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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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 유희왕 카드 다음으로 많이 사는 것?

법무부 블로그 2010. 6. 5. 19:00

초등학교 앞 문구점은 작은 백화점 같습니다. 남자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유희왕 카드, 게임보드 등은 기본이고 여자 어린이들을 위한 반지, 귀걸이, 목걸이, 립스틱도 있습니다. 그리고 백화점 푸드코트와 같은 ‘먹거리 코너 - 불량식품’도 있지요.^^;; 아마도 유희왕 카드 다음으로 많이 구입하는 것이 이 불량식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배부른 것 보다 ‘맛있는 것’을 찾는 아이들의 기호에 맞추어 자극적인 맛을 강조하는 불량식품들은 영양도 없을 뿐더러 아이들에게 비만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과거에 비해 먹을 것이 풍족해졌지만, 몸은 비대해지고 영양은 줄어든 것이지요. 과연, 어린 학생들을 불량식품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학교앞 그린푸드? 아직도 찾아보기 힘들어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그린푸드존(Green Food Zone : 식품안전보호구역)이 시행되었습니다. 그린푸드존은 초·중·고등학교 주변 200m 이내에서 불량식품 및 정서저해식품의 판매를 금지해 어린이 비만과 영양 불균형을 막겠다는 취지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에따라 그린푸드존 내에서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된 업체는 햄버거, 컵라면, 초콜릿 등의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팔 수 없습니다.

 

시행 1년, 그린푸드존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요? 서울의 한 초등학교 주변은 튀김, 라면에 햄버거까지 온갖 식품이 별 제약 없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하교중인 아이들은 별 생각 없이 불량식품이나 위생이 점검되지 않은 음식을 사먹고 있었으며, 점심을 먹고서도 배고픈 아이들은 이 문구점에서 파는 500원짜리 햄버거나 컵볶이, 튀김 같은 것을 먹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제지하는 어른들도 없었으며, 불량식품을 파는 가게에서도 아이들이 달라면 달라는 대로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중앙일보와 소비자 단체인 ‘소비자 시민 모임’이 그린푸드존 시행 1년을 맞아 서울 시내 초등학교 주변 9곳을 점검한 결과, 그린푸드존 내 식품 판매 업소 123개 중 우수판매 업소는 5곳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현행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상 판매에 제약이 없는 김밥, 떡볶이 등을 취급하는 분식점들뿐이었고요. 전국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아 전국 초·중·고 1만 1000여개 그린푸드 존의 우수판매업체는 총 306곳 뿐이었다고 하는데요. 306곳의 우수업체가 전국 초·중·고등학생들의 영양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린푸드존 모르는 그린푸드존 내 학생들

1년 동안 운영해 왔지만, 사실 그린푸드존 안에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학교 근처가 그린푸드존 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홍보가 부족한 탓도 있고, 그린 푸드를 실천하지 않은 어른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린푸드존 내에서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팔다 적발될 경우 10만~2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거나 영업정지 15일 처분을 받게 되는데요. 이마저도 단속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처벌이 약하다 보니 잘 지켜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10~20만원의 과태료를 내고 아이들에게 그 이상의 돈을 벌 수 있으니 만약 단속에 적발되더라도 ‘오늘은 운이 없었다.’ 정도로 끝나고 마는 것이지요.

 

좋은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잘 시행되고 있지 않은 그린푸드존! 많은 홍보와 교육 그리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좀 더 강화해 어른들이 아이들의 건강을 가지고 장난을 칠 수 없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행이 된 지 1년이 지나도록 학교의 아이들까지도 잘 모르고 있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린푸드존을 알리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 탈을 쓰고 홍보를 한다든지, 혹은 어린이 경찰대를 결성하여 아이들 스스로 불량식품 구입을 자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또한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겠지요? 아이들에게 불량식품이 왜 몸에 해로운지를 정확히 알려주고, 정해진 날짜에 영양 만점 간식을 만들어주기로 약속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용돈을 관리하여 불량식품을 사먹지 않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건강, 어른의 양심으로 지켜주세요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불량식품을 사먹는 것 같아도, 사실 불량식품이 왜 ‘불량’ 식품인지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돌봐야 할 어른들이 양심을 속이고 불량식품 장사를 하고, 불량식품을 먹는 것을 봐도 혼을 내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계속 불량식품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학교 앞에 우수 판매업소가 많아지고 어른들이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가 느낀다면, 불량식품을 자꾸 사먹는 일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믿습니다.

 

학교 내 매점에서도 저가의 햄버거나 정체 모를 빵을 팔고 있는 요즘, 중랑구의 원목중학교 매점은 지난 2009년, 그린푸드존의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되었습니다. 학교 내에서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지요. 어른들의 관심만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 하나하나가 모두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좀 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린푸드존 우수판매업소 선정 마크 ▷

모든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