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미리 세우는 휴가계획, 시골 마을은 어떠세요?

법무부 블로그 2010. 6. 1. 11:00

혹시 봄날의 옥수수를 보신 적 있으세요? 8월에 수확되는 옥수수는 지금이 한창 자랄 때입니다. 지금 옥수수의 크기는 어른 손의 한 뼘 반 정도 되는데요, 이 시기에는 옥수수 주변에 풀과 잡초를 뽑아 주어야 합니다. 농촌에 가면 이랑(밭의 고랑 사이에 흙을 높게 올려서 만든 두둑한 곳)에 비닐을 씌워놓은 모습을 자주 보셨을 텐데요, 그 비닐은 잡초가 자라지 못 하게 하기 위해 씌워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씨앗을 심느라 뚫어놓은 구멍 사이로 다른 잡초들이 자라 심어 놓은 식물의 영양분을 뺏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봄에는 구멍 주변에 잡초를 뽑고, 흙으로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해주어야 합니다.

 

▲ 푸르게 자라고 있는 옥수수

 

경기도 안성 구메마을은 법무부와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은 마을입니다. 400년 전통의 국내 최대 ‘복조리 생산 마을’이기도 하고요. 지난 5월 28일 법무부 직원들은 매일 앉아 일하던 컴퓨터 앞을 떠나 구메마을을 찾았습니다. 마을에 젊은 사람이 많지 않아 일손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옥수수 잡초 뽑는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거든요. 구메마을을 찾은 직원들 중에는 김매기가 처음인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이장님이 안내해주신 옥수수 밭으로 향했지요. 손에는 호미가 하나씩 들려 있고 얼굴에는 썬크림이 잔뜩 발라져 있었습니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하러 가는 모습들이었지만, 몸놀림이 서툴러 많이 도와드리지는 못 했습니다. 한 이랑씩 맡아 잡초 뽑기를 했는데, 은근히 경쟁이 되더군요.^^

 

▲ 한 이랑씩 맡아서 김매기 중 ▲ 옥수수 주변에 자라난 잡초들

 

오전 11시쯤 됐을까,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 같더니 마을 주민들이 파전을 머리에 이고 밭으로 나오셨습니다. 파전에 배추김치 그리고 막걸리 한 잔! 세상에 말로만 듣던 새참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염치불구하고 파전 한쪽에 막걸리 한 사발 쭉~ 들이키니 꿀맛이 다른 게 아니더군요. 아침도 굶은 상태라 정신없이 파전을 입에 집어넣고 밭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갑자기 의무감이 솟구쳐 잡초를 더욱 꼼꼼히 뽑았습니다. 역시 먹는 것 앞에 장사 없더군요^^

 

▲ 이장님이 주신 막걸리도 마시고~

 

명목상 ‘일 하러’ 간 건데, 먹는 것만 잘 먹고 온 것 같습니다. 점심엔 부추, 오이, 버섯, 두부 등 10가지 반찬으로 차려진 ‘농촌 뷔페’가 나왔습니다. 보쌈 한 점 넣고 쌈을 싸먹는데, 상추가 달게 느껴지더군요.

 

▲ 밭에서 자란 채소와 보쌈으로 차려진 점심 밥상

 

 

장관은 안 오셨어요?

 

 

▲ 두메마을의 5월 행사계획표, 법무부 직원 오는 날과 미꾸라지 잡는 날을 표시한 것이 인상적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있을 때 주방에 계시던 할머니 한 분이 두리번 두리번 누군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하자 “장관 안 왔어?” 하시더군요. 아, 이 할머니! 지난 2월 대보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이귀남 장관이 이 마을을 찾아왔을 때, 장관께 직접 복조리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셨던 분입니다. “발을 써요, 발을!” 하며 호통을 치셔서 사람들 모두 웃게 만드셨던 그 할머니(장수환 할머니)! 아무래도 법무부 직원들이 내려온다니까 장관도 같이 오시나~ 하고 기다리셨던 모양입니다. “장관 건강하시지? 나는 이번에 오시나 하고 기다렸지. 언제 안 바쁘면 전화 좀 하시라고 그래. 목소리 듣고 싶다고” 할머니는 마치 도시에 사는 자식 걱정하듯 장관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 장수환 할머니 ▲ 복조리를 못 만든다고 장관께 호통 치시는 모습 (2. 26.)

 

그 때 어디선가 큰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내가 꼭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나중에 법무부 장관들 동창 모임을 여기서 했으면 좋겠어. 김경한 장관, 이귀남 장관 내가 모두 초청해서 마을에서 먹고 자고 푹~ 쉬다가 가시라고 말야. 이 공기 좋고, 물 좋은 데서 쉬다 가면 얼마나 좋아?”

 

   ▲ 전창진 이장님                ▲ 직원들과 막걸리 마시며 구메마을의 꿈과 미래에 대해 말씀 중

 

직원들과 막걸리를 나누시던 ‘전창진’ 이장님의 목소리였습니다. 이장님은 김매기가 모두 끝나고 직원들이 돌아가려고 하자 ‘형제 좋은 게 뭐냐’며 마을 회관으로 사람들을 불러 추석 햅쌀로 담근 막걸리를 내오셨습니다. 이 마을을 두세 번 찾은 직원들 얼굴은 금방 기억하며 “전에 한번 왔었지?” 하고 반가워 하시더군요. 함께 막걸리를 드시던 다른 마을 주민은 “우리는 장관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전화해서 다 같이 봐. 법무부 소리만 들어도 반갑다니까” 하셨습니다. ‘형제 좋은 게 뭐냐’ 하셨던 이장님 말씀처럼 구메마을 어르신들은 형제 같은 마음으로 법무부 소식을 챙기고 계셨습니다. 고향 부모님을 만났을 때처럼 괜시리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아이들은 가재 잡고, 어른들은 찜질하고!

 

▲ 구메마을 전경

 

벌써 휴가 얘기를 꺼내는 것이 이른 감이 있지만 올 여름 휴가는 ‘구메마을’로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구메마을엔 현재 생태하천이 개발 중인데, 6월 초에는 공사가 끝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장님은 이 하천에 가재가 살게 할 거라며 “요즘 애들 중에 가재 직접 잡아서 먹어본 애 있어? 엄마 아빠가 해봤던 추억을 우리 아이들한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이장님은 하고 싶은 게 참 많으십니다. 저수지에는 백련과 홍련을 심어 마을을 예쁘게 만들고, 허브도 심을 예정이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놀러와 고향의 정취를 느끼고 편하게 쉬다가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 가마솥에서 풍겨 나오는 밥 익어가는 냄새

 

마을회관 앞에는 작은 황토 찜질방도 있습니다. 가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찜질도 하고 계란도 쪄먹고 하신답니다. 온수와 난방이 되는 팬션도 있고, 봄에는 복조리 만들기, 여름엔 미꾸라지 잡기, 가을엔 고구마 캐기, 겨울엔 눈썰매타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또 궁예가 열세 살 때까지 유년기를 보낸 곳이며, 어사 박문수가 기도를 드리고 장원급제한 곳이라고 전해지는 ‘칠장사’도 마을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1시간 반 거리. 안성 구메마을에 오면 푸르름이 가득한 고향 풍경은 물론이고 따뜻한 어머니의 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 북적이는 휴양지를 떠나 조용하고 편안한 시골마을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보세요.

 

 

▲ 안성 구메농사마을 가는 법

 

더 많은 정보는 이곳에서 ☞ 안성 구메농사마을 홈페이지(http://gume.in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