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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그게 중요해? 대학부터 가야지!

법무부 블로그 2010. 3. 2. 09:06

학생주제에 무슨 인권이야!

 

 

대한민국 청소년으로서, 대한민국 청소년의 인권 현실에 대해 기술하기 위해 현 상황을 떠올리니 만감이 교차한다. 인권이란 무엇인가?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이 땅에서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오픈애즈

 

대부분의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인권침해들 당했는지도 모르며, 어디에서 당했는지도 모른다. 설사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학생들은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하는 것조차 귀찮고 힘들어한다. 2004년 청소년 특별 회의를 통해 결의된 14개 조항이 무슨 의미를 갖는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각 조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감시할 여력도, 제대로 이행되는 조항의 혜택을 받을 시간도 없다. 청소년들이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14개에 이르는 조항들은, 지금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발휘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대체 어떤 이유로, 청소년들의 인권은 이렇게까지 흐지부지되고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바쁜 일상 때문에 인권이라는 기본적인 권리에조차 관심을 갖지 못한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또한,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이를 인식한다 하더라도, 근처에 이를 호소하고 보상받을 곳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국가 기관으로서 존재하는 몇 개의 단체로서는, 청소년들의 인권을 충분히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 대한 인권교육 실태도 짚어볼 만한 문제점이다. 자신들의 인권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조차 길러주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도 분명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겠지만, 가장 크고 현실적인 문제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권? 그게 중요해? 대학부터 가야지”라고 외쳐대는 학부모들, 이에 발맞춰 학생들의 학교를 교도소로 바꾸는 학교, 학교로는 부족하다며 새벽까지 학생들을 잡아두려는 학원, 그에 물들어 인권보다는 대학에 눈이 멀어버리는 학생들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학생들을 인간으로서 살아가게 하는 기본조차 잊게 만든 것이 아닐까?

 

현실이라는 이름 아래 날개조차 펴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인권,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청소년 일과에 있어 근본적인 개혁을 통해 자유를 주어야 한다. 둘째,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인권을 인식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교육을 제공하여야 한다. 셋째,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체제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넷째, 청소년들의 인권을 누리기 위한 여러 시설과 단체들이 설립되어야 한다. 다섯째, 대입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활동들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대입 전형의 세분화와 다양화를 추진해야 한다. 여섯째, 노동착취의 사각지대인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체계적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근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학생이라는 개념에 대한 인식 개선일 것이다. 학생은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하는 기계가 아닌, 지켜줘야 할 인권을 지닌 인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학생들의 인권은 보장되고, 비로소 그들은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제시한 개혁안들이 현 상황에서 어느 만큼의 현실성을 지니는지, 어느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현재 청소년들의 인권은 처참하리만큼 무시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되던 간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들을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때이다.

그림 ⓒ 오픈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