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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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용자로 한국에서 살아보니...

법무부 블로그 2010. 2. 25. 11:09

외국인 수용자로 한국에서 살아보니...

 

저는 사기 혐의로 한국에서 수용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한국 교도관들 및 한국 수용자들과 함께 생활하는데

가끔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아듣지 못하겠고,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교도소 내에서 혼자일 때가 많아집니다.

김치는 매워서 못 먹겠고,

된장찌개라는 것도 냄새가 고약합니다.                           Ⓒ 오픈애즈

책을 보려고 해도 한국어로 된 책 뿐이고,

공부를 하려 해도 한국말이 약해서 못알아 듣습니다.

죄 값은 달게 받는 게 맞지만....

앞으로 1년을 어떻게 버티죠... 휴....

 

 

한국에서 수용생활을 하는 외국인 수용자의 고충을 한번 생각해 글로 써 봤습니다. 적극적으로 회생의 기회를 갖고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라는 장벽에 부딪혔던 그들! 이제 그들에게 적극적인 수용생활과 재사회화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수용자를 포용하는 대한민국

세계화 시대, 외국인 범죄자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외국인을 전담하는 수용소가 탄생했습니다. 2009년 한 해 동안의 다각적인 검토 결과 구 천안청소년교도소의 기능이 외국인전담교도소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충남 천안에 세계 최초의 외국인전담교도소가 개청한 것입니다.

 

물론 천안외국인전담교도소가 전국의 외국인 수형자를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성 외국인 수형자 중에서 일을 배울 의사와 건전한 사상을 갖춘 우수 수형자들만이 본부의 기준에 따라 선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세계 유일무이한 천안 외국인전담교도소의 수장인 최윤수 교도소장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봤습니다.

 

INTERVIEW | 최윤수 교도소장 (천안 외국인전담교도소)

 

Q. 천안 외국인전담교도소의 시설과 프로그램이 외국인 수형자에 대한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논란도 존재하는데 이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우리 ‘국내법’ 상의 수형자 처우와 동일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외국인 수형자에게 더 관대하고,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수형자들과 같은 수준의 처우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보면 좋겠습니다.

 

Q. 천안외국인전담교도소가 교도소라는 생각보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러한 문화 활동 기회를 제공했을 때 얻게 될 효율은 무엇인가요?

A. 일단 교도소에서 출소한 자들은 100% 외국으로 강제 추방됩니다. 귀화 혹은 한국에 머무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거죠. 수용되어 있으면서 한국 문화도 하나의 ‘배움’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자신이 몸을 담고 있던 나라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강제 출국 되어서도 한국 문화 체험 등을 통해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한민족의 친절함을 외국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Q. 방을 나누는 기준이 국적과 종교라고 들었는데요, 이중국적자 등은 어떻게 하나요?

A. 우리나라가 독거실이 아닌 혼거실 위주로 교도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분류 수용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완전히 국적과 종교에 부합하도록 분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외국인 수용자들 간에 이질적인 측면을 최소화하고 국적이나 종교로 인한 다툼 등을 줄이는 것입니다.

 

Q. 외국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교도관들만 이 곳에서 일할 수 있나요?

A.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SOFA 한미행정에 관련된 수용자 등 다양한 수용자들을 모두 커버하기 위해 외국어 우수 직원을 별도로 선발하고, 얼마 전에는 5개 국어에 능통한 직원 9명을 선발하기도 했지만 세계 공용어인 ‘바디랭귀지’를 이용하거나 교도관과 수형자 사이에 통역관이 통역을 해주기도 하지요.^^

 

소장님의 안내로 장관을 비롯한 초청 인사들과 전통문화교육실, DVD시청각실, 도서관, 굿모닝코리아교육실, 원예교육실, 사물놀이반 등의 시설을 감상하고 외교사절과 자국 수형자의 면담장 등을 둘러보면서 수형자들의 생활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들이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좀 더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직업훈련을 하는 천안 외국인 전담교도소의 외국인 수용자들

 

천안 외국인 교도소는 한국 문화 체험 및 직업 훈련 등 수용자에게 많은 것을 제공합니다. 그렇기에 '범죄자에게 너무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도소는 죄를 벌하기 위함 보다는 수형자를 따뜻한 사랑으로 포용하고 재사회화 시킬 수 있는 공간일 때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외국인 수용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며, 다만 국적이 다를 뿐입니다. 우리는 자국의 수감자들만 용서하고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더 많은 사람들을 용서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