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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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시장 방문하면 상인들은 뒤에서 뭐라 할까?

법무부 블로그 2010. 9. 13. 17:00

법무부장관이 전통 시장에는 왜?!  

 

 

▲ 서울중앙시장을 찾은 이귀남 법무부장관

 

 

 

9월 10일.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던 금요일 오후에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서울중앙시장(서울 중구 황학동)을 찾았습니다. 서울중앙시장은 동대문, 남대문 시장과 함께 서울의 3대 대형시장 중에 하나인데요. 과거엔 “황학동 중앙시장에 가면 없는 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규모도 크고 역사도 깊은 시장이지만 그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명절을 코앞에 두고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저는 법무부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기 전부터 ‘시장에 높은 분들이 오면 상인들은 뒤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가 늘 궁금했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등 소위 ‘높은 분들’이 전통 시장을 자주 찾는데 그 후에 뭔가 달라지는 게 있을까 늘 궁금했거든요. 따라서 이 날 저는 장관보다 앞서 움직이며 장관 위주로 취재하지 않고, 오히려 뒤에 따라가며 상인들의 말을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장관 왔다 갔다’는 겉으로 보이는 사실 보다 시찰에 대한 상인들의 의견이 더 궁금했기 때문이죠. (거기다 장관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도무지 따라갈 수 없었다는 슬픈 뒷이야기가... 흑~ㅠㅠ)

 

 

▲ 구부정한 허리로 나물을 팔고 있는 할머니

 

 

 

 

 

 

 

장관의 방문은 쓸 데 없는 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처음 들른 곳은 ‘족발 가게’였습니다. 족발을 시식한 장관의 얼굴에 금방 화색이 돌더군요. “맛있네...... 음 맛있어.” 원래 맛있는 음식 먹을 때는 말이 없어지는 법, 이 장관은 족발 맛보느라 잠시 주인과의 대화도 잊으셨답니다.^^;;

그 다음은 ‘전 가게’로 향했는데, 전 부치는 냄새가 고소~한 것이 명절이 가까워졌음을 실감나게 하더군요. 그리고 건어물 가게를 지날 때, 건어물 가게 주인이 장관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더니 오랜 시간동안 전통 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목소리에는 어떤 ‘간절함’이 묻어나는 것 같더군요. 현대식 마트와 동네 대형 슈퍼마켓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전통 시장. 어릴 때 저는 엄마가 “장 보러 가자~” 하면 제일 먼저 ‘시장’ 생각을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마트?” 하고 묻습니다. 그것만 봐도 전통 시장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뜸한지 알 수 있을 정도지요.

   

 

▲ 전통 시장 상인의 애로사항을 전하고 있는 건어물 가게 아저씨 

 

 

이윽고 장관이 지나가자 옆에 있던 그릇가게 상인이 혼잣말처럼 말했습니다. “누군지 높으신 양반인가 보네” 그러자 그 옆에 계신 신발 가게 아저씨가 “누구든 높으신 양반이 왔다갔으니 이제 장사 좀 잘 되려나?” 하고 응수를 하시더군요. 예전에 ‘나라의 높으신 분이 전통 시장을 방문했더니 시장에 활기가 살아났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얘기를 직접 상인에게 들으니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신발 가게 아저씨에게 “정말 장관 왔다 가면 활기가 살아요?” 했더니 “그럼, 그럼” 하시더군요. 그런데 제가 법무부와 관련된 사람이라는 걸 알고 그렇다고 말씀하신 건지, 아니면 정말 그렇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하신 건지 솔직히 그 진의는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다보면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 말 속에는 적어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 마음이 느껴지자 괜히 제 마음이 짠해지기도 하고 훈훈해지기도 하더군요. 예전엔 장관들이 전통 시장을 방문하면 “저런 쓸데없는 시장 방문은 왜 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움직임이 상인들에게는 희망이 되고 시장의 활력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부디 그 염원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전달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추석을 맞아 대목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오색빛깔 잡화와 한약재(우)

 

 

  

 

 

 

 

전통 시장 살리는 ‘특별법’이 있다고요?!!

 

 

다시 시장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저는 장관 행사를 쫓아가지 못하고 조금 뒤에서 법무부 직원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 직원이 전통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해 놓은 법이 있다고 하는 겁니다. “네? 전통 시장을 살리려는 법이 있다고요?” 그런데 그 뿐 더 긴 얘기를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와서 찾아봤지요. 그랬더니 실제로 지난 7월에 개정한 ‘전통 시장과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재래시장’이라는 명칭이 ‘전통 시장’으로 변경되었다고 하더군요. 또 이 법에는 빈 점포의 활용 촉진 방법,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감면, 상권 활성화 지원 등 지원 내용이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법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기존에 전통 시장과 상가만 지원한 것에서 벗어나, 시장과 상점이 포함된 상권 전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통 시장을 방문하는 것이 적어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법 개정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 무척 다행스럽고 감사했습니다. 

 

▲ 비가 와서 그런지 한산한 전통 시장

 

  

 

 

 

 

 

전통 시장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차릴 수 있는 차례상

 

 

얼마 전 연합뉴스의 기사를 보니 전통 시장을 이용하면 차례 비용을 20.6%나 줄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연합뉴스 2010.09.07. "전통 시장 이용하면 차례상 비용 20.6% 덜 쓴다" ) 안 그래도 명절을 준비하다 보면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인데 마트에 가기 전 전통 시장을 먼저 둘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믿을 수 있는 국산 물품을 팔고 있는 전통 시장. 과일은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많지 않네요.

 

 

 

그러고 보면 어릴 땐 엄마랑 전통 시장가는 걸 참 좋아했는데 말이죠. 엄마가 장 보러 가신다며 지갑을 챙기시면, 재빨리 엄마 치맛단을 꼭 잡고 씩 한 번 웃고 따라나섰던 기억이 있습니다. 장을 다 보고 돌아올 무렵 엄마를 졸라 사 먹었던 순대 때문이었지요. 저와 같은 기억 갖고 계신 분들 많으시죠? 이번에 전통 시장에 가보니 세월이 흘러도 맛있던 그 순대는 그대로더군요. 명절을 맞아 계란 옷을 입고 노랗게 부쳐진 전도 먹음직스러웠고, 태풍 곤파스의 호된 바람을 용케 버텨낸 과일들도 반질반질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시장 안에는 정말 없는 게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없으니 활기가 빠져 뭔가 허전하더군요. 올해 추석엔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 시장을 방문해 모처럼 전통 시장 상인들도 풍성한 추석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통 시장 가실 때 ‘온누리 상품권’ 챙겨 가세요~

 

이번 장관 장보기에서 사용된 것이 온누리 상품권인데요.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 7월에 만든 것입니다. 전국 가맹 전통 시장과 주변 가맹 상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고요, 5천원 권과 1만원 권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선물용 패키지도 판매한다고 하네요. 상품권 구매는 전국의 새마을 금고, 기업은행, 전북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의 지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고요. 가맹 전통 시장과 상점 확인은 온누리 상품권 홈페이지(www.onnurigift.co.kr)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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