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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학기 마친 로스쿨, 점수는?

법무부 블로그 2009. 7. 2. 08:28

 

 

 

 

넘치는 고시생, 국제 경쟁력 부족 등 기존의 사법시험제도(일명 ‘사시’)의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2009년 3월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가 도입됐다. 이제 막 첫 학기가 끝난 지금, 피부로 직접 로스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로스쿨을 준비 중인 연세대학교 법학과 4학년 박세훈 씨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상수 교수님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세훈 ‧ 연세대 법학과 4

 

Q.

사법시험이 아닌 로스쿨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로스쿨 제도가 생기면서 사법시험 인원수가 계속 줄어든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매우 컸습니다. 사법시험 합격에 필요한 시간과 연수원 2년의 시간을 합친 기간에 비해 로스쿨은 3년이면 된다는 시간적 장점을 생각할 수 있고, 사법시험합격에 대한 불확정성에 비해 로스쿨출신을 대상으로 하는 변호사시험의 경우 대다수가 이 시험에 합격할 것이란 제도상의 기대심리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Q.

로스쿨 제도에 대한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대게 어떠했나요?

A.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는 사실 저 뿐만 아니라 주변의 대부분의 법대생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또한 사법시험의 점진적 폐지와 로스쿨의 고비용 문제, 로스쿨 설치대학의 법과대학 폐지의무화 때문에 로스쿨에 대한 많은 반감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현실적인 흐름을 받아들이고, 각자 나름대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현 로스쿨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현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은 앞서 말했듯이 고비용 문제입니다. 1년에 2천 만 원(매년 인상)정도의 등록금과 부대비용을 합치면 대부분의 학생으로서는 쉽게 감당하기 힘든 부분인 만큼 이에 대한 장학금의 확충과 보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변호사시험합격률의 문제입니다. 이번에 처리된 변호사시험법 원안에서는 변호사시험합격률을 명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당초 로스쿨제도의 취지는 80%이상의 합격률을 보장하자는 것이지만 불합격자들이 누적되었을 때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하락현상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시낭인을 막기 위한 로스쿨제도의 취지를 어떠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달성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저로서도 매우 궁금하고 또한 반드시 선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그밖에 로스쿨제도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로스쿨 제도는 이미 출범해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었지만 이제 2기를 뽑는 아직 어리고 미숙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더더욱 학생과 교수님, 법조계, 시민단체 등 국민들이 모두 노력해서 훌륭한 법조인양성제도로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들의 조언 없이 새로운 제도를 맞이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로스쿨은 다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학생들은 새로운 로스쿨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도 했다. 시행착오야 꼭 겪어야 할 산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학생들은 그래도 시행착오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정부가 함께 노력해 주길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로스쿨을 겪어야 하는 학생의 입장과 함께, 이번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상수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Q.

서강대학교 로스쿨은 어떤 분야를 특성화하였습니까?

A.
서강대학교는 기업 법 분야로 특성화를 하고자 합니다. 특히 기업 법 분야 중 금융 법에 대해서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서강대학교는 법학과가 생긴지 20년에 불과하지만 전통적으로 경영학과 경제학과의 강세를 바탕으로 기업·금융 법으로 특화한다는 방침이 설득력을 가져 (로스쿨)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처음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 교수님과 주위 교수님들의 반응은 어떠하였나요?

A.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 로스쿨이 도입된 것은 어떤 역사적인 요청에 입각한 것이었다고 보고, 로스쿨로 인해서 많은 것이 변할 것이고 좋은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는 로스쿨의 도입 자체에 대해서 우려를 금치 못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로스쿨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로스쿨이 도입된 지금에도 저는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편입니다.

Q.

사시와 비교했을 때, 로스쿨 제도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A.

사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이미 많은 것이 지적되었기 때문에 다시 말할 것도 없지만. 몇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사시제도가 있는 한 법학교육의 황폐화, 대규모 고시낭인, 변호사수의 만성적 부족, 전문화·국제화된 변호사의 부재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로스쿨은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많은 해결책을 제공합니다. 다양하고 전문화된 변호사 배출, 대량의 변호사 배출, 법학교육의 정상화, 법학수준의 전반적인 향상 등이 장점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로스쿨의 도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법률문화의 수준이 말할 수 없이 격상된다고 생각합니다.

 
Q.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로스쿨 제도의 아킬레스건은 교육비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강력히 제안하고 싶은 방안은 영국식의 등록금후불제입니다. 이는 고등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하되 취업 이후 10-20년에 걸쳐서 분납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제도에서는 졸업 후 취업을 못하면 상환의무가 면제됩니다. 따라서 청년신용불량자는 생기지 않습니다. 이는 일종의 고등교육세(Graduate Tax)를 신설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조금만 연구해보면 세금을 낭비하지도 않고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가난한 사람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학비제도를 고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로스쿨의 교수로서,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대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앞으로 로스쿨을 진학하려고 하는 학생이라면, 학부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깊이 열심히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역사면 역사, 문학이면 문학, 공학이면 공학 등 어느 분야이든 열심히 넓게 깊게 공부하면서 꿈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모든 것이 법학의 일부가 되어서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여행도 다니고, 봉사활동도 하고, 건강도 도모면 좋겠습니다.

가장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은 법학을 예습하는 것입니다. 로스쿨에 진학할 꿈이 있다면, 법학은 로스쿨에서 하고, 나머지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기 바랍니다. 로스쿨에 진학하는 순간 법학은 지겹게 공부할 테니까요.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과 로스쿨의 교수님을 만나보니 그들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변호사가 되기 위한 비용이 이전보다 더욱 부담이 된다는 점은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이전 사법시험제도에 비해 효율적인 측면이 훨씬 큰 만큼 앞으로 로스쿨제도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어 변호사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변호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할 수 있길 바란다.

 

 

글|김수진 정책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