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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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어른보다 더 잘 아는 아이들

법무부 블로그 2010. 7. 27. 11:00

 

▲ 어린이 배심원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국민참여재판’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어떤 것인지, 누가 참여하는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니, 모른다기 보다는 ‘무관심’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른들과 달리 국민참여재판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체험을 통해 국민참여재판의 필요성과 진행 과정을 알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대전 솔로몬로파크에서 있었던 ‘어린이 배심원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지요.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알고 넘어 갑시다.”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1월 1일부터 ‘형사재판’에 한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만 20세 이상의 국민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배심원을 구성하며

배심원은 재판장에 동석하여 피고인에 대해 유죄 또는 무죄의 평결을 내립니다.

그러나 이 평결은 법적인 구속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판사는 배심원의 평결과 달리 독자적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다만 피고인에게 배심원의 평결 결과와 다른 선고를 한 이유를 판결문에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여름방학 동안 ‘법’과 일촌 맺기

 


▲ 어린이 배심원 캠프의 유의사항을 꼼꼼히 읽고 있는 캠프 참가자

 

‘어린이 배심원 캠프’는 전국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 캠프는 ‘법은 어렵고 딱딱한 어른들의 규칙’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법은 생활 속에서 만나는 재미있는 친구’라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 개최하는 캠프입니다.

 

실제, 캠프를 시작하기에 앞서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법에 대한 느낌을 물어봤는데, TV에서 본 범죄자와 경찰들의 모습을 얘기하며 ‘무섭다’, ‘어렵다’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캠프를 진행하는 강사님은 “과연 법이 어렵고 무섭기만 할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캠프를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도시락을 몰래 먹었다, 유죄일까 무죄일까?

 

▲ 눈을 감고 양심껏 손을 든 배심원 아이들. 이날 평결은 ‘무죄’로 결정되었다.

 

‘어린이 배심원 캠프’는 2박 3일 동안 약 10여 가지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그 중 ‘법조인과 함께하는 모의법정’이 있었는데, ‘친구의 도시락을 몰래 먹은 김철수는 유죄일까, 무죄일까?’라는 주제로 모의법정을 진행해봤습니다.

 

판사, 검사, 피고인, 변호인 등을 각각 한 명씩 뽑고 나머지는 모두 배심원이 되었는데요, 모의법정을 시작하기 전에 강사님이 ‘국민참여재판’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어 그런지 배심원을 맡은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검사 역할을 맡은 친구는 “친구의 도시락을 몰래 훔쳐 먹은 것은 절도죄에 해당”하며 “2주간의 화장실 청소와 1주일간의 운동장 청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김철수는 평소 모범적인 학생이었으며 너무 배가 고픈 상황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고”였다고 말하고 “2주간의 화장실 청소와 1주일간의 운동장 청소는 너무 가혹한 처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은 배심원은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진 뒤 눈을 감고 손을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였지요. 그 결과 이날 판결은 ‘무죄’가 되었습니다.

 

 

법, 진짜 놀면서 배운다~

 

▲ 법 관련 스피드 퀴즈에서 정답을 맞춘 학생.

 

캠프 참가자들이 신나게 참여했던 프로그램 중 또 하나는 ‘법고을 포스트 플레이’입니다. 6개팀으로 조를 나누어 미션을 수행하는 단체경기인데요. 5개의 마을을 돌며, 각각의 마을에서 해야 하는 미션을 완수하고 득점하는 게임입니다.

 

동전을 던져 볼링공을 고르고 경기를 하는 ‘법볼링’, 5명씩 팀을 지어서 비닐 파이프에 공을 전달하는 ‘Law Line’, 법에 관련된 가사의 노래를 한 소절씩 외워서 부르는 ‘법 망치노래방’, 칠판에 쓰여 있는 법조문을 법짱과 함께 읽고 누가 더 빨리 읽는지 겨루는 ‘법짱을 이겨라’, 흩어져 있는 단어카드를 이용해서 누가 더 많은 단어를 만들어 내는지 겨루는 ‘법언 만들기’ 등 재미있는 미션들이 주어졌는데요. 

 

▲ 흩어진 낱말에서 법 관련 단어를 찾아내고 있는 아이들, 오른쪽은 완성된 단어들

 

중간에 점수를 2배로 받을 수 있는 ‘찬스카드’도 사용할 수 있어 조장과 조원들의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질서와 단결력이 중요했는데요. 간혹 실책하는 친구를 나무라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결국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더군요. ^_^;;;

 

 

캠프 참가 어린이들의 법 상식은 수준급

 

▲ 변호사님께 할 질문을 꼼꼼히 적고 있는 모습. 질문이 정말 많다~. ^^

 

이날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부분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법 상식도 정말 해박하더군요. 현직 변호사인 ‘송재효’ 변호사가 강사로 와서 ‘법의 기본원리’와 ‘국민의 권리’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 아이들이 ‘항소’, ‘상고’ 등 어려운 법률 용어를 척척 사용하며 질문을 했습니다. 송 변호사도 깜짝 놀랐지만 취재하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고등학교 ‘법과 사회’ 시간에 나올 법한 내용을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질문했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법조인이 된다면 우리나라 법문화 수준은 훨씬 높아지겠죠? 이런 캠프들이 많아지고, 다양해져서 아이들이 법을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더 잘 알게 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미래 사회는 훨씬 건강한 모습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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