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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관찰 청소년들의 감동실화 [바스켓볼 다이어리]

법무부 블로그 2010. 7. 26. 14:23

바스켓볼 다이어리 그후···

  

고교 농구선수였던 짐(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같이 농구를 하던 친구들과 함께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서 농구보다 마약, 절도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됩니다. 소년들은 드디어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고 짐은 결국 소년원에서 3개월을 복역하며 인생의 참의미를 깨닫게 됩니니다.

 

이 영화의 실제 인물인 ‘짐 캐롤’은 이런 혼란의 시절을 글로써 남기고, 17세 때 영화의 원작을 탈고한 후, 현재는 시·음악·소설·연극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소년원에서의 깨달음이 없었다면 짐 캐롤은 아직도 뉴욕의 뒷거리를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호관찰 청소년 농구에 취하다!

서울서부보호관찰소에서는 우리 소년원 학생들에게도 짐 캐롤과 같은 기회를 제공하여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농구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민 없이 흠뻑 빠져들 수 있고, 팀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농구를 하는 동안 함께 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에 이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농구야! 놀자’는 서울서부보호관찰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농구교실 프로그램”의 별칭으로,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 전문 농구강사로부터 농구를 배우고 있습니다. 전문농구선수가 아닌 만큼 ‘시합’이 아닌 ‘아이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범죄예방위원(아이들을 후원해주는 자원봉사자 어머님들)도 참석해 아이들을 응원해 주고 계십니다.

 

▲보호관찰청소년팀과 서대문경찰서 방범수사대팀의 친선농구대회

 

마침, 지난 토요일에는 보호관찰청소년과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전·의경, 서대문경찰서 방범수사대 간의 친선 농구대회가 있는 날이었는데요. 경기는 1, 2차로 진행되었으며 전반전 경기는 [보호관찰청소년 VS 서대문경찰서 방범수사대], 후반전 경기는 전반전 점수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보호관찰청소년 VS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의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서대문 경찰서 방범수사대와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은 전반전과 후반전을 나눠서 경기를 뛰는 반면, 보호관찰청소년들은 전·후반에 걸쳐 내내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체력 분배를 잘해야 하는 것이 관건인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 잘 뛸 수 있겠죠?^^

 

전반전 경기를 앞둔 보호관찰청소년들은 긴장하면서도 이번 경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듯 했습니다. 경기에 참여한 김준오(19,가명)군은 “예전 서대문경찰서와 경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최선을 다했지만 2점차로 아쉽게 졌어요. 그래서인지 이번엔 정말 이기고 싶어요. 긴장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포부를 전했습니다.

 

▲ 시합 전 회의 중인 보호관찰청소년들

 

시합에 앞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시합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너는 왼쪽을 맡고, 너는 오른쪽을 맡아.”라고 작전 회의를 하는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문제아’로 낙인찍혔던 과거의 불량청소년이 아닌 진짜 ‘프로농구선수’였습니다.

휘익~!!

호각소리와 함께 전반전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보호관찰 청소년들은 놀랍게도 몸 좋고 체력 좋은 서대문경찰서 방범 수사대팀을 상대로 계속 리드하면서 경기를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혼자일 때 보다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맞추고 함께 해 나가는 것이 목표를 이루는데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일까요? 몇 번의 고비를 넘겼지만, 청소년들은 결국 서대문경찰서 방범 수사대팀을 16:14로 따돌리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2점차로 졌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2점차로 이겨서 아이들이 더욱 신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보호관찰청소년팀과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팀의 후반전 경기

 

후반전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과의 경기가 바로 이어졌습니다. 전반전의 여세를 몰아 이번에도 보호관찰 청소년팀이 경기를 이끌어 나갔는데요.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멋진 블로킹에 속공기술까지 보여주며 엎치락 뒤치락 시소 경기로 게임이 진행됐습니다.

보호관찰 청소년팀은 생각처럼 점수가 잘 내지 못했고, 예상외의 강팀인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 형들에게 공을 빼앗기면 분해서 씩씩거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후반전 경기에서는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팀이 승리하면서 경기가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비록 졌지만 아쉬움 속에서도 아이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INTERVIEW | 이정환(가명, 19세)

 

Q: 오늘 경기 어땠나요?

A: 지난 경기 때 아깝게 져서 오늘은 정말 이기고 싶었는데 서대문 경찰서 방범수사대 형들을 이겨서 기분이 좋았어요. 후반에는 졌는데 아마도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다음에는 체력을 더 보충해서 전·후반 모두 이기고 싶어요.

 

Q: 평소에 농구를 좋아했나요?

A: 아뇨, 평소엔 태권도만 했을 뿐 농구는 하지 않았어요. ‘농구야! 놀자’로 농구를 처음 하는데,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모르는 친구들과도 많이 알게 되고 서로 어울릴 수 있어서 좋고, 전·의경 형들과 경기를 하니 승부욕도 많이 생겨요. 앞으로는 ‘축구교실’도 생긴다는 말이 있던데 하면 참가 좋을 것 같아요.

 

농구교실 담당자 함윤석 계장은 “처음엔 대부분 중·고등학교를 중퇴한 학생들이다보니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체력이 약화되어 끈기가 부족했습니다. 단체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친구들이 PC방을 전전하며 범죄를 저지르곤 했지만, 농구교실을 진행하면서 의지가 부족했던 처음과는 다르게 지금은 리더를 뽑고 집단 활동을 하며 승패를 떠나서 함께 회의하고 작전을 짜는 것은 대단한 변화”라며 아이들 자랑에 열을 올렸습니다.

 

박준재 서울서부보호관찰소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보호관찰소를 경찰청, 관공서 등의 딱딱한 개념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호관찰소가 가정적 요인, 개인적 요인, 사회적인 요인들로 인해 사회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학교와 같은 시스템으로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이곳에 들어온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이곳에서는 똑같은 학생입니다. 평범한 학교들처럼 농구장과 강당이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보호관찰 청소년을 ‘문제아’로 가두어 버리는 ‘편견’

취재하기 전, 보호관찰 청소년들은 모두 불량스럽고 반항아적인 눈빛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편견도 있었고, 농구교실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진지하게 농구에 임하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러한 편견이 아이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다는 무서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착하게 살아라’ 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자장면이라도 먹으면서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비록 작은 행사지만, 이런 농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많이 느끼고 생각하며 자신도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과 어른들 또한 편견을 버리고 농구를 통해 한 단계씩 발전하고 성장하는 우리 보호관찰 청소년들을

아낌없는 박수로 응원해주면 좋겠습니다.

 

 

모든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사진 = 전병준·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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