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전과자가 만든 빵을, 먹을 자신이 있으신가요?

법무부 블로그 2010. 9. 13. 20:00

 

 

 

만약 우리 동네 제과점에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이 취업하여 빵을 만들고 있다면, 여러분은 그 빵을 드실 건가요? 우리 동네 자동차 정비소에 출소한 사람이 취업해 있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에게 자동차를 맡길 건가요?

 

단지 출소자라는 이유로, 전과자라는 이유로 그 사람의 능력이나 현재의 마음가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가까이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범죄를 저지른 것은 분명한 잘못입니다. 하지만 많은 수용자들이 교도소에서 다양한 교화 프로그램을 접하며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죄값도 받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사회와 떨어져 수감생활을 한 수용자들은 출소를 앞두고 굉장한 두려움에 떤다고 합니다. ‘그동안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과연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 뭘 하며 살아야 할까? 전과자라는 꼬리표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수용자들을 단지 수용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무조건 사회에 내보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쩌면 대부분의 수용자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게 될 지도 모릅니다. 충분히 교화가 되었고, 또 사회에 적응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고 있는 수용자라면 적어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회’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이와 같은 마음으로 출소를 앞둔 수용자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지난 9월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있었습니다.

 

 

 

 

 

 

서로를 믿었던 자리, ‘제3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

 

 

▲ 수용자와 기업체 상담직원이 1:1로 면담하고 있는 모습

 

 

서울 중구에 있는 장충체육관. 이곳에 지난 9월 10일, ‘제3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가 있었습니다.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는 오랜 시간 모범수로 지내며 출소 후 경제적 자립을 꿈꿔온 출소예정자와 국내 우수기업을 연결해주는 자리인데요. 395명의 수용자와 46개의 기업체가 참가했다고 합니다. 사실 출소예정자를 위한 취업박람회는 작년 10월에 처음 개최되었고, 올해 4월에 두 번째로 개최되었는데요. 두 번째 취업박람회 후 약 5개월 만에 세 번째 취업박람회가 개최될 만큼 수용자와 기업체 모두에게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년과 지난 4월 두 번의 취업박람회를 통해 612명이 취업에 성공해 현재 성실히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개최된 세 번째 취업박람회에서는 모두 몇 명이나 취업됐을까요? 395명 중에 무려 126명이나 취업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거의 3명 중에 1명 꼴(약 32%)로 취업에 성공한 것이지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안고 출소를 하게 되었다니 이 보다 기쁜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이 박람회에 참가한 수용자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 소감이 궁금해 여쭤봤습니다.

 

Interview ∥ 김찬수 (가명, 출소예정자)

 

Q. 특별히 취업을 원하시는 분야가 있으신가요?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관련 분야로 취업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요?

그럼요!! 솔직히 처음에는 취업박람회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다른 수용자들이 이 박람회를 통해 취업하는 걸 보니까 정말 부럽더라고요. 어차피 저희도 사회에 나가면 한 명의 일원으로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뭐 해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아요. 이런 기회가 있어서 너무 고맙고 만약 취업이 된다면 정말, 진짜로 열심히 일할 거예요.

 

Q.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바람이 있다면, 더 많은 수용자들에게 이런 기회가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꾸준히 오랫동안 박람회를 열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날 취업박람회에는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참석하기도 했는데요. 이 장관은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부스를 한 곳 한 곳 돌아보며 애로사항은 없는지, 이미 취업된 출소자들이 잘 근무하고 있는지를 물어보셨습니다. “일은 잘 하고 있나요?” 라는 이 장관의 질문에 oo고속 직원이 “네, 열심히 합니다. 다들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또 직원의 절반 정도가 수용자라고 하는 oo 인테리어는 이 장관을 반갑게 맞으며 “수용자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이 없습니다. 성실히 일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특이했던 것은 oo 인테리어에서 취업 상담을 해주시는 분 역시 과거에 수형생활을 했던 분이라고 하더군요. 출소 전에 얼마나 두려운 마음인지 알기 때문에 더 가깝게 취업 상담을 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 거리가 멀어 화상 면접을 보고 있는 수용자와 통화하고 있는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화상면접 모습(우)

 

 

 

 

 

 

출소자에 대한 편견은 버리고, 노란 리본을 달아요~!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가 끝난 후에는 출소예정자들에 대한 후원 행사가 열렸습니다. 출소자들을 위한 후원 캠페인을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이라고도 말하는데요. 1970년대 팝가수 토니 올란도가 실화를 바탕으로 부른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묶으세요’라는 팝송에 힌트를 얻어 이와 같은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번 후원 행사를 위해 연극인 손숙씨, 탤런트 정영숙씨, 가수 현숙씨, 김혜연씨 등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홍보대사들이 자신들이 아끼는 도자기, 찻잔 등 애장품을 기증하기도 했는데요. 행사장 한 곳에서는 가수 박상철씨와 현숙씨의 사인회도 있었습니다. 또 교정기관 수형자 및 출소자가 직접 생산한 물건을 파는 곳도 있었는데요. 홍성교도소의 수용자가 만든 벼루는 어찌나 잘 만들었는지 모두가 ‘와~’하며 감탄을 했답니다. 그 밖에도 독서대, 다용도함, 연필꽂이 등이 판매되었는데 수용자들의 손재주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날 거둬들인 수익금과 기부금은 전액 불우한 출소자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 수용자가 만든 벼루와 선비상, 그리고 독서대

 

 

 

제3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 과연 이 박람회가 13회, 30회, 300회까지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출소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없어져야 하고 출소자들이 원활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이뤄져야겠지요? 현재 출소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는 곳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7개의 민간법인 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기관들은 사회복지 법인과 달리 전기·전화·수도요금 등 각종 세제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등도 미흡하다고 합니다. 또 출소자들을 고용하는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역시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원 시스템은 어떻게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것은 출소자에 대한 편견이겠지요. 편견만 없어진다면 세제지원이든, 인센티브 등 금방 개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출소자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용기와 믿음이 필요합니다. 차가운 시선 대신 따뜻한 손길을, 거리를 두기 보다는 먼저 다가가는 관심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