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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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 요양인들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법무부 블로그 2011. 3. 29. 17:00

 

‘사랑합니다.’ 라고 인사하는 곳, 배려와 행복 그리고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꽃동네’이데요. 제가 방문한 곳은 충북 음성과 경기 가평에 위치한 꽃동네 중에서도 가평에 있는 꽃동네였습니다.

 

 

가평 꽃동네에는 신체가 불편하여 가족들로부터 버려져 마음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약 1,600여명 정도 있는데요. 이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매년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간다고 합니다. 또한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이라는 캠프를 통해 장애체험도 해볼 수 있고 ‘새로운 탄생’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입관체험, 낙태 강의 등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꽃동네 자원봉사자들도 법이 있어요!

꽃동네에는 몸과 마음이 아픈 요양인들이 살고 있지만, 이곳으로 자원봉사를 오는 사람들은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해서 무조건 그들의 말을 들어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저지르는 실수 하나가 자칫 꽃동네 사람들이 지켜 온 질서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꽃동네의 대표적인 규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1. 인사는 ‘사랑합니다.’로 대신하기

 

 

우리가 평소 만나고 헤어질 때에는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하지만 꽃동네에서는 ‘사랑합니다.’로 통일하여 인사합니다. 1년에도 몇 백명씩 왔다 가는 자원봉사들과 꽃동네 사람들이 일일이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라고 인사하는 게 서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니, ‘사랑합니다.’ 만큼 적절한 인사법도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친구들, 선생님, 가족들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말을 꽃동네에서는 수십 번, 수백 번 사용해보니, 처음엔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따뜻한 마음이 오고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인사법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2. 휴대폰과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기

 

 

요즘에는 ‘셀카’가 대세죠! 하지만 아무리 사진을 좋아한다 하더라도 꽃동네 안에서는 휴대폰과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휴대폰과 카메라는 가족(요양인)들이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기 때문에 가족(요양인)들 앞에서 이런 물건들을 사용하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고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신기한 물건을 갖고 싶다며 떼를 쓰기 시작하면 손 쓸 방법이 없겠지요? 신체가 온전하지 못한 자신의 사진을 찍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여러모로 요양인들에게 준비되지 않은 문화적 충격(?)은 주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3.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기

 

 

비록 몸은 아프더라도 꽃동네 가족들 역시 예쁘고 예쁘지 않은 것을 구별할 줄 안답니다. 일부 여성분들이 아끼는 악세서리를 착용하고 봉사활동을 왔다가 어떤 요양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과 바꾸자고 해서 당황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몇몇 자원봉사자들은 망설이다가 울며 겨자먹기로 물건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예쁘다는 걸 자랑하러 가는 게 아니라 남을 도우러 가는 것이니까, 치장하는 것은 잠시 잊고 간소한 차림으로 봉사를 하는 게 좋겠습니다.^^

 

꽃동네 식구들도 지킬 건 지켜요

꽃동네에서 생활하는 요양인들에게는 특별히 지켜야 할 규칙이 없습니다. 사실, 요양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중환자분들이라서 생활규칙 같은 것이 의미가 없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다만, 각 요양원별로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할 정말 최소한의 것들이 있기는 한데요. 매 끼 식사시간을 꼬박꼬박 지키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또한, 아픈 분들이기에 술은 가급적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일부 요양인들에게 담배를 지급해 드리기도 한다는군요. 어디까지나 건강에 큰 무리가 없는 경우에 한해서 지급해 드리지요.

 

 

정말 신기한 것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요양인들이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스스로 자제를 한다는 것인데요. 아무래도 몸이 불편한 자신을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분들은 새로 입원한 후배 요양인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매번 찾아오는 봉사자들에게 웃으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새로 온 동무를 반갑게 맞이하고, 자신을 도와주는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강제에 의한 규칙이 아닌 요양인들의 습관으로 자리잡은 것 같았습니다.

 

생활 배경은 달라도 마음은 통한다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 흘린 눈물도 있었고 요양원 식구들과 지내며 그들의 순수함에 깊은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누나, 다음엔 언제와?”, “누나 다음에 또 와!” 라고 인사를 해 주는 것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아주머니, 할머니들도 꼭 껴안아 주실 땐 비록 말을 잘하지는 못하셨지만 고마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 외에 다른 특별한 규칙 없이도 단체 생활을 잘 해 나가는 꽃동네 사람들을 보면서 작은 규칙 하나도 귀찮아 하고, 사소하게 생각하는 나와 이웃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꽃동네로 봉사를 하러 간다고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움을 주는 것 만큼이나 큰 감동을 가지고 돌아오리라 생각됩니다. 봉사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닌 서로 나누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글.사진 = 김지민기자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