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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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의 새로운 발견, “궁만 찍던 사진은 잊자!”

법무부 블로그 2010. 7. 7. 11:00

지난 6월 30일 서울소년원 사진반 아이들이 ‘창덕궁’으로 출사를 갔습니다. 소년원 아이들이 소년원 밖으로 나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이번 출사는 아주 특별한 외출이지요. 옛날 왕들처럼 궁을 거닐며 소년원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요? 실제 소년원 아이들이 찍은 사진과 글을 보며 그들의 마음을 느껴보세요.

 

 

 

 

 

작품명 : 어처구니

 

선생님이 처음 지붕 위를 보라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

“아니 지붕 위에 저게 뭐지?”

선생님이 그 이름을 ‘어처구니’라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처구니는 흙으로 만든 토우인데,

악귀들이 궁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지붕에 어처구니가 없는 황당한 상황에 빗대어

‘어처구니없다’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 어처구니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가 한 가지 있는데요,

옛날 중국 당 태종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악몽을 쫓기 위해 선택한 것이 지붕 위에 병사를 올려보낸 일이었다고 하네요. 지붕 위에서 귀신을 쫓으라고 하면서요.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스운 일이지만 그때는 악몽이 귀신 때문이고, 그 귀신은 병사가 싸워 쫓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그 일이 유래가 되어 지붕 위에 병사 대신 토우를 올렸다고 합니다.

 

 

 

 

작품명 : 호기심

 

이 동물상의 눈빛은 호기심이 가득하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뭔가 궁금한 것을 보는 모습이다.

출사 나온 우리가 궁금한 걸까?

우리가 누군지 아는 걸까?

 

어쩌면 사진을 찍으면서도 이 소년원 학생은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였는지도 모릅니다. ‘난 평범한 사람들과 같을 수 없어’ 라는 주눅 든 생각이 느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합니다.

 

 

 

 

작품명 : 기와

 

기와는 검은 색이다.

그런데 그전에는 그냥 검은 색인 줄 알았는데,

사진에 담고 보니 그 색이 참 오묘하다.

보랏빛이 도는 것 같기도 하고, 푸른빛이 도는 것 같기도 하고,

기와의 색이 이렇게 멋진 줄 몰랐다.

 

사진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 아이! 서울소년원 사진영상반 담당자인 곽태진 교무계장님은 “사진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기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아이들은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는가 봅니다. 소년원 생활이 아이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작품명 : 누가 더 푸를까?

 

처음엔 단청을 찍으려 했다.

그런데 그 뒤에 나무가 더 푸르게 보이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푸른빛과 자연이 만든 푸른빛이 경쟁하는 것 같아 재밌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선조들은 색깔을 만들어도 자연에 가까운 은은한 색감을 낼 줄 아셨던 것 같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감이나 크레파스와는 비교도 안 되지요. 자연과 인간의 푸른빛? 사진으로 보기엔 둘 다 좋은데요?^^

 

 

 

 

작품명 : 또 다른 감옥

 

유리창을 봤는데, 내 눈에 이 나무틀이 마치 창살처럼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참 슬펐다.

그런데 옛날 여인들은 한번 궁에 들어가면 쉽게 나오지 못 한다고 들었다.

엄마도 못 보고, 고향도 못 가고.....

어쩌면 그 여인들에게도 이 유리창 틀이 감옥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제 눈엔 그냥 유리창 틀인데, 이 아이의 눈엔 이것이 창살처럼 보였던 모양입니다. 안은 어둡고 밖은 밝게 표현한 것이 자신의 심리를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요. 밖으로... 밖으로... 아이는 나가고 싶은 것 같습니다.

 

출사를 함께 다녀온 차재철 사진영상반 강사님은 “학생들 중에는 세상에 불만이 많고, 자아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출사를 통해 세상과 자아가 소통하고, 세상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보는 힘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아이들 작품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고궁 사진이라 하면 고전적이고 정형화된 사진을 연상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학생들 작품은 보셔서 아시겠지만, 매우 자유롭고 창의적이에요. 아이들 시각으로 고궁의 아름다움이 새롭게 표현된 것 같아 흡족합니다.” 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하셨습니다.

 

서울소년원 사진반 아이들의 작품은 앞으로 매달 1회씩 블로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다음 사진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아이들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