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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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향기로운 ‘친절한 빨래방’

법무부 블로그 2010. 7. 23. 20:00

  

 

 

지난 2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청주보호관찰소’를 찾았습니다. 보호관찰소는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은 범죄자들을 관리·감독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봉사를 실시하기도 하고, 도로교통법위반 등으로 수강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도로교통법 등을 강의 하기도 하고, 또 지역사회 범죄활동 예방을 위해 직접 불우청소년이나 우범지역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 대형 세탁기가 있다고 합니다! 아니, 웬 세탁기?!!

 

빨래방도 아니고, 세탁소도 아닌데 왜 이런 곳에 대형 세탁기가 있는 걸까요? 윙~ 윙~ 빨래 돌아가는 소리가 왠지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저 세탁기 안에 있는 세탁물은 청주지역의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등 소외계층 가정에서 수거해 온 것입니다. 이불이나 카펫처럼 빨래하기 힘든 종류들을 수거해와 대신 빨래해주고 배달도 해주지요.” 청주보호관찰소 양봉환 소장님의 설명이었습니다.

 

“이곳을 친절한 빨래방이라고 불러주세요”

양 소장님이 ‘친절한 빨래방’을 소개하며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 세탁을 마친 이불 빨래를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꺼내고 있습니다.

 

 

친절한 금자씨? 아니죠~ ‘친절한 빨래방’ 맞습니다!

 

법무부 청주보호관찰소는 지난 5월 7일 전국 보호관찰소 중 최초로 보호관찰소 내에 자체 ‘친절한 빨래방’을 개설했습니다. 중증장애인,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계층 가정을 찾아가 세탁물을 수거하고, 세탁해주고, 배달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모두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의 봉사활동으로 진행하고 있지요.

 

“처음엔 범죄를 저지른 사회봉사자들이 와서 이 일을 한다고 해서 거부감이 많았습니다. 부정적인 선입견 때문에 세탁물을 맡기지 않는 분들도 많았지요. 하지만 이 분들이 일일 가사도우미로 와서 집안청소도 해주고, 도배도 해주고, 나중에 세탁물을 수거해 빨아서 돌려주니 조금씩 마음을 열더군요”

 

전국 54개 보호관찰소 중 청주보호관찰소가 가장 먼저 이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친절한 빨래방’을 도와주시는 다른 분들이 계셔서 의지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분들은 바로 민간 사회봉사 단체인 사단법인 ‘징검다리 ’ 회원들입니다.

 

▲ 노란색 조끼는 징검다리 회원, 검은색 조끼는 사회봉사명령 대상자입니다.

 

‘친절한 빨래방’은 사단법인 징검다리와 청주보호관찰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민관합동 사업입니다. 징검다리 회원들의 봉사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청주보호관찰소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력이 합쳐져 실질적인 봉사활동이 가능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충주지역에 있는 소외계층 가정 80세대, 지체장애자 시설, 노인요양시설 4곳 등에 정기적인 빨래 수거, 세탁, 배달 그리고 일일 가사도우미, 거동 불편자 이동보조, 말벗 되어드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내 삶이 감사했는데, 감사한 줄 모르고 지냈어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사회봉사 명령대상자 

“봉사를 하면서 만나는 소외계층 가정들을 보며, ‘내가 살아왔던 과정이 참 편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변기를 청소하느라 등이 굽은 사회봉사명령 대상자 임모(여, 48세)씨는 인터뷰하는 저를 돌아보지 않으셨습니다. 청소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죄를 지었다는 미안한 마음에 쉽게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런 봉사가 억울하지 않냐고 물어봤습니다.

 

“억울하긴요~ 제가 잘못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건데요. 저는 이번 봉사활동을 하면서 불우한 이웃이 너무 많다는 것에 새삼 놀랐습니다. 이번 봉사가 끝나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계속 봉사를 할 생각입니다. 이제는 제게 주어진 삶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생겨요”

 

청주 금천요양원에 봉사활동을 나온 임 모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금천요양원 김재옥 실장님은 판결로 선고받은 사회봉사명령 시간을 모두 채우고도 계속 봉사활동을 오는 사회봉사자들이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요양원을 찾는 분 중에 반씨 성을 가지신 분이 계십니다. 처음엔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로 오셨는데, 여기 계신 어르신들께 참 잘하시더라고요. 그러다 어떤 할아버지와 친밀하게 지내셨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돌아가신 아버지께 잘해드리지 못한 게 한이 돼서 그렇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지금도 꾸준히 찾아오고 계신데 그 모습 보면 감사하기도 하고 보기 좋습니다”

 

김재옥 실장님에 따르면 사회봉사자들 중에는 부모에게 잘 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어 양로원 어르신들께 안마도 해주고 말벗도 해주며 더 성실히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 이날은 세탁물 수거뿐만 아니라 일일 가사 도우미가 되어 집안 곳곳을 청소했습니다.

 

 

내년에 찾아오면 ‘친절한 빨래방’이 더 켜져 있을까요?

청주보호관찰소 양봉환 소장님은 “지금은 차량과 봉사자 수가 부족해 청주시 소재 수혜희망 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농촌지역과 충북지역 전체로 넓힐 계획입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바람대로 된다면 1년 후엔 빨래방 규모가 훨씬 더 커져 있겠죠? 빨래방 사업과 가사도우미, 농촌봉사활동 등 수혜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청주보호관찰소! 언젠가 청주보호관찰소의 바람대로 충북지역 전체에 빨래 향기가 가득해지는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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