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나에 울고 웃는 분들 많으시죠? 스포츠팬들 중에는 직접 경기를 뛰며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경기장을 방문해 프로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하며 대리만족을 얻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2002년 월드컵 4강에 이어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을 달성한 축구나,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쟁취한 야구 등 우리나라도 이제는 어엿한 스포츠 강국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선수들의 실력은 점점 향상되고 있는데 과연 관중들이 경기를 관람하는 자세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선수들의 실력만큼이나 관중석의 팬들도 달라지고 있을까요?
선수들이 봉??
영화 ‘해운대’를 보면, 상가번영회 사람들과 경기를 관람하러 야구경기장에 온 만식(설경구 분)이 술에 취해 야구경기장 덕아웃을 넘어 이대호 선수에게 욕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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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운대’에서 야구경기 관람시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만식 Ⓒ 네이버 영화검색
비록 영화에서 본 장면이기에 웃어 넘길 수 있었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도 비일비재 하다고 합니다. 경기가 자기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갑자기 관중석을 뛰쳐 내려와 선수들한테 손가락질을 하는 경우나 경기 중에 흥분을 해서 먹던 팩소주나 쓰레기 등을 던지는 관중들도 있습니다. 특히, 지난 외국 유명 축구 클럽이 내한했을 때 한 관람객이 경기장으로 난입하는 부끄러운 해프닝도 있었는데요. 이런 경우, 관객은 경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고, 물건을 던져 선수들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형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경범죄처벌법
제1조(경범죄의 종류)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벌한다.
18. (의식방해) 공공기관 그 밖의 단체 또는 개인이 베푸는 행사나 의식에 대하여 못된 장난 등으로 이를 방해하거나 행사나 의식을 베푸는 자 또는 그 밖의 관계있는 사람이 말리는데도 듣지 아니하고 이를 방해할 우려가 뚜렷한 물건을 가지고 들어간 사람
49. (무단출입)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나 시설 또는 장소에 정당한 이유 없이 들어간 사람
형법
제257조(상해) ①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60조(폭행) ①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관객들만 던지나? 선수도 던진다!
1999년 야구 포스트 시즌 중에 당시 롯데에 몸담고 있던 호세 선수가 관중들을 향해 방망이를 투척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삼성 이승엽 선수와 김기태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해 0-2로 뒤진 6회초, 호세가 삼성 선발 노장진 선수를 상대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1점 홈런을 터뜨린 후 의기양양하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을 때 3루쪽 덕아웃 위에서 관중이 던진 오물이 날아왔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홈을 밟은 호세가 동료들이 있는 1루쪽 덕아웃에서 환영받고 있을 때 관중석에서 물병 등이 다시 날아왔는데요. 이 중 하나에 맞은 호세가 격분하여 자신의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대구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흥분한 호세를 막기 위해 대여섯 명이 매달렸지만 호세의 힘을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주심은 호세의 퇴장을 선언했고 이에 당시 주장 박정태 선수 등 롯데 선수단은 짐을 싸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코칭스태프의 끈질긴 설득과 관중석에서 다시 오물이 투척되면 몰수패를 선언하겠다는 심판진의 으름장이 나오고 나서야 경기는 속개되었다고 합니다. (내용 / [플래시백] 99년, 호세 방망이 투척사건 | 스포츠서울 2008.10.08)
다행히 더 이상의 큰 사고는 없었지만 결국 호세는 경기 출장금지 처분을 받았고 엄청난 벌금도 물었다고 합니다. 당시 관중들의 비신사적인 행동 때문에 한국을 선택한 용병 선수가 화를 참지 못해 사고를 일으킨 것이었는데요. 정정당당한 승부에 박수를 쳐주지는 못할지언정, 잘하고 있는 선수들의 사기를 꺾는 나쁜 습관이 표출된 사건인 것 같아 아쉽습니다.
경기장의 무법자 훌리건
경기장 난동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스포츠 강국인 영국은 축구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일당들인 훌리건이 유명한데요. 그들은 상대방 팬을 공격하거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기물을 파손하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훌리건은 리버풀 팬들이 원조인데요. ‘헤이젤 참사’ 사건 이후부터 훌리건의 난동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헤이젤 참사(慘事)
1985년 5월 29일 유러피언 컵 결승전이 열린 벨기에 브뤼셀의 보두앵 경기장에서 유벤투스 FC와 리버풀 FC 서포터wm 사이에 벌어진 싸움으로 39명이 사망하고 454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훌리건 29명이 구속되었고, 이후 잉글랜드의 클럽팀은 5년간 국제 대회 출전 금지의 중징계를 받으며(리버풀은 7년 금지) 잉글랜드에서 축구의 서포터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온 사건 중 하나이다. (내용 : 위키백과)
영국 웨일즈는 이 사건 이후 훌리건을 통제하기 위해 1989년 “축구관중법”을 제정하였고, 만약 이 법을 어길 경우에는 축구경기 관람을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축구광과 훌리건들에게 ‘축구관람 금지’는 정말 엄청난 벌이죠!
또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국가의 합의하에 “스포터”라는 훌리건 전문 수사기관을 만들어서 훌리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훌리건들을 막고 있는데요. 이들은 월드컵 등에도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지금도 훌리건들의 난동이 심한데요. 그만큼 제재도 엄격하게 하여 위험한 사고로부터 관객과 선수들을 지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이 정도로 심한 ‘훌리건’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안심할 단계는 아닌 듯한데요. 스포츠가 더 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닌, 여성도 함께 즐기고 응원할 수 있는 문화가 된 만큼 팀에 대한 응원과 격려는 상큼하게, 실수에 대한 질타는 부드럽게 해주는 바른 경기장 에티켓이 필요할 때입니다.
영화 해운대 장면 = 네이버 영화검색
모든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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