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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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상을 뜨겁게 달군 ‘○○녀’가 당신이라면?

법무부 블로그 2011. 3. 30. 17:30

 

○○대 쓰레기남, 지하철 패륜녀…. 들어보셨나요?

“인성교육이 전혀 안되어 있는데 대학 가서 뭐하나?”

“저런 학생은 퇴학시켜 버려야 해!”

 

작년 5월, 학교에서 청소하는 미화원 아주머니께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 되었던 ‘○○대 패륜녀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분노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그 이후에도 지하철 패륜녀, ○○대 쓰레기남 등 상식 밖의 행동으로 사람들의 놀라게 한 사건들이 일반인이 찍은 동영상이나 녹취, 증언을 통해 전파되었는데요. 누리꾼들의 비난이 커지면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한 영상의 주인공들이 사과문을 올리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는 방식으로 사건들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사건들은 계속 거론되고 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도 남아있습니다.

 

상식 밖의 행동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이런 이야기들은 뉴스를 통해 보도된 것이 아니라 현장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찍은 영상, 녹취, 증언 등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그때의 상황이 그대로 담긴 영상을 보며 사람들은 함께 분노하고 문제의 행동을 한 당사자를 비난하였습니다.

 

 

 

돈 주고도 못하는 싸움구경이라고는 하지만 당사자의 허락도 받지 않고 동영상을 찍고 녹취를 하는 것은 당연히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은 더 나아가 당사자의 신상을 파헤쳐 ‘마녀사냥’을 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개념 없는 행동을 널리 알려 호되게 당해봐야 한다는 의견과 마녀사냥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상반된 의견이 난무하는 가운데, 과연 이런 사건을 접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남·녀 72명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자극적인 사건을 접하는 것도 국민의 알 권리?

먼저, 이런 자극적인 사건이 있을 경우, 그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가 옳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했습니다.

 

 

Q. (패륜녀 사건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가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총 설문조사 대상 중 3분의 1이 ‘약간 그렇다(31.9%).’라고 답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비율이 높은 답변들이 ‘보통이다(22.2%)’와 ‘매우 그렇다(16.7%)’인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매우 그렇다고 대답한 몇몇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리 개인주의가 만연하다 하더라도 지킬 건 지켜야 한다. 그 행동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아봐야 자기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사건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 보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런 것도 바로 알권리다.’ 라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반대로 그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행동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13.9%였는데요. ‘우리 아이가 보고 따라 할까봐 겁난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만 벌을 받아야하는데, 마구잡이로 마녀사냥 하는 네티즌들이 더욱 밉다.’는 의견을 내주었습니다.

 

이런 사건, 자주 보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동영상으로 올라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는 질문을 해 보았는데요. 앞 질문에 동영상 고발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대답에 다소 변동이 있었습니다.

 

 

Q. 영상을 통해 일반인이 누군가를 고발하는 현상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의견은 ‘약간 아니다(29.2%)’와 ‘매우 아니다(16.7%)’가 총 45.9%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는데요. 고발성 동영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동영상으로 특정인의 상식 밖의 행위를 폭로하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서 ‘동영상 고발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후, ‘지속적이길 원치 않는다.’고 대답한 몇몇 사람들에게 그 이유에 대해 물으니, ‘좋지 않은 소식을 자꾸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회를 거듭하다 보면 동영상을 찍는 행위 자체가 질타받을 수도 있다.’ 는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영상 촬영자 법적 처벌’에 대한 두 가지 의견

‘동영상 고발’이 많아지면서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마구잡이식 마녀사냥이 문제가 기도 하는데요. 개인의 정보를 파헤치는 것이 범죄가 되는 것인 만큼, 허락 없이 동영상을 찍어 올린 영상 촬영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Q.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영상을 찍어 올린 촬영자를 처벌해야 할까요?

 

 

 

설문조사 결과, 동영상 고발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과는 다르게 이러한 동영상을 올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적당히 처벌해야 한다.’가 40.3%로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요. ‘소위 패륜녀와 같은 행위를 한 영상이 퍼짐으로써 사람들의 경각심을 고조시키는 데에 효과적이지만, 얼굴까지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전 허락 없이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하는 자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주셨습니다. 패륜녀와 같은 영상을 보며 함께 감정을 나눌 수는 있지만, 신상 공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질문을 좀 더 다르게 해보았습니다. 누군가 당신의 허락 없이 당신의 모습을 촬영하여 유포한다면, 그 촬영자를 고발할 것인지 묻자, ‘영상을 유포했을 경우에만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라는 답변이 47.2%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무조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라는 답변이 36.1%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동영상 등장인물이 내가 아닌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 촬영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은 10%도 채 되지 않았는데, 질문을 바꾸어 영상의 주인공이 ‘나 자신’ 일 경우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되묻자, ‘강력히 처벌한다’는 의견이 모두 83.3%나 되었습니다.

 

Q. 누군가 당신의 허락없이 영상을 촬영했다면 그 사람의 처벌을 요구하겠습니까?

 

 

사건의 주체가‘너’일 때와‘나’일 때의 차이점

간단한 설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1.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비판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자기 자신이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것은 싫어한다.

2. 법에 저촉되는 상황에 있어서 피해자가 제3자라면 조금이나마 너그러워질 수 있지만, 피해자가 자기 자신이 된다면 절대 너그러울 수 없다.

 

는 것이었습니다.

 

 

동영상에 등장한 화제의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아 많은 누리꾼들에게 질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혼내주겠다며 그 행동을 영상에 담아 공유하고, 개인정보를 파헤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지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당하도록 하지는 않았는지도 되짚어 보고, 타인도 나와 똑같다는 사실을 꼭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설문조사,도표 = 곽차령 기자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