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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이 달라도 하모니는 척척

법무부 블로그 2010. 6. 3. 14:00

제1회 합창대회, 참가율 낮을까봐 조마조마 

 

 

▲ 제1회 전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 안내판

 

지난 5월 30일 일요일 서울 남산 국악당에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제1회 전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가 열린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사전에 CD등의 제출자료로 엄중한 예선 심사를 했고, 그 중 중창부문 10팀과 합창부문 9팀을 선발했다. 이렇게 선발된 19팀은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본선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사실 주최 측은 이 행사에 앞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참가자격이 초등학생이며, 다문화 어린이가 50% 이상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또 제1회 대회다 보니 혹시라도 참가율이 저조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700여 곳에 전화를 돌려 행사를 홍보하고 참가를 독려했다고 한다. 그 노력 덕분일까?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 합창대회의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 주변에서는 연습하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었다. 그 중 경기도 가평 ‘미원초등학교’에 재학중인 문혜진양(12)과 최산아양(12)을 만나보았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없었는지 물어보자 “소프라노인데, 높은 목소리 내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그리고 다문화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연습할 때 좀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준비가 잘 되어 있어 아무런 어려움이 없어요. 준비하는 내내 참 즐거웠던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 인터뷰에 응해 준 미원초등학교 문혜진, 최산아 학생

 

 

대상은 누가 될까? 선발하기 너무 어려워~

 

대회는 필리핀 민속무용예술단의 축하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머리에 항아리를 이고 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필리핀 음악에 맞춰 색다른 춤 솜씨를 보여줬는데, 이색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 뒤를 이어 국악예고 팀의 공연이 있었다. 7가지 국악기로 이뤄진 ‘소리놀이 예술단’은 우리 전통 음악을 연주해 편안한 마음이 들게 했다. 마지막은 다문화 합창단 ‘레인보우’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깜찍한 율동에 발랄한 노래가 재밌었다. 대부분 어린 동생들이라 그런지 귀여웠다.

 

 

              ▲ 필리핀 민속무용예술단의 축하 공연                           ▲ 다문화 합창단 ‘레인보우’의 축하 공연

 

축하공연이 끝난 후 열아홉 팀의 합창단들이 무대에 올랐다. 음악성과 표현력을 심사기준으로 해서 평가한다고 했는데, 어느 한 팀 부족한 팀 없이 모두 완벽하게 노래를 불렀다. 진영 국회의원을 비롯한 5명의 심사위원들의 표정을 보니 모두 심각해 보였다. 아마 심사를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공연 중에 우연히도 국기를 소품으로 사용하고, 같은 곡목인 ‘원더풀 코리아’를 부른 팀이 중창 부문과 합창 부문에 각각 한 팀씩 있었다. 중창 부문은 전남 곡성 ‘삼기초등학교’였고 합창 부분은 서울 ‘인헌초등학교’였다. 삼기초등학교는 금상을, 인헌초등학교는 지도자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대상은 경남 진해의 ‘덕산초등학교’(중창부문)와 경기도 안산의 ‘초당초등학교’(합창부문)가 수상했다.

 

 

- 수상 결과 -

 

수상 내역

중창 부문

합창 부문

대상

진해 덕산초등학교

안산 초당초등학교

금상

곡성 삼기초등학교

안산 외국인주민센터

은상

서울 물푸레중창단

서울 광진초등학교

동상

문경 호서남초등학교

사천 사천초등학교

지도자 특별상

시흥 시화초등학교

서울 인헌초등학교

 

 

 

표정 연습이 제일 어려웠어요~

 

금상을 받은 전남 곡성 ‘삼기초등학교’중창팀에는 특별히 목소리가 돋보였던 소녀가 있었다. 금상을 수상했을 때 무대 위에서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였다. 소녀의 이름을 묻자 ‘박강가(10)’라고 대답했다. 박강가양은 벨기에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번 대회 준비를 하면서 혹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 있었냐고 묻자 “너무 긴장되고 떨려서 표정 연습을 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라고 대답하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삼기초등학교 담당 선생님인 유태욱 선생님께 이번 합창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선생님은 “저희 학교는 워낙 학생 수가 적어서 다들 친하게 지냅니다. 다문화 가정이라고 해서 특별히 거리감을 느끼거나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번 합창대회를 통해 서로의 다른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더 친해진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는 다른 합창대회와 달리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바로 단원들이 모두 하나가 된다는 점이다. 피부색도 다르고 때론 언어가 안 통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노래’로 하나가 되었다. 노래 부르는 게 좋아서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아이도 있고, 대상을 받으면 해외 견학을 갈 수 있기 때문에 참가했다는 아이도 있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합창연습을 통해 이 아이들은 모두 한 마음 한 뜻이 되었다. ‘아리랑 아리랑 원더풀 코리아, 스리랑 스리랑 원더풀 코리아’라고 부르는 ‘원더플 코리아’의 노랫말처럼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가 원더풀 코리아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