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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의 오대수, 방정맞은 혀가 낳은 결과

법무부 블로그 2010. 9. 10. 20:00

‘혀’에는 ‘칼’이 달려 있다! 

 

 

 

광주에서 서울시 강동구로 이사 온 D모 고등학교의 K군은 전학 온 고등학교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내심 서울 아이들이라고 하여 비속어는 일체 쓰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막상 와보니 선생님이 계신 교실 안에서도 버젓이 언어폭력이 난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K군은 주변학교에 비해 입학실적이 좋다는 고등학교에서도 이 정도라면 어디에서나 비속어가 이만큼 쓰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근래 비속어 사용 실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비단 K군만은 아닌 듯합니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실시한 일선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학생들의 욕설, 비속어 사용빈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92%에 달했다고 합니다. 강남구 역삼동 S모 학원의 교사는 그래도 학교에서는 그나마 아이들이 비속어를 적게 쓰는 것이라고 말하며, 교칙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학원이나 가정에서는 그 수준이 도를 지나치게 넘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학창시절에 이미 비속어 문화에 친숙해진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것을 그저 일상의 일부분이라고 여기기 쉽습니다. 오늘날 세대를 막론하고 전 사회적으로 욕설이 만연한 까닭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러나 자칫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이러한 언어폭력의 위험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육군 내 자살사건 중 언어폭력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요인이 27%에 육박한다고 하니(중앙일보 2010. 8월 7일자 ‘(사설)만연한 저질 욕설, 어디 군대뿐인가’) 결코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이지요.

 

또한, 우발적인 동기에 의해 일어난 폭행, 살인 등의 중범죄도 언어폭력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언어폭력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2일 대구 북구에서는 자신의 집을 찾아온 동생이 욕설을 하자 격분한 형이 그를 흉기로 찔러 살인 미수죄로 검거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우리 법에 ‘언어폭력죄’는 없습니다. 그러나...

 

현행 법률상 언어폭력이라는 죄명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언어폭력은 모욕죄, 협박죄, 폭행죄 등들 통해 처벌되는데, 직접적 처벌이 어려운 만큼 법적 제재에 의한 언어폭력의 해결 또한 어렵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시민들이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깊이 알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주의한다면 충분히 언어폭력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좀 경우가 다른 이야기지만, 영화 ‘올드보이’에서의 오대수(최민식분)는 과거 이우진(유지태 분)과 그의 친누나가 희롱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것을 다른 친구에게 말하는 바람에 15년간 독방에 갇히게 되고, 심지어 자신의 딸과 자신도 모르게 근친상간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오대수의 말 한마디 때문에 자살해버린 누나 대신 복수를 하려는 이우진의 계략이었고, 오대수는 자신의 혀에 가위를 가져다대며 안 해도 될 말을 했던 자신의 지난 날을 후회합니다.

 

영화 ‘올드보이’는 직접적인 언어폭력은 아니지만, 당사자가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임이 분명한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에게 말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결국 스스로 혀를 자르는 결론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누가 더 잘했고 잘못했는지를 떠나서 사람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생각하니 사람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말이 있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고운 말’의 중요성을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 오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속담이지요. 앞으로 학생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이 언어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언어순화를 위해 노력하길 바랍니다. 신중하지 못한 ‘나’의 혀끝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공익광고 캡쳐 = Saatchi Singapore

올드보이 장면 = 네이버 영화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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