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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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감방에서 무사히 아기 낳은 사연

법무부 블로그 2009. 6. 23. 08:03

 

 

저는 경찰서 대용구치시설에 수감 중인 죄인입니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며,

앞으로 태어날 뱃속 아가의 엄마이기도 하지요.

 

만삭이 되어 수의를 입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무사히 아이 낳을 일이 걱정인 보통 임산부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이미 두 아이를 낳으면서

저지혈증으로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습니다.

저지혈증이란, 지혈이 잘 되지 않아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병이죠.

셋째 아이를 낳을 때도

저지혈증일 확률이 아주 높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배는 점점 불러오고

저의 걱정도 동시에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대용구치시설에서는 저 때문에 움직임이 분주해졌습니다.

저를 목포 인근 대도시의 교정시설로 옮기기 위해 많은 분들이 애쓰셨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저에게

구속집행정지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저는 석방 되었고 그날 바로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큰 병원에서

마음 놓고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했습니다.

현재는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며 적절한 산후조리를 받고 있답니다.

죄 많은 목숨, 그냥 두어도 할 말이 없던 터였는데

감사하게도 저와 제 아이에게 건강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저는 죄를 지은 죄인이지만

그 이전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무사히 아이를 내 품에 안았다는 안도감에 가슴이 떨립니다.

 

도와주신 분들, 잊지 않고

앞으로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엄마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겠습니다..

법무부 인권침해신고센터 인권조사팀은 2009.4.13. 해남경찰서 대용구치시설의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분만이 임박한 임산부 장〇〇(여, 39세)씨를 만났습니다.

 

그녀와 면담하던 중 과거 저지혈증으로 출산시 수술을 한 경험이 있었고 그 때문에 이번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사팀은 임산부와 신생아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피고인 장〇〇에 대한 원활한 재판진행 방안도 함께 강구한 결과 해남지청 공판담당검사에게 피고인 장〇〇의 출산이 임박할 경우 법원이 구속집행정지 절차를 미리 취하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임산부 장〇〇씨는 출산일 구속집행정지되어 석방되었고, 건강한 사내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죄를 지었지만, 아이는 죄가 없습니다.

새 생명을 품에 안은 장〇〇씨는 그 아이로 인해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생을 살아 갈 기회를 꿈꿀 것입니다.

이제는 진짜 멋진 엄마가 되어보고 싶을 테니까요.. 

 

 - 대용구치시설에 수감 중이었던 장〇〇씨의 사연을 편지글로 재구성 한 것입니다. -