봉사단(대전지검)

 

봉사활동을 하는 중간에 엄마와 아이들에게 ‘이렇게 집이 바뀌니 기분이 좋으시겠어요?’ 하고 살짝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한참을 부끄럽게 웃던 엄마와 아이들은 곧 ‘네’하고 수줍게 대답했습니다. 작은 변화에도 기뻐하는 식구들의 모습을 보니, 옆에서 취재를 하던 저도 덩달아 봉사활동의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불우 소년원생 가정에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다

같은 날, 경기도 의왕시에 소재한 서울 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원생 김지훈(가명,17세)군의 집에서도 벽지 도배와 장판 교체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아수라장이 된 거실! 도배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훈군이 소년원에서 생활중이라 혼자 계신 지훈군의 할머니는, 국가보훈처에서 마련해 준 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계셨는데요.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결혼한 지 100일 만에 6.25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셔서 보훈 아파트에 살게 되셨다고 합니다. 보훈아파트는 지은 지 오래되어 벽지와 장판도 많이 낡아있는 상태였고, 추울 때는 전기장판을 틀고 지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훈(가명)군의 할머니와 서울소년원 봉사자들

 

지훈군의 어머니는 지훈군을 낳고 얼마 안 되어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집에 거의 들어오시지 않았기 때문에 지훈군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할머니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지훈군은 소년원에 가게 되었고 할머니는 손자를 그리워하며 현재 홀로 생활을 하고 계신데요. 지훈군의 어려운 환경을 안타깝게 여긴 소년원 측에서는 여러 원생들 중에서 지훈군의 집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로 하고 이날 봉사활동을 나왔다고 했습니다.

 

할머니는 다리, 허리 그리고 폐가 안 좋으시지만 시간이 될 때마다 1시간 여 동안 버스를 타고 지훈군을 만나러 소년원에 가신다고 했습니다. 지훈이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서 비뚤어진 게 아닌가 싶어 할머니의 마음은 언제나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도배 끝! 콘센트 부분까지 깔끔하게 손질하며 마무리!

 

드디어, 6시간에 걸친 도배 공사가 끝나고 옷걸이도 새로 달아드리고, 가전 기구들을 원래대로 옮겨드렸습니다. 벽지와 바닥 장판 공사가 끝나고 말끔해진 집을 보고, 할머니도 기뻐하셨습니다. 소년원 직원 중 한 분이 할머니께 전기밥솥도 선물하였습니다. 비록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시지만 따뜻한 밥 맛있게 드시고 힘내시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소년원 측은 할머니께 적으나마 정성이 깃든 후원금을 전달하였는데요.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거리시면서 고마워하셨습니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서 도배와 장판 교체 공사를 도우러 오신 소년원 직원 분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할머니와 지훈군의 보금자리가 따뜻하게 차올랐습니다.

 

 

 

▲집 앞까지 나와 배웅해주시는 할머니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 가득!^^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아파트 앞까지 나와 배웅해주신 할머니. 지훈군이 빨리 할머니 품으로 돌아와 새단장을 한 집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난민 인정자 가정에도 훈풍이 불다

 

 

이곳은 경기도 부천! 바람은 약간 쌀쌀했지만, 햇빛이 참 따듯했던 주말 이른 아침입니다. 이곳에 모인 15명의 법무부와 부천 보호관찰소의 직원들 역시 도배장판 교체 봉사활동이 한창이었는데요. 오늘 새 옷을 갈아입을 곳은 2008년에 난민 인정을 받은 버마 난민 '마웅 예윈'씨가 사는 쉼터입니다. '석왕사'와 '부천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서 지원하고 있는 쉼터이기는 하지만, 시설이 많이 낙후되어 있었는데요. 마웅 예윈씨의 보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위해 법무부와 부천 보호관찰소의 직원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TV나 영화에서 도배하는 모습을 보니, 벽지에 풀을 쓱쓱 바르고 벽에 갖다 붙이기에 아주 쉽고 간단한 일인 줄 알았는데요. 그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습니다. 우선, 낡은 벽지를 모두 제거하고, 새 벽지를 붙였을 때 매끄럽고 예쁘게 보이도록 벽의 울퉁불퉁한 부분을 칼로 갈아 제거하는 아주 정교한(?) 선행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쉼터 안에서 일부 직원들이 헌 벽지를 뜯어내고, 벽의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동안, 밖에서는 다른 직원들이 새 벽지에 풀칠을 해 두었고, 벽의 표면 작업이 끝나자 직원들은 부엌 조, 방1조, 방2조로 나누어 꼼꼼하게 벽지를 붙였습니다.

 

 

 

▲ 기존 벽지를 뜯어내는 직원들

 

"집이 많이 낡았고 지저분했는데, 새집이 됐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쉼터가 깨끗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 본 마웅 예윈씨는 눈빛을 반짝이며 고맙다는 말을 한없이 반복했습니다.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고등학생 때부터 투쟁을 했다는 마웅 예윈씨는, '지하 학생 운동회'의 회원으로서 열심히 활동하다가 1996년에 한국에 왔습니다. 그는 버마의 상황이 좀 더 나아지면, 바로 귀국하려고 했으나 현지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한국에서 좀 더 머물면서 멀리서나마 버마의 민주화 운동을 계속 하기로 하고 2008년 11월,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매 주마다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는 '버마 민주화를 위한 시위'가 열라는데요. 몸이 많이 아픈 예윈 씨는 그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버마공동체에서 조국의 민주화 운동을 위해, 자신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다고 하는데요. 민주화를 향한 그의 끝없는 집념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새로 바뀐 집처럼 언젠가는 예윈씨의 나라도 모든 국민이 만족할 만 한 새 옷으로 갈아입을 날이 꼭 오기를 소망합니다.

 

 

 

 

▲ 새 벽지를 바르는 직원들의 솜씨에서 전문가의 포스가..?!^^

 

토요일 반납하고 행복을 일군 2700여명 공무원들

3월 26일 실시한 ‘법무 가족이 함께하는 희망나눔 사랑나눔 자원봉사의 날’에는 도배봉사 외에도 무료급식 봉사, 문화예술 공연봉사, 사회보호시설 봄맞이 청소 봉사 등이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법무부와 법무부 가족들의 의미 있는 나눔 덕분에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그 어느 때 보다 따뜻하고 향긋한 향기가 가득했던 토요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법무부에서 집짓기 봉사도 시작한다고 하니, ‘법무부의 사랑나눔 희망나눔’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더욱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나누고 베푸는 기쁨을 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봉사를 통해 법무부 공무원들 모두가 나눔의 진정한 의미와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고, 도움을 받는 가정 역시 외롭고 고된 삶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사진 = 김주연,이슬기, 문나리, 노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