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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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연상 한국인 여자와 결혼한 중국인 남자의 순애보

법무부 블로그 2010. 6. 4. 08:00

 첩첩산중을 넘어 얻은 행복

 

글. 장호(ZHANG HAO)

 

 

 

 

부산에 위치한 한국해양대학교로 유학 오던 2003년 첫날, 내 생애 최초로 바다라는 것을 보았다. 사막보다 광대하고 짙푸른 심연은 고향을 떠나길 잘 했다고 스스로 격려하기에 충분했다. 선진 한국과 수년 뒤에 동문으로 드나들 한국해양대학교를 생각하자 호흡을 가다듬어야 할 만큼 가슴이 벅차올랐다. 한국에 온 둘째 날, 한국인 여대생이 한국어를 노래로 재미있게 가르쳐주겠다며 초청해서 간 곳이 바로 교회였다. 본능적으로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활 한국어를 빨리 터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교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나는 관심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전부터 학교 친구들이 존경해왔던 한국인 누나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친구들이 그 누나 집에 놀러가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왠지 쑥스럽게 느껴져 나는 가지 못 했다. 그러다 드디어 2005년 여름, 친구들 모임에서 MT를 가는데 슬쩍 따라나선 길이 운명의 길이 돼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 친구들이 말했던 바로 그 ‘누나’는 생각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었다. 일본어 통역사로 일하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에, 인형 같은 외모, 게다가 착하고 친절하기까지 했다. 누나와 나는 서로의 모국어를 가르쳐 주기로 했고, 일주일에 대여섯 번씩 만나게 되었다. 만남이 반복될수록 누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나는 용기를 내서 교제를 신청했다. 그러나 누나는 딱 잘라 거절했다. 그 이유는 내가 크리스천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 나는 누나가 다니는 교회로 옮겨서 출석하기 시작했다. 영도에 있는 해양대에서 해운대로 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목욕을 하고 첫차를 타고 1시간 반이나 걸려 교회에 도착했다. 그리고 매일 같이 새벽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로지 누나를 감동시켜 교제하고자 하는 꿍꿍이 뿐이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2년 전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온갖 해프닝 끝에 크리스천이 되면서 누나에게 결혼 승낙도 받았다. 알고 보니, 누나도 나처럼 내게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이것보다 더 기쁜 결혼이 어디 있을까! 누나와 같이 기도하면서 국제결혼이라는 첩첩산중을 넘어 결국엔 대학 3학년 때 결혼식을 올렸다. 중국과 한국의 국적을 넘어, 종교를 넘어, 직업을 넘어, 열 살 연상의 아내를 맞이한 것이다. 그때 결혼식에 온 수백 명이 넘는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이란!!

 

국제결혼이 힘든 것은 국적이 달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고집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난 내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을 위해 맞추어 가며 살아가리라.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첫 번째 선택은 한국으로 유학 온 것이고, 두 번째는 누나와 결혼한 것이라고. 앞으로도 계속 성공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갈 것을 기대하며 계획했던 코리안 드림을 꼭 이루고 싶다.

 

 

 

이 글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와 대구매일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2008년 전국 다문화가정 생활체험 수기 공모전’대상 수상작이며,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출간하는 잡지 ‘공존’[2008년 겨울호]에 게시된 글입니다.

지면 관계상 전문을 싣지 못 하고 축약·편집했습니다.

 

글쓴이 장호(ZHANG HAO)씨는 당시 한국해양대학교에 유학중인 중국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멋진, 열 살 연상의 한국인 아내를 맞이한 운 좋은(?) 남자이지요.

‘국제결혼이 힘든 것은 국적이 달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고집을 포기하지 못 하기 때문’이라는 장호씨의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국적을 넘어, 종교를 넘어, 나이를 넘어 선택한 지금의 배우자와

행복한 결혼생활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