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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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이런 계약은 지키지 않아도 법적 문제없어요.

법무부 블로그 2010. 10. 20. 08:00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계약을 합니다. 집을 살 때도, 물건을 살 때도 그리고 돈을 빌릴 때도 계약서에 서명을 하죠. 그런데 이런 계약들 중에 지키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계약이 있다는 걸아시나요?

 

 

 

 

 

 

 

심청이는 인당수에 빠질 필요가 없어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래동화 심청전을 보면, 효녀 심청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려 합니다. 공양미 300석을 받고 자신의 몸을 인당수에 내던지기로 뱃사람과 약속하였기 때문이죠. 효녀 심청은 약속을 지키고 끝내 인당수에 빠지고 맙니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알려면 먼저 ‘계약’에 대해 살펴봐야 합니다. 이야기에서 심청이 뱃사람에게 공양미 300석을 받으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로 약속하였죠. 바로 이 약속이 법적으로 보자면 ‘계약’입니다. 계약은 사람들 사이에 무언가를 꼭 하겠다는 법적인 약속입니다. 만약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내어 강제로라도 약속을 지키도록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심청이 무섭고 두려워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뱃사람이 법원에 소송을 냈다면 판사는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판사는 “그런 계약은 ‘무효’이니 인당수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목숨이나 신체를 가지고 서로 약속하는 것은 우리 법에서 해서는 안 되는 계약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103조를 보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주어도 살점, 신체장기 등 신체 일부를 떼어 줄 수 있도록 하는 법은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 법에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존중하고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 꼭 기억하세요!

 

잠깐! 알아두세요. ^^

무효란? 어떤 사람의 행위가 있었어도 법적으로는 성립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심청이와 뱃사람이 계약서를 서로 작성했다 하더라도 그 계약은 법적으로는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을 무효라고 합니다.

 

  

 

 

 

 

 

신체포기 각서는 법적으로 무효예요!

 

 

우리나라는 어떠한 내용이든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계약 자유의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민주국가에서는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내용이지요. 하지만 여기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① 국가 법률이 특별히 금지하고 있는 내용이거나 ②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거슬리는 내용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만약 돈을 빌리면서 기한 내에 갚지 않으면 평생 노예가 된다거나, 사창가에 넘긴다고 하거나, 신체포기각서를 작성하게 했다면 그 계약은 무효입니다. 무효인 계약은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고소를 해도 국가가 지키라고 강제할 수 없는 것이지요. 또 누군가가 마약을 사달라며 돈을 건네고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약 거래는 우리나라 법률에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키지 않아도 위약이 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겠다고 하면, 그 계약 조건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먼저 알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시죠? 법률무료상담은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해주고 있다는 사실. 국번 없이 132 또는 홈페이지(http://www.klac.or.kr/)를 이용하세요.

 

법무부 법교육팀

법무부·소년조선일보 공동기획

 

● 헌법 짱 퀴즈 !

 

어느 날, 미장원 사장 B씨가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A양에게 머리카락을 팔라고 합니다. A양은 내키지 않았지만 승낙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머리카락을 팔기로 한 날, A양은 마음이 바뀌어 머리카락을 팔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약속대로 머리카락을 잘라 가져가겠다고 하는데…. A양과 B씨의 약속은 법적으로 꼭 지켜야 하는 ‘계약’으로 볼 수 있을까요?

 

①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계약이다. A양은 약속을 지켜 머리카락을 잘라줘야 한다.

② 법적인 계약에 해당되지 않는다. A양은 머리카락을 잘라주지 않아도 된다. 

 

아래를 드래그 하세요.

 

정답은 ①번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계약이다. A양은 약속을 지켜 머리카락을 잘라줘야 한다’입니다.

머리카락도 어떤 사람의 신체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다른 신체 부위와는 달리 잘라도 생명이나 몸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어 파는 일도 많습니다. 따라서 머리카락은 ‘금전거래’와 ‘계약’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법원에서도 비슷한 판결을 내린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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