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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 받은 단 하루! 수형자 김 모씨의 특별한 졸업식

법무부 블로그 2010. 2. 25. 18:56

허락 받은 단 하루! 수형자 김 모씨의 특별한 졸업식 

 

중범죄로 수형중인 자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관광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가 누구인지, 오늘 하루만 특별외출을 허락받은 이야기를 어렵게 들을 수 있었다.

2월 24일 낮,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는 방송대 2009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가족끼리 친구끼리, 스스로 이루어낸 기쁨과 감격의 날을 추억사진으로 남기느라 얼굴가득 환한 미소가 넘친다.

광장 한 켠, 포토존(사진촬영구역)으로 가려진 현수막 뒤편. 한적한 벤치에서 조용하게 모여 앉아 학위수여식을 기다리는 가족 가운데 한 젊은이를 눈여겨 보는 사람은 없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과수석졸업의 영예를 얻었지만, 단상에서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졸업생 단체석에 가족과 함께 다른 ‘보통사람들처럼’ 있을 수 있는 것에 기뻐하고 있었다.

법무부 산하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 담당 직원을 통해 그가 바로 방송대 관광학과 제3회 최우수졸업생임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럽고 절제된 표현으로 아주 나직 했지만, 목표와 꿈은 분명했다. 방송대총장상 수상자로 특별참석하는 졸업생 김모씨(남.30). 학사행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방송대에서 스스로 이루어낸 결실에 대해 들어 보았다.

 

- 인터뷰 -

 

<수상자 김 모씨>

 

졸업 축하드립니다. 제일 기분 좋은 때가 언제였나요?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멀리 경남에서 할머니, 부모님을 비롯해 친지분들이 오셨습니다. 지금처럼 그냥 보통사람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는 줄곧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고 있었다)

과제물도 많고, 답사연구·현장학습보고서 등을 제출할 때도 있었는데, 어떻게 하셨습니까.

“외출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을 지도교수님(이석호 교수)께서 이해하시고, 최대한 배려해 주셨습니다. 답사 대신 책을 읽고 서평을 제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지만, 주변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지금의 결과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교육과 관련해 법무부에 하고 싶은 말씀은요?

“제게는 최대한 배려해 주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이용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교도소 내에 방송대반 교육시설을 늘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유익한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허 진 방송대 관광학과장>

 

방송통신대학은 평생교육의 선두주자라고 하는데, 어떤 뜻입니까?

“어려운 여건(저소득 가정, 재외동포, 재소자 등)에서 공부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고 혜택을 주고자 합니다.

최근엔 명문대 졸업생도 다수 입학하고 있으며, 2년제 또는 4년제를 졸업한 후 편입학하는 학생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06학번은 90%가 편입생입니다. 시대흐름에 따라 찾아오는 대학, 찾아가는 대학이 되어 학문의 길을 넓히는 것이 방송통신대학교와 저희 관광학과의 꿈입니다.”

 

김 모씨가 제출한 학사학위 논문 제목은 무엇인가요.

“‘미술창작 스튜디오 발전방안 - 국립미술창작 스튜디오를 중심으로’입니다. 미술창작 스튜디오는 미술작가가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곳인데, 국내 미술창작 스튜디오의 운영 방법과 지향점 등을 알아본 논문입니다.”

 

 

<윤우식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 교회사>

 

‘방송통신대 교육과정’의 신입생 선발 조건은 무엇인가요?

특별한 자격요건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모범적인 수용생활을 한 수형자들에게 주로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신입생 선정은 법무부에서 맡아 합니다.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수형자들은 인터넷을 할 수 없기 때문에, USB에 동영상 강의나 학교공지를 담아 수형자 개인 컴퓨터에 깔아줍니다. 인성교육이나 교양 강좌는 직접 교수가 오셔서 강의를 하기도 하는데, 작년에는 경희대학교 교수가 직접 오셔서 강의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교도소에서 ‘방송통신대학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취지는 무엇인가요?

수형자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고, 생계에 도움을 주기 위함입니다. 출소 후를 위한 건전한 신용교육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